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경제인 '조순' "뉴 노멀" 시대 정부실패탓

교양(특수견의세계)

by 석천선생 2016. 2. 17. 18:56

본문

경제人]조순 "불확실성 지배하는 '뉴 노멀' 시대, 정부 실패 탓"경향신문 | 선명수 기자 | 입력 2016.02.17. 15:34 | 수정 2016.02.17. 16:01


[경향신문] “한강의 기적을 일구어 낸 재벌 대기업만 잘 되면, 경제의 다른 모든 문제는 저절로 잘 풀린다고 속단했다. 그것이 끝내 ‘국산 뉴 노멀(New Normal)’을 불러왔다.”

한국경제 혁신을 위해선 창조와 파괴의 바람이 거세게 불어야 한다는 원로 경제학자의 고언이 나왔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뉴 노멀’의 시대는 시장의 실패가 아니라 정부의 실패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 등을 지낸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88·사진)는 17~18일 양일간 서울대에서 열리는 ‘2016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미리 배포한 ‘우리의 뉴 노멀-그 본질과 처방’이란 제목의 기조연설문을 통해 이렇게 주장했다. 조 교수는 학술대회 마지막 날인 18일 ‘원로 석학과의 대화’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

조 교수가 언급한 ‘뉴 노멀’이란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고부채 등 글로벌 자본주의 경제의 시련기를 뜻한다. 조 교수는 한국 역시 ‘뉴 노멀’ 상태에 빠져 있으며, 이는 눈앞의 득실만 보고 치도(治道)에 따른 정치를 하지 못한 정치의 실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참신한 발상으로 전반적으로 국정을 쇄신해야 하는데 우선 정부 스스로가 달라져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비상시기에는 청렴결백만으로 부족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초기 언급한대로 국가개조의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을 상대로 치도에 따른 ‘정치’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낙하산 인사가 가장 많은 부조리의 형태”라며 “치도에 맞는 정부 운영을 하자면 우선 이것부터 근절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뉴 노멀의 상태를 넘어서기 위해선 중소기업과 내수산업을 육성하고, 젊은이들의 창업을 활성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세간에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말이 유행하지만 사실은 전혀 다르다”면서 “우리 사회는 사회적 이동성이 매우 약해 한국의 30대 재벌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다름이 없고, 중소기업이 상향이동한 것도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 정책은 정부 산하 기관이 자기들의 기준에 따라 ‘유망중소기업’에 자금을 융통해주는 것이 거의 전부였는데, 이는 유명무실한 정책”이라며 “지금과 같은 정보화 시대, 지식 기반을 가진 수준 높은 기술 시대엔 기술력과 경영 능력을 구비한 젊은 사람이 중소기업을 창업하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제 성장률을 우선시하는 정책에서 벗어나 국가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그는 “지금까지 역대 정부는 경제, 교육, 사회, 문화 등 국가 정책을 제쳐놓고 GDP(국내총생산)와 수출 증가를 나라의 최고 목표로 삼아왔고, 국민도 그것을 기준으로 정부의 업적을 평가했다”며 “이런 반지성적이고 정도(治道)에 어긋나는 정책이 우리의 뉴 노멀을 불러왔고, 우리의 후진을 ‘인간 절벽’ 위에 서게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을 위주로 해 제대로 된 리더십을 가진 정부가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정책을 운영하는 것, 이것이 고금동서(古今東西) 모든 나라의 성쇠의 관건”이라고 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