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평 입력 2019.01.13. 15:36 수정 2019.01.13. 18:22
군 당국이 한국 최초 스텔스기 배치를 앞두고 북한 반발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텔스기의 한국 도착 시점이 남북 군사공동위원회 개최 예정 시기와 겹치기 때문이다. 최근 잇따른 무기 도입에 비판 목소리를 높여온 북한이 스텔스기 배치를 놓고 군사공동위까지 파행으로 이끌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실제 군 안팎에선 남한의 무기 도입을 둘러싼 북한의 최근 반발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북한은 공중급유기 A330 MRTT 도입,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인 그린 파인 블록-C와 해상초계기 포세이돈 구매 결정, 국방예산 증액 등을 놓고 “군사분야 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라고 했었다. 한 예비역 장성은 “대규모 군사훈련과 무력증강 문제를 군사공동위에서 협의하기로 한 9·19 군사합의서 1조 1항을 근거로 북한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흐름에서 스텔스기 도입은 북측 반발을 정점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스텔스기의 경우 북한의 방공망을 뚫고 평양의 주요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김정은 정권이 가장 무서워하는 무기로 꼽힌다. 지난해 3월 1호기 출고식에서도 북한은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스텔스기 도입을 ‘반민족적 범죄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F-35A의 도입과 배치 행사 등 전력화 일정을 ‘로키(low-key)’ 기조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북한 눈치보기라는 비판 여론이 예상돼 고심이 깊다. 군 당국은 지난해 3월 미국에서 열린 F-35A 출고식을 국방부 장관과 차관이 불참하는 로키 행사로 진행하려다가 국내는 물론 미국 내 비판 여론에 서주석 차관의 참석을 뒤늦게 결정했다. 군 관계자는 “전력화 행사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화한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며 “7조원이 투입된 대형 무기 사업인 만큼 여론 수렴에 신중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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