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빈 입력 2021. 07. 21. 19:11
우리나라 장마는 지난 19일 끝이 났다. 직후 무더위가 한반도를 덮쳤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서울 34.3도, 춘천 35.7도, 대전 34.4도 등으로 여러 지역에서 34도를 웃도는 더위가 나타났다.
서쪽 내륙을 중심으로는 이번주 후반 낮 최고기온이 38도 이상 오르는 곳도 있겠다. 더위의 끝은 중·장기 예보와 단기 예보가 종합된 복잡한 예측이기 때문에 아직 다음달 더위까지 속단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이른 장마 종료부터 우리나라 주변 동아시아 지리적 요인, 지구의 대기 흐름 등을 고려하면 올해 극심한 더위를 예상했다.
남쪽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이 밀고 올라오면서 장마전선은 북쪽으로 밀리고 우리나라는 고기압 영향권에 들어갔다. 장마가 빨리 끝나면 더위가 시작되는 시기가 당겨지고 그해 폭염이 오래 지속할 가능성이 커진다.
최우석 수원대 데이터과학부 교수가 1979년부터 2019년까지 전국 평균 장마 종료 시기와 6∼7월 폭염일수를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8월이 되기 전 16일 이상 폭염이 나타난 2018년과 1994년은 장마가 가장 빨리 끝난 해이기도 했다.
반면 1987년은 8월10일까지 장마가 지속된 해였는데 폭염일수가 4일에도 못 미쳤다. 최 교수는 “연도별로 폭염 시작일이 제각각이어도 폭염이 끝나는 시기는 8월 말로 큰 차이가 없다”며 “올해 이른 폭염도 장마 조기 종료와 관련됐다”고 말했다.
장마가 짧으면 지면이 뜨거워져 더위를 부추긴다. 토양 수분량과 연관이 있어서다.
폭염이 생기면 수분을 머금은 땅은 땅속 수분을 증발시켜 온도를 조절한다. 반대로 토양이 말랐으면 그만큼 증발이 어려워지고 토양의 온도 조절능력은 약해진다.
티베트 고원에서 발생하는 뜨거운 성질의 티베트고기압도 이번주 우리나라 폭염의 원인이다.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대기 중·하층을 덮는다면 티베트고기압은 대기 상층부에 영향을 미치는 ‘키 큰 고기압’이다.
두 고기압이 우리나라 대기에 자리 잡으면 우리나라는 뜨거운 솥뚜껑 안에 갇힌 듯이 강력한 열기에 둘러싸인다.
올해 더위를 전망하려면 한반도 상공뿐 아니라 전 지구적 대기의 흐름도 살펴봐야 한다. 물에 돌을 던지면 수면 위로 파동이 퍼져나가듯이 지구 대기에서도 한 곳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나면 그에 맞물려 후속 파동들이 생긴다.
파동은 중위도에서 동서로 나타날 수도, 남북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데, 동서 패턴은 환지구원격상관(CGT)패턴, 남북 패턴은 태평양-일본(PJ)패턴으로 불린다.
이런 패턴이 나타나면 상층부에 자리 잡은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날씨 변화 없이 폭염이나 폭우 장기화 가능성이 커진다. CGT패턴은 2018년 우리나라를 포함해 북유럽, 중동, 동아시아, 태평양, 북미에 동시다발적으로 극한의 폭염을 일으킨 주요 원인이다.
북극진동도 고기압 정체를 일으키는 요인이다. 북극진동이 나타나면 중위도에는 기압차로 상층 고기압이 발생한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 폭염연구센터장은 “2018년과 올해 공통점이 북극진동이 강하게 유지됐다는 것”이라며 “아직 CGT패턴이나 PJ패턴이 잘 나오지 않았지만 7월 하순이나 8월에 한반도를 중심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지훈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기상예보는 확률게임으로 보면 된다”며 “이런 패턴은 100년 전, 200년 전에도 있었지만 얼마나 강력히, 얼마나 오래 정체하느냐와 지구온난화를 떼서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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