최훈길 입력 2017.02.13 11:36 수정 2017.02.1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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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 “빈곤층, 부자보다 3배 물가..통계 방식 개편해야”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5년 소득 하위 10%(1분위 가구)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1.33%로 소득 상위 10%(10분위 가구)의 연간 물가상승률 0.41%에 3배에 달했다. 이는 국회 입법조사처가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근거로 소득 10분위별 지출비중을 가중치로 두고 물가지수를 새로 산출한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소득 구간을 5개 분위로 나눠도 유사했다. 소득 하위 20%(1분위)의 2015년 물가상승률(1.17%)은 소득 상위 20%(5분위)의 물가상승률(0.49%)의 2.4배에 달했다. 소득이 낮을수록 오히려 물가부담이 높아진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소득에 따라 지출 양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2012년 소득 하위 10%(1분위)의 식료품·비주(非酒 )류 음료 지출 비중은 23.62%로 소득 상위 10%(10분위)의 지출 비중 11.11%보다 2배 이상 컸다. 최근 추세처럼 식료품 가격이 오를 경우 저소득층의 체감물가는 고소득층보다 높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하지만 현재 통계청은 이같이 소득 수준별로 통계를 내고 있지 않다. 모든 계층의 평균적인 지출 비중만을 고려해 단일한 소비자물가지수를 내는 실정이다. 이에 김종민 의원은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와 국민의 체감물가 격차가 크다”며 “소득계층별 지출 비중을 반영한 계층별 물가지수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계청 “일시적인 저유가 때문..개편 없다”
그러나 통계청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연도별로 소득별 물가지수가 들쭉날쭉한다는 이유에서다. 저소득층 물가부담이 고소득층보다 3배가량 높았던 것도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2014년 소득 하위 10%(1분위)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1.22%로 소득 상위 10%(10분위)의 연간 물가상승률 1.21%와 비슷했다. 고소득층 대비 저소득층의 물가부담이 2014년에는 비슷했다가 2015년에는 3배로 뛰는 ‘널뛰기 통계’를 보인 셈이다.
이에 따라 통계청 우영제 물가동향과장은 “2015년에는 저유가로 교통비 지출 비중이 높은 고소득층의 물가 부담이 낮아져 저소득층과 일시적인 격차를 보인 것”이라며 “물가지수는 유가 흐름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지 소득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 해마다 소득별로 들쭉날쭉하는 식으로 통계가 나오기 때문에 현재로선 이런 물가지수를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일 유경준 통계청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소득별 물가지수 도입 관련해 “현재 있는 샘플을 통해 계산해 보니 소득별로 큰 차이가 없었다”며 “오히려 반대로 고소득층의 물가 부담이 더 크게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물가는 평균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극단에 있는 사람들의 체감물가는 물가지수와 다를 수밖에 없다”며 “사람들은 많이 쓰는 물건 가격의 상승에 특히 민감하기 때문에 심리적 요인도 체감물가에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
◇14일 국회서 체감물가 논쟁 재격돌
이를 두고도 김 의원실은 재반박했다. 김 의원실 이종민 보좌관은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는 전월세 보증금이 지출품목으로 포함돼 있지 않다”며 “최근 전월세 인상률을 감안할 때 저소득층 물가인상률은 오히려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통계청 입장대로 통계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핵심은 현재 통계 산정 방식이 체감물가와의 격차가 크다는 점”이라며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든 통계 신뢰도를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경준 통계청장은 오는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다. 이날 김 의원은 공개적으로 관련 질의를 할 계획이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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