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진 4년간 325가정 분석 “자율-규율 조화 이룬 권위 중요”동아일보|입력2012.06.19 03:23
'실패에 좌절하지 않는 삶의 끈기는 아버지에게서 배운다.'
누가 뭐래도 확신을 갖고 꿋꿋이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가. 그렇다면 아버지가 자식에게 물려준 '위대한 유산'일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브리검영대(BYU) 연구진은 15일 "4년 동안 일반 가정 325곳을 분석한 결과, 가정에서 아버지는 청소년기의 자녀가 인내와 자부심을 스스로 키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 논문은 '사춘기 초반 연구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이 연구에 따르면 아이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끈기 있게 역경을 헤쳐 나가는 성향은 유전적으로 물려받는 게 아니다. 아버지의 '권위를 가진 훈육'을 통해 자연스레 함양된다. 여기서 말하는 권위는 윽박지르고 강요하거나 체벌을 가하는 '전통적 권위'와는 거리가 멀다. 합리적이되 적당한 규율과 자율을 제시하는 것을 일컫는다. 연구를 주도한 랜들 데이 BYU 교수는 "아버지에게서 이런 품성을 이어받은 자녀들은 학교수업도 더 잘 따라가고 실수를 저지르는 확률도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합리적이되 적당한 훈육'은 뭘까. 데이 교수는 "억지로 주입하려 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며 "이 방식은 지속적으로 아이의 얘기를 진지하게 듣는 습관을 공유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바쁘단 핑계로 미루지 말고 짧게라도 매일매일 자녀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때 뭘 가르치거나 해결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 그냥 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어머니라고 해서 이런 역할을 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연구 대상 가운데 상당수 가정은 실제로 어머니가 이런 방식을 통해 아이를 키웠고 효과도 컸다. 공동 연구자인 로라 파딜라워커 교수는 "훈육 주체의 성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녀에게 이런 가르침을 주는 '아버지의 역할'을 하는 존재가 있느냐는 것이 관건"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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