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폭염에 그린란드 빙하 두께 9m 감소
1950년후 두번째 많이 녹아 '사형 선고'
남극도 지난 25년간 빙하 3조톤 사라져
런던·뉴욕·시드니 등 주요 도시에 영향
"미래 침수 막으려면 기후변화 대비해야"
올여름 유럽은 극심한 더위에 시달렸다. 그 결과 그린란드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 1950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양의 빙하가 녹아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구 온난화가 늦춰지지 않으면 그린란드와 남극 등의 빙하가 예상보다 빨리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먼 미래이긴 하지만 해수면 상승은 미국 뉴욕 등 해안과 접한 도시의 일부를 물에 잠기게 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외신들이 ‘그린란드에 사형 선고가 내려졌다'며 긴장하는 이유다.
그린란드의 빙하를 연구하고 있는 제이슨 박스 박사는 “그린란드 빙하가 사라지고 있는데, 얼마나 빨리 사라지느냐의 문제만 남은 상태"라고 인디펜던트에 말했다.
이 연구진이 측정한 결과 그린란드의 빙하는 올해 여름 동안두께가 9m가량 얇아졌다. 올여름 유럽 곳곳에는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폭염이 닥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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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의 빙하가 군데군데 녹은 모습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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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행성과학연구소의 제프리 카젤 박사는 “그린란드 고지대에서 녹아내린 얼음의 양은 최근 몇 년 동안 20세기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고 우려했다.
화석 연료 사용이 줄지 않아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주원인으로 꼽혔다. 카젤 박사는 “그린란드의 빙하가 모두 녹기까지는 수천 년이 걸리겠지만 앞으로수십 년, 또는 수 세기 동안 녹는 양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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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은 얼음 조각이 그린란드 바다에 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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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의 빙하가 다 녹으면 전 세계 해수면이 7m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한다. 다른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는 속도가 당장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면서도 인간의 대처에 따라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그린란드 외에 남극 대륙의 빙하도 예상보다 빨리 녹아내리는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지난 25년 동안 남극에서 3조 톤의 빙하가 사라진 것으로 과학자들이 집계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린란드와 남극을 포함해 지구 상의 모든 얼음이 지구 온난화로 녹으면 해수면은 50m 이상 높아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구의 중심부에는 내핵 외부에 액체 상태의 외핵이 있다. 그 위에 맨틀과 지각이 자리 잡고 있다. 지각은 외핵 위에서 움직이는 맨틀 위에 자리 잡고 있다. 남극과 그린란드의 거대한 빙하가 지각에 자리 잡고 있으면 무게를 늘려 맨틀로 더 가라앉게 한다.
두께가 2~3㎞에 달하는 두꺼운 얼음에 짓눌려 있던 지각은 빙하가 모두 녹으면 반등해 상승할 수 있다. 빙하가 녹을 때 대륙의 높이가 상승하는 것이 해수면 상승보다 큰지 작은지가 중요하다.
20세기 초 이래로 지구의 평균 해수면은 20㎝ 가량 상승했다. 해수면 상승 중 일부는 그린란드와 남극 등에 있는 빙하가 녹아서 발생한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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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 앞에서 기후 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대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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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해수면 상승이 영향을 미칠 주요 도시를 분석해 왔다. 방글라데시의 경우 해수면이 1m 상승하면 나라의 5분의 1가량이 침수되고 3000만 명이 난민이 될 것으로 우려됐다.
미항공우주국(NASA) 소속 과학자들은 지구의 자전과 중력 효과 등을 분석해 어떤 지역의 빙하가 녹을 경우 어떤 도시 등이 침수 피해를 볼 것인지를 예측해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그린란드의 서북쪽 빙하가 녹을 경우 영국 런던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나왔다. 그린란드의 북동쪽 빙하가 녹으면 미국 뉴욕이 침수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남국 북쪽 빙하의 변화는 호주 시드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거대한 빙하가 녹아 무너져 내리면 바닷물을 갑자기 끌어당기게 되는데, 그 파장이 수평으로 멀리까지 확산해 주요 도시의 해수면을 높이는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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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 젊은이들이 기후 변화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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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자전도 바닷물이 파도처럼 흔들리는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데 거대한 빙하가 떨어져 나오면 그 흔들림에 변화가 생기면서 주요 도시에 밀려가는 해수면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에릭 리빈스 박사는 “도시와 국가들이 홍수를 막기 위한 대책을 수립 중이지만, 앞으로 100년 앞을 생각해야 한다"며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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