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은퇴부부 노후연금 월 적립액, 수익률 따라 '천차만별']
60세에 은퇴한 부부가 자녀의 도움없이 20년 이상 살기 위해선 7억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2억원을 목표금액으로 20년간 연금을 적립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금 수익률이 5%일 때는 월 49만원, 1%일 때는 월 75만원을 적립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 따르면 60세 부부의 은퇴 뒤 필요한 적정생활비는 월 26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대수명을 고려해 은퇴 후 21년간 산다고 가정하면 7억원에 달하는 은퇴 자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퇴직금이나 기존 모아둔 자산으로 5억원 정도를 준비했다고 가정했을 때, 적정 생활수준을 유지하려면 2억원 정도가 더 필요하다. 이를 사적연금을 통해 준비할 경우 매달 적립해야 하는 금액은 연금 수익률이 1%일 경우 75만원, 3%일 때 61만원, 5%일 때 49만원으로 수익률이 높아질수록 줄어든다. 고재현 미래에셋증권 연금컨설팀장은 "가입한 연금의 수익률이 현재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연구소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연금관련 상품의 이율은 반토막이 났다. 연금저축보험 공시이율은 2008년 말 6%에서 2014년 말 2.3%까지 하락했다. 일반연금보험 공시이율도 같은 기간 6.6%에서 3.3%로 떨어졌다. 원리금보장 퇴직연금 이율도 2011년 5%에서 2014년 8월 2.6%로 하락했다.
결국 글로벌 자산배분을 통한 연금자산 늘리기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지적이다. 고 팀장은 "초과수익을 내기 위해 직접 글로벌 자본시장을 모니터링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는 쉽지 않다"며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추천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의 '201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가구주의 실제 은퇴 연령은 61.3세다. 또 한은의 설문 조사 결과, 은퇴 이후 가구주와 배우자의 월평균 최소생활비는 168만원, 적정생활비는 246만원으로 조사됐다. 의료비와 생활비 지출이 늘면서 적정생활비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노인가구의 의료비지출 비중은 17.4%로 다른 유형의 가구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우리나라의 건강수명 산출'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기준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70.7세, 기대수명은 81.2세다. 평균 10.5년의 간병기간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또 한국보건사업진흥원이 2013년 12월 발표한 '생애의료비 추정 및 특성 분석' 보고서에는 평생 의료비의 절반 이상은 65세 이후에 지출된다고 나온다. 65세 이상 지출하는 의료비 평균은 남성은 5137만원, 여성은 6841만원이다. 기대수명이 늘어난 만큼 간병 기간이 길어지고 의료비 지출은 늘었다는 의미다.
한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주와 배우자의 노후를 위한 준비상황은 '잘 된 가구'가 9.2%인 반면, '잘 되지 않은 가구'는 35.6%, '전혀 준비 안 된 가구'는 17.8%에 달했다. 절반 이상의 가구가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평화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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