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찬 입력 2018.10.14. 06:02
스텔스에 대한 개념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존에는 적용되지 않았던 분야에서 스텔스 기술이 쓰이고 있다. 레이더 탐지 회피에 중점을 뒀던 기존의 스텔스는 적외선과 가시광선 등에도 포착되지 않는, 말 그대로 ‘투명망토’ 수준의 스텔스 기술을 추구하고 있다.
◆탐지수단에 포착되지 않는 것이 진짜 스텔스
1990년 1차 걸프전에서 이라크군 기지를 정밀폭격한 F-117A는 현대 스텔스 항공기의 원형을 제시했다. 평면체를 이어붙인 삼각형 다면체 모양의 F-117A는 첨단 컴퓨터 시스템을 장착, 목표지점까지 날아가 정밀유도폭탄을 떨어뜨렸다. 스텔스 기술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던 이라크군은 F-117A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1990년대 이후부터 등장한 F-22, F-35, SU-57, J-20 스텔스 전투기는 F-117A의 특성에 공중전 능력을 강화했다. 적의 눈에 띄지 않으면서 먼저 공격할 수 있는 스텔스 전투기 시대가 열린 셈이다. 현재는 F-35A의 실전배치가 진행되면서 일부 강대국의 전유물이었던 스텔스 기술이 확산되고 있다.
◆스텔스 기술 전방위 확산…한국은 완제품 수입
하지만 정찰기술의 발달로 위장술의 효용이 떨어지자 세계 각국은 전차의 차제를 소형화하면서 레이더에 탐지될 확률을 낮추고 소음 및 열 방출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전차의 생존성을 높이는 시도를 하고 있다. 스텔스 전차의 탄생이다.
가장 많이 시도되고 있는 방법은 열 방출을 낮추는 것이다. 선진국에서 개발된 전차들은 대부분 적외선 탐지장비를 갖추고 있다. 엔진과 배기구에서 방출되는 열을 포착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회피할 수 있다면 스텔스 전차 개발에 한걸음 다가서는 결과를 얻게 된다.
록히드마틴을 비롯한 미국 방산업체들은 2022년까지 전기 차량을 만들어 전차의 소음과 열 방출량을 낮추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영국은 최신 전자위장시스템과 차체의 높이는 자유자재로 낮추는 기술을 접목, 레이더와 적외선에 탐지되지 않는 전차를 구상중이다. 러시아는 최신예 T-14 전차에 전파흡수제를 칠하는 한편 적외선 감소 기술을 적용했으며, T-14를 무인화해 크기를 줄여 적에게 탐지될 확률을 낮출 계획이다. 폴란드가 개발한 PL-01 전차는 표면을 주변과 같은 온도로 맞춰 전차에서 방출되는 적외선을 변형, 적의 적외선 탐지기에 포착될 확률을 낮췄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이후 건조된 충무공 이순신급, 세종대왕급 구축함 등 국산 해군 함정 설계에 스텔스 기술을 반영하는 한편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중심으로 스텔스 재료 등을 개발한바 있다. 하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스텔스 기술 개발이나 적용은 많이 뒤쳐진 실정이며 군에서도 관련 소요제기가 거의 없다. 한국형전투기(KF-X)가 개발되고 있으나 무장과 전자장비 통합 등에 집중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스텔스 성능을 구현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우리 군이 일선에서 운용 가능한 고성능 스텔스 기술은 F-35A 전투기처럼 외국에서 수입한 완제품 무기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전투기와 전차에 탑재 가능한 스텔스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주변국들이나 유럽 선진국과 비교하면 기술적 격차가 크다. 지금이라도 연구개발과 군 전력화를 준비하지 않으면 격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즉각 대응할 무기개발에 치중했던 국방 연구개발(R&D)을 스텔스 기술을 포함한 원천기술 개발로 전환해야 미래 전쟁을 대비할 수 있다는 지적을 군 당국이 흘려 듣지 말아야 할 이유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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