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일아트를 자주 받는 직장인 여성 박 모씨(32)는 몇 주 전부터 손톱에 이상이 생겼다. 기분도 전환하고 패션 감각을 뽐낼 요량으로 많은 매니큐어와 아세톤을 몇 달간 사용한 결과 손톱 3분의 1 정도가 손톱바닥과 분리돼 하얗게 떠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또 손톱 끝이 심하게 갈라져 쉽게 부서지기도 했다.
놀란 마음에 병원을 찾은 박씨는 다소 생소한 '조갑분리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전문의에게 들뜬 부분을 깎고 손톱바닥을 긁어낸 후 더 벌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반창고를 붙이는 치료를 받았다.
박씨는 당분간 네일아트를 중단하고, 손에 물기가 없게 하며 핸드크림을 사용할 것을 권장받았다.
손톱은 모낭이나 땀샘, 피지선과 같은 피부 부속물의 일종으로 피부 질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 우리 몸 건강이 나빠지면 손톱에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에 손톱 상태로 건강 상태를 짐작할 수 있기도 하다.
김혜원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피부과)는 "손톱은 피부 맨 바깥 끝에 존재하는 각질층과 마찬가지로 케라틴(keratin)이라는 단백질로 구성돼 있다"며 "손톱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소 손톱을 1㎜ 정도 남겨두고 깎고, 매니큐어를 바른 뒤에는 며칠 동안 휴식 시간을 취하며, 핸드크림을 바를 때는 손톱까지 꼼꼼하게 발라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손톱 위에 홈이 보이거나 천천히 자란다면? 손톱 맨 겉면에 유독 파인 홈이 보인다면 피부 건선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손톱을 만드는 '기질(nail matrix)' 부위에 건선이 생기면 손톱 표면 일부가 불완전한 각질로 만들어지고 그것이 그대로 내보내지면서 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불완전한 각질 부위는 손톱 표면에서 쉽게 떨어지고 그 자리가 파이면서 손톱 위에 작은 홈인 오목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같은 증상은 건선 환자 가운데 25~50%가 경험하는 손발톱 병변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기도 한다. 치료는 기질 부위에 부신피질호르몬을 주사해 이뤄진다.
손톱이 평소보다 유독 천천히 자란다고 느껴진다면 갑상샘 기능 저하나 영양 부족 등을 의심해봐야 한다. 손톱은 통상 하루에 0.1㎜씩 한 달이면 3㎜ 정도 자라고 완전히 자라는 데 약 3개월이 소요된다.
또 겨울철에는 여름철보다 천천히 자라지만 각종 질환의 영향으로 성장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우선 심한 전신질환이나 갑상샘 기능 저하를 앓고 있다면 손톱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낮은 손톱 사용 빈도, 영양 부족, 고령, 열에 노출될 때도 역시 성장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이에 비해 △약한 외상이나 자극 △임신 △갑상샘기능항진에서 회복될 때 △자주 사용하는 손가락 △긴 손가락 손톱 등은 성장 속도를 빠르게 하는 요인이 된다.
◆ 신부전증도 손톱이 알려준다? 종종 손톱 절반이 갈색으로 변해 있는 것을 주변에서 볼 수 있는데, 이는 만성신부전에 의한 현상일 수 있다.
만성신부전을 앓게 되면 손톱에서 먼 쪽 중 절반은 갈색, 나머지는 분홍색을 띠게 된다. 만성신부전으로 '기질'의 세포 분화 기능에 문제가 생겨 손톱 색깔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손톱 변색은 대부분 질환 초기보다는 질환이 진행된 뒤에 발생하기도 한다.
안규중 건국대병원 교수(피부과)는 "드물지만 일종의 피부암인 피부 백혈병이 있을 때는 손톱이나 발톱에 검은 줄과 같은 종양이 보이기도 한다"며 "건강한 손톱은 투명하고, 바른 모양과 두께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렇지 않을 때는 다른 건강 문제를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손톱 흰 반점, 아이ㆍ성인 원인 달라 아이들 손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흰 반점이 성인에게 나타났다면 다소 주의가 필요하다.
손톱 위 흰 반점은 아이들에게는 '기질' 문제로, 성인에게는 원형탈모증과 같은 질환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는 덜 성숙된 손톱이 그대로 내보내져 빛을 반사해 하얗게 보이고, 성인에게는 두피에 발생하는 원형탈모증 동반 증상으로 많이 나타난다.
원형탈모증이 원인일 때는 흰 반점이 불규칙하고, 지저분한 모습을 보이며 실제 원형탈모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성인은 간이나 콩팥 기능에 이상이 있을 때도 흰 반점이 나타날 수 있다.
◆ 두꺼워진 손톱, 곰팡이 무좀 의심 손톱이 남들보다 두껍고, 모양에 변화가 있다면 손톱 무좀과 같은 곰팡이균 감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정상적인 손톱 두께는 평균 0.5㎜지만 그 이상이라면 두꺼워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손톱 두께 변화는 무좀과 같은 염증이나 외상에 의한 기질 세포 이상 증식이 원인일 때가 많다.
이상은 차병원 차움 교수(세포성형센터)는 "손톱이 두꺼워졌다고 무조건 무좀 치료약을 복용해서는 안 되지만, 무좀 치료약을 3~4개월간 복용했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다른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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