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11.28. 12:35 수정 2018.11.28. 13:31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악화하면 중국이 내년에 금융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허 전 부주임에 따르면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심해지면서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중국 경제는 더욱 악화할 수 있으며,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비율이 15%에 이르러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악화하면 중국이 내년에 금융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재경위원회 허첸 전 부주임은 28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의 하방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내년에 중국의 부채 문제가 터져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허 전 부주임에 따르면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심해지면서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중국 경제는 더욱 악화할 수 있으며,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비율이 15%에 이르러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이를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감세 등 기업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정책을 도입하고, 정부 통제가 아닌 시장 원리에 경제를 맡길 것을 조언했다.
그는 "인프라 투자나 재정 확대 등 기존 방식에 연연해서는 안 되며, 민간기업의 혁신 유도와 민간 소비 활성화 등 진정한 경제 개혁을 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문디 자산관리의 친웨이 왕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동 결과에 실망해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의 금융위기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미·중 양국이 휴전하면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7위안 아래에 머물겠지만, 휴전 합의에 실패할 경우 7위안을 돌파해 시장 패닉이 일어나 금융 시스템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시장은 모두 연결돼 있으며, 만약 중국이 무너지면 아시아 통화와 미국 주식시장 모두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내달 1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합의가 도출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 자문단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홍콩 중문대학 로엔스 라우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큰 틀의 합의를 하고, 세부 사항은 향후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으로 일단 무역 전쟁의 휴전을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류웨이둥 중국 사회과학원 미·중 관계 연구원도 "중국은 이번 대화에 미국보다 더 큰 의미를 둘 것"이라며 "중국은 예상보다 더 많은 부분에서 양보할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의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원하는 만큼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 교수는 "중국은 일반적이고 모호한 약속으로 미국의 관세 부과 위협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약속이 아닌 행동을 원한다는 것이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 위협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미국의 핵심 요구에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특히 정부 보조금이나 국영기업 지원, 첨단산업 지원책 등을 양보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내다봤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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