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연합뉴스) 남현호.형민우 기자 = 게의 껍데기를 구성하는 키틴 분해 미생물 제재를 이용한 슈퍼 배추가 탄생했다. 전남 장흥군 관산읍 김병훈(48)씨의 텃밭 50여평에서 올해 생산된 배추 1포기의 무게는 자그마치 9.2kg정도.
보통 배추가 3kg정도 나가는 것에 비하면 세배 정도의 크기다.
이 슈퍼 배추를 탄생시킨 사람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노지 복숭아의 무농약 재배에 성공해 화제를 일으켰던 전남대 응용생물학부 김길용 교수.
지난 9월 무농약 벼와 무농약 배 재배에도 성공했던 김 교수가 슈퍼 배추를 만드는데 사용한 것은 역시 키틴 분해 미생물 제재였다.
김 교수는 미국 미주리대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1996년께 먹다 버린 게의 다리가 묻힌 마당의 흙에 키틴을 분해하는 미생물이 일반 흙보다 10만배나 많은 사실을 발 견하고 국내에 돌아온 뒤 키틴분해 미생물제제 연구에 집중했다.
그 뒤 키틴 분해 미생물이 각종 병원균의 세포벽을 분해한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외부 환경에서도 어떤 영향을 받지 않는 키틴 미생물 배양에 성공, 이를 마늘, 수박, 복숭아, 벼, 배, 딸기, 토마토 등 각종 작물에 적용시켰다.
농약과 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이 제재를 배양해 살포한 결과 어떤 병충해도 영향을 받지 않는 건강한 작물들이 잇따라 탄생한 것이다.
이는 키틴분해 미생물에서 병을 죽이는 효소, 양분, 천연항생물질 등 여러가지 효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특히 키틴 분해 미생물 제재는 일반 미생물 제재와 달리 농가에서 간단하게 증식해 사용할 수 있어 앞으로 유기농법의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교수는 내년에는 병해충에 약한 고추도 대단위로 심어 같은 방법으로 재배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교수는 "처음에는 농민들이 믿지를 않았는데 결과를 보고 이제는 키틴 액비 재배를 원하고 있다"면서 "모든 작물에 적용될 수 있는 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농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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