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기자 입력 2016.10.12 10:50
진리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알레테이아(aletheia)는 부정어 ‘a’와 망각을 뜻하는 레테이아(letheia)의 조합으로 돼 있다. 이 단어는 진리, 실재, 참 등의 뜻을 가지는데, 진실(veritas)의 반대말이 거짓(falsum)이 아니라 망각(oblivio)이라는 것, 다시 말해 진실을 덮는 것이 거짓이 아니라 망각이라는 점은 꽤 많은 것을 시사한다.
사람은 참과 망각이 섞여 있는, 기억과 망각의 복합체이다. 만약 사람들이 모든 것을 기억한다면 아마도 그 스트레스로 인한 무게를 견디지 못할 것이다. 이 때문에 불행을 잊는 것만으로도 이미 행복의 절반을 얻는 것이며, 망각의 기술이라는 것도 삶의 중요한 양식 중 하나가 됐다.
사람은 자신이 하는 행동을 몸에 아로새겨 기억이라는 형태로 저장한다. 기억은 패턴으로 저장되는데, 이 패턴은 각각 장부에 저장돼 그 사람의 생체장을 형성한다. 다만 외부자극이 생체정보를 구성할 때 패턴끼리 서로 왜곡되고 상충돼 짝이 되지 않는 것이 밖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감정이라고 한다. 감정에 의해 가장 먼저 심박수와 그에 따른 호흡이 변한다. 후속타로 호르몬이 이 같은 상태를 확정 짓는다. 이런 감정의 잉여를 담당하는 장기가 바로 ‘심보가 고약하다’는 말로 익숙한 심포(心包)다.
심포는 마음(心)을 싸고(包)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마음의 편린인 감정을 담당한다. 여기서 심보가 고약하다는 것은 포가 많은 것을 당기고 내놓지 못하는, 자기 내부로의 중력장이 심한 상태를 말한다. 즉 집착과 미련이 강하고 자기 고집이 세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리적으로 심포는 심장을 싸고 있고, 심장의 미세한 박동을 조절해주는 기관이다. 이곳에서는 심장으로부터 뇌로 가는 혈류의 흐름을 조절해, 전신의 호르몬과 신체·감정 변화를 일으킨다.
심포가 상하게 되는 대표적인 원인은 스트레스이며, 그 양상은 화병으로 나타난다. 특히 이성적인 정보에 먼저 반응하는 남성에 비해, 감성적인 정보에 민감한 여성이 감정병인 화병에 취약하며, 우울증, 불면증, 월경부조까지 수반한다.
남성의 치료는 정(精)을 온존하는 데 있고, 여성의 치료는 기(氣)를 순환하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여성의 화병을 삭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막힌 환풍구를 뚫어 기운 순환을 원활히 해주는 것이다. 이에 가장 좋은 원재료가 ‘향부자’다.
향부자는 맛이 달면서 쓰고 맵다. 달콤한 맛은 화병으로 가슴이 먹먹하고, 얽혀 있는 것을 온화하게 풀어준다. 또 매운맛과 특유의 방향은 기가 막힌 것을 뚫어주는데 이것은 마치 매운 음식을 먹으면 가슴이 풀리고 시원해지는 것과 같다.
특히 약성이 주로 간에 작용해 전신의 기운을 소통시키고 혈액의 순환을 바르고 원활하게 한다. 수면이 바르게 돼 불면증이 해소되며, 생리주기도 바로잡아 각종 월경 질환이 해소된다. 이 때문에 예전부터 향부자는 부인병의 선약(仙藥)으로 쓰였으며, 여성의 심성까지 치료한다고 일컬어진다.
향부자는 가을에 채취한 것을 사용한다. 차로 음용할 때는 향부자 20g을 흐르는 물에 씻은 다음, 물 2ℓ에 30분 정도 넣어두었다가 중간불로 끓이고, 물이 끓으면 약불에서 20분 정도 더 끓인다.
향부자의 약성을 배가하기 위해 말린 귤껍질을 같이 끓일 수도 있고, 여기에 생강을 더 넣기도 한다. 다만 조금 쓰기 때문에 꿀을 넣으면 좋다. 향부자차를 즐겨 마시면 수많은 자극과 스트레스로 인해 꽉 막혀 있던 가슴이 뚫리면서, 뇌리를 떠도는 아집과 왜곡된 기억이 간의 행기(行氣)작용으로 서서히 풀린다.
유창석 차서레시피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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