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5.19 17:21 | 수정 : 2015.05.20 09:12
“2년이면 핵폭탄 100개도 제조 가능"②
특정 국가가 핵개발을 결심한 이후 핵폭탄을 갖게 되기까지의 기간은 나라마다
편차가 있었다. 미국 3년7개월, 소련 4년, 영국 5년10개월, 프랑스 5년3개월
이었다.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원자로를 가동하고 나서 핵실험까지는 미국
10개월, 소련 14개월, 영국 27개월, 프랑스 49개월, 이스라엘 40개월, 중국
26개월이 걸렸다.
한국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한국 정부가 핵무기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나서
얼마 후 실제 핵폭탄을 보유할 수 있을까. 필자의 판단으로는 2년 내면 충분
하다.
핵 전문가인 토머스 코크란 등이 지난해 10월 한 보고서에서 “한국은 4개
가압중수로에서 매년 준무기급 플루토늄 2500㎏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바라
봤고, 찰스 퍼거슨 회장 등이 열람한 보고서는 ‘한국이 월성 원자력발전소에
위치한 4개 가압중수로에서 준무기급 플루토늄을 추출해 5년 이내에 수십
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 한국은 핵무기를 만들기로 결심하면 현 상황에서 몇 개나 만들 수 있을까.
필자의 계산으로는 많게는 100개도 가능하다. 한국의 핵개발은 기술과 경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이다. 국가가 결심하고 정치인들이 방패만 되어준다면 핵
개발은 연탄 찍기처럼 간단할 수도 있다.
한 국가가 핵무기를 개발하면 필연적으로 인접국이나 경쟁국도 핵무기를 개발
하는 것밖에는 이렇다 할 대응 수단이 없다는 전통적 특성이 있다. 미국이 개발
하니 소련이, 소련이 개발하니 중국이, 영국이 개발하니 프랑스가, 인도가 개발
하니 파키스탄도 핵무기를 개발했다. 이스라엘이 개발하니 중동이 요동치는 것
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한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데도 사문화(死文化)된 한반도 비핵화
선언에 연연하고 있다. 북한은 이미 세 차례 핵실험을 통해 플루토늄과 우라늄탄
을 모두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3차 핵실험은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의
폭발력을 넘어서는 것으로 관측되어 국제사회에서 비공식적으로나마 핵보유국
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핵무기와 중장거리 미사일을 모두
보유함으로써 북한의 핵무장은 우리에게 절박한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찰스 퍼거슨 회장 등이 열람한 보고서가 지적했듯이 한국이 핵무기를
결심할 계기로 가장 크게 주목받는 것은 일본의 핵무장이다. 일본은 공식적
으로는 핵무장을 포기하고 있으며, 현실적으로도 미국의 반대와 인접국에
미칠 연쇄효과 때문에 핵무장을 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낮아 보인다.
하지만 이미 65t 이상의 플루토늄을 보관 중이고, 1977년부터 도카이 재처리
시설을 가동 중이며, 로카쇼무라에는 대규모 재처리와 농축시설을 건설했다.
특히 로카쇼무라의 재처리 공장은 연간 8t의 플루토늄 추출 능력을 지니고 있
어서 2000개 이상의 핵탄두 제작이 가능하다.
한국은 핵비확산조약에 가입해 정부가 핵무기 개발이나 보유를 국가정책으로
채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무엇보다도 국방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반대를 무시하고 핵무장의 길로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민간이나 비정부조직, 국방연구기관 등에서 핵무장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여론을 형성할 시점에 이르렀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동안 우리는 우리와 적의 핵무장에 대해 무심했고, 낙관했으며, 무책임했다.
핵무기는 첨단기술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제력이나 기술력이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개발할 수 있다. 실제로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더라도, 너희가
만들면 우리도 만들 수 있음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일본과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중국에 대해서는 북한의 핵위협이 증가할수록 한국도 핵무장의 길로 접어들
수 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또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북한 지도부에 대해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한국은 핵무기에 관해서 공식적으로는 부인하면서도 국내적으론 핵개발
요구가 강력하다는 상황을 국제사회에 인식시켜 주는 것이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나 대중·대일·대미 핵 외교에서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