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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기업 自救 약속 팽개치고 공공요금부터 올리나

대한민국은 복지국가로 가야한다.

by 석천선생 2014. 1. 4.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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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기업 自救 약속 팽개치고 공공요금부터 올리나

조선일보 | 입력 2014.01.04 03:03

새해 첫날부터 도시가스 요금이 평균 5.8% 올랐다. 작년 2월과 8월에 평균 4.4%, 0.5% 오른 데 이어 1년 새 세 번째 요금 인상이다. 액화석유가스(LPG) 가격도 5개월 만에 7.7% 올랐다. 2월부터는 우체국 택배 요금이 500~1500원(10~21%) 오른다. 코레일은 철도 요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고, 전기 요금도 작년 11월 5.4% 오른 데 이어 올해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공공요금을 지나치게 억누르다 보니 공기업 적자(赤字)가 쌓이고 부채가 크게 늘어났다. 가스공사는 도시가스 요금을 원료비에 연동하기로 하고도 시행을 미루는 바람에 부채가 5조5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우체국 소포 요금도 2005년 1월 이후 9년간 동결돼 있었다.

우리는 전기·철도·수도 같은 공공재(公共財) 이용료가 평균적으로 다른 선진국보다 싸다. 공공요금 중에는 원가(原價)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원가보다 낮게 책정된 공공요금은 최소한 원가는 회수할 수 있도록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수돗물이나 전기를 헤프게 쓰는 풍조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공공요금을 올리더라도 먼저 국민 부담을 최소화할 방안을 찾아본 뒤에 다른 대안이 없으면 요금을 올려야 한다.

정부는 작년 말 내놓은 공공 기관 정상화 대책에서 공기업들이 스스로 과도한 직원 복지 혜택을 줄이고 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자구(自救) 노력을 통해 부채를 줄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공기업들이 경영 혁신을 통해 원가를 절감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요금 인상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그로부터 한 달도 되지 않아 공기업들은 공공요금부터 올리고 있고 정부도 아무런 제동을 걸지 않고 있다. 공기업이 먼저 자구 노력을 해야만 공공요금 인상을 검토하겠다는 정부 약속이 빈말이 되고 말았다. 정부가 말로만 공기업 개혁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공기업 부채 부담을 국민에게 떠넘기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사설] 공기업 自救 약속 팽개치고 공공요금부터 올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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