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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주력헬기 링스·500MD '유령회사' 부품 달고 날았다

大韓民國 國土防衛

by 석천선생 2018. 10. 9.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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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운 입력 2018.10.09. 02:00 수정 2018.10.09. 06:46  

     

우리 군의 주력 헬기인 500MD와 링스헬기가 수십 억원 어치의 유령회사 제품을 장착한 채 전력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방위사업청이 9일 국회 국방위 소속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해외도입 군수품 품질보증 검증실태’(2016년) 자료에 따르면 방사청은 500MD와 링스헬기에 들어가는 원형 볼베어링 등의 부품 구매를 위해 2006년 A업체, 2010년 B업체와 도합 70억원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방사청 조사 결과 이들 업체는 허위로 작성된 제작자 검사증명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방사청이 싱가포르에서 벌인 현지 조사에서도 일부 업체는 계약서에 주소를 허위로 기재하는가 하면 제작 능력이 없는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방사청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부품들은 어디서 어떻게 제작된 것인지도 알 수 없다”며 “한 마디로 우리 군의 주력 헬기들이 ‘유령 부품’을 달고 다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2010 육군항공 사격대회에서 500MD 가 로켓을 표적을 향해 발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1978년 도입된 500MD는 육군의 주력 공격헬기로 쓰이고 있으며, 링스헬기는 수중에 숨어있는 잠수함을 탐지하는 등 해군의 주요 작전에 동원되는 전력이다. 해군에선 2006년부터 매년 1건 이상의 헬기 추락 및 추돌 사고가 일어났으며 지난 7월까지 12년간 49명이 사망했다.
군 관계자는 “해군 헬기 사고가 잦은데 이런 ’유령 부품‘을 쓰는 것도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항공부품을 인증받으려면 비용이 많이 드는데 이처럼 근본도 없는 부품을 사다가 넣었다면 중간에서 엄청난 부당이익을 남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위사업청이 싱가포르에서 현지 조사를 벌인 결과 서류상 기재된 A업체의 주소에는 다른 업체가 입주해 있었으며, 이마저도 영업을 하지 않는 상태였다 [사진=이종명 의원실]

이에 대해 방사청 측은 “구입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건 맞지만 아직 부품에 이상이 생긴 적은 없다”며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을 시정해 부품 구입 절차를 보다 철저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방사청이 이처럼 허위 검사증명서에 의존해 무기를 구매한 것은 처음은 아니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때도 해군 통영함이 소나(음파탐지기) 불량 문제로 출동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해군은 수년간 조사를 벌였으나 결국 납품업체가 폐업한 것으로 드러나 수 백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는 해외군수품은 국내조달과 달리 국방과학기술품질원(기품원)의 품질보증절차가 적용되지 않는기 때문이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WMD대응센터장은 “국내 기업은 나사 하나만 문제가 돼도 수사를 벌이는데 해외기업 부품은 허술하게 도입된다”며 “주요 방산비리는 국내 기업보다 오히려 해외 엉터리 업체를 통한 구매 과정에서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링스헬기가 급유를 마치고 비행하고 있다. [중앙포토]

해외에서 생산된 군수품은 업체가 제출하는 품질보증서류에 대한 검증이 품질보증 활동의 전부인데 이마저도 허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명 의원은 “과거 통영함 소나 납품 때도 해당 업체의 제작자 정보증명서 주소를 검색해 일반 가정집인 것만 파악했더라도 390억원의 손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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