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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CC "2100년 해수면 1.1m 상승"..부산 해운대도 잠긴다

지구환경변화

by 석천선생 2019. 9. 2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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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연 입력 2019.09.25. 18:01 수정 2019.09.25. 18:04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아 바다에 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2100년 지구 평균 바닷물 높이가 2005년 이전보다 1.1m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5살 어린이 키만 한 높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5일 모나코에서 열린 제51차 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해양 및 빙권 특별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번 특별보고서는 기후변화가 극지의 빙하, 해수면 높이, 해수 온도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자료다.

IPCC는 1986년부터 2005년까지의 평균 수위를 기준으로 2100년의 해수면 높이를 계산했다. 
         
지난 2013년 5차 보고서에서 "2100년까지 해수면 높이가 약 60~98㎝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번 특별보고서는 "남극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더 커져, 해수면 상승 폭을 더 크게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2.38m 상승" 예측한 연구도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태평양과 인도양의 가난한 섬나라들이 지도상에서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사진은 중부 태평양 미크로네시아 동부에 있는 마셜제도공화국. 해수면이 1m 상승하면 이곳은 80% 이상이 물에 잠길 것으로 보인다. [중앙포토]
지난 23일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한 '2015-2019 전 지구 기후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 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5㎜다. 
         
최근 5년 동안 2.5㎝가 상승한 셈인데, 1993년 이후 전체 기간의 연평균 상승률 3.2㎜의 1.5배가 넘는 속도다.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해수면 상승은 점점 가속도가 붙게 된다.


세계 각국의 개별 연구에서는 2100년까지 해수면이 2m 넘게 상승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지난 5월 영국·미국 공동 연구진은 "2100년까지 지구 온도가 5도 상승하고, 그린란드와 남극 대륙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은 최고 238㎝ 상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지난 7월 태풍 다나스 이후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 커다란 파도가 치는 모습. 지구 온도가 오르면서 해수면이 높아지고 해수온도가 오르면, 거대한 태풍 등 자연재해도 더 늘어날 수 있다. [연합뉴스] 
         
2015년 부산발전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해수면 높이가 1m 상승할 경우 부산의 해수욕장, 주요 항만, 산업공단이 침수되고, 해수면이 2m 높아지면 해운대 마린시티 일부, 센텀시티 신세계‧롯데백화점, 용호동 등 주거단지가 물에 잠기게 된다.
          
해수면 1~2m 상승한 상황에서 해일이라도 닥치면 곧바로 재앙이 된다는 얘기다. 
        

기상청 이은정 기후정책과장은 "해수면 상승은 약간의 높이차도 몇천만 명의 삶의 터전이 왔다 갔다 한다"며 "1.1m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해안가 사람들이 직접 영향을 받는 재앙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100년까지 해수면이 0.5m만 높아져도 인도 뭄바이, 중국 상하이 세계 주요 해안 도시들이 침수되고, 태평양의 섬나라들은 거의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언 땅 녹고, 슈퍼태풍은 해마다 닥쳐
알래스카의 영구동토층. [중앙포토]
바닷물 온도 상승은 전방위적인 환경 위기를 불러온다. 
         
IPCC는 보고서에서 "1969년부터 1993년까지 해수 온도 상승과 비교하면 1993년 이후 2017년까지의 해양 온난화 속도는 2배가 됐다"며 "최근 이상 고수온이 2배 자주, 더 높은 온도로 나타나고, 이로 인해 해양의 산소가 사라지고 산성화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수십 년간의 지구온난화로 인해 남‧북극해 빙하가 감소하고, 영구동토층(permafrost·여름에도 녹지 않는 땅)의 온도가 상승했다"라고도 했다. 
         
WMO에 따르면 극지방 빙하도 빠르게 녹아, 1979년 한 해 400억톤 사라졌던 남극의 얼음이 2009년부터 2017년까지 9년 동안은 해마다 2520억톤씩, 6배가 넘게 녹았다.
영구동토층 융해 예상도. [Nature Communications]
IPCC는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이 녹으면서 해수면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열대 폭풍으로 인한 강풍‧호우‧파랑(파도)의 증가로 해안가 위험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IPCC는 "이 같은 빙권(cryosphere·빙하‧눈‧영구동토층을 총칭) 변화 속도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아지면서 더 증가할 것"이라며 "현재 100년에 1번꼴로 발생하는 '극한 해수면 현상(큰 파도, 슈퍼태풍 등 바다로 인해 발생하는 자연현상)'은 2050년 즈음에는 매년 발생하고, 일부 산악지역과 툰드라‧영구동토층에서는 자연발화가 늘어나 불이 잦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표층부터 심층까지, 2100년까지 해양생물 군집의 종과 개체 수가 변화하고, 산호초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억제해도 매우 높은 수준의 위험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해양자원에 의존하는 지역과 문화‧여가를 제공하던 해역이 흔들리게 되는 것이다.


IPCC는 "해수면 상승은 저지대 해안에 사는 사람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선제적으로 온실가스 줄여야"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IPCC 48차 총회에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가 승인됐다. [연합뉴스]
이번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과 같이 지속하는 경우'를 전제로 작성됐다. 
         
IPCC는 "해양 및 빙권의 변화로 인한 영향은 통합 물관리‧생태계 기반 적응 등 세계적 규모의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며 "여러 제약이 있지만, 선제적이고 의욕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소가 있어야 기후 복원과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PCC는 지난해 10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48차 총회에서 최종 승인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서 "기후 재앙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구 기온 상승을 1.5도로 제한해야 하고, 203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0년 대비 45%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2050년까지 총 탄소배출량이 0인 '순 제로(net-zero) 달성'도 필요하다고 IPCC는 강조했다.

한편, 이번 모나코 총회에는 약 120개국의 400여명이 참여했고, 한국에서는 기상청 김남욱 기후과학국장을 비롯해 정부대표단 6명이 참가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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