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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계약 맺고도 KIA는 '공정성 유지'를 선택했다

스포츠 어제와오늘

by 석천선생 2022. 4. 2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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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훈 입력 2022. 04. 26. 07:37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4층 관중석에서 내려다본 전경. 외야에 선수들이 워밍업을 하는 사이 보조요원들이 훈련을 준비하고 있다. 광주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평가는 공정하게 받아야 하잖아요. 양해 부탁합니다.”

궁금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채택한 트래킹 데이터 시스템인 호크아이는 기존 장비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MLB는 레이더 추적(도플러) 방식이던 트랙맨과 계약을 해지하고 카메라 촬영(광학) 방식인 호크아이로 리그 데이터 시스템을 교체했다.

호크아이는 구장에 12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공과 선수들의 움직임을 촬영해 데이터로 가공하는 장비다. 구장 상단 구조물에 카메라를 설치해 마치 독수리가 먹잇감을 내려다보는 듯한 시야를 제공한다는 뜻으로 ‘호크아이’로 이름을 붙였다.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는 국내 프로구단이 사용 중인 모든 트래킹 데이터 시스템이 설치 돼 있다. 좌측 상단의 빨간색 원안이 트랙맨(네모판)과 호크아이(카메라), 우측하단 파란색 원안이 플라이트스코프다. 광주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KBO리그에는 KIA만 이 시스템을 쓰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호크아이 측과 협상해 5년 계약을 끌어냈고, 8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활용 중이다. 시장 확장을 위해 KBO리그 진출을 타진하던 호크아이는 당초 롯데와 협상했지만 구단 내부사정으로 사업이 중단됐고, 이후 KIA와 연이 닿아 국내 진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KIA는 시스템 안정기 등을 거쳐 개막 이후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구단 관계자는 “기존에 사용하던 것보다 더 풍부한 데이터를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데이터팀이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추출할 수 있는 값이 무궁무진해 보는 재미가 있다는 부연이 이어졌다.

알려진 바로는 호크아이로 촬영한 영상을 그대로 사용하려면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소모된다. 서버양에 한계가 있으니 이를 단순화해 보기 쉽게 재가공하는 게 필요한데, MLB 홈페이지 등에는 선수 모습이 일명 ‘졸라맨’처럼 표현돼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졸라맨 머리만 한 공이 날아다니고, 성냥개비 같은 방망이가 돌거나, 발자국이 찍히는 등 시각화 작업이 가능하다.

 

호크아이로 촬영한 경기 장면의 실제 노출 영상. 출처=MLB닷컴
 
 
 
투수와 타자뿐만 아니라 야수와 수비의 움직임도 들여다볼 수 있다. 가령 우전안타 때 1루 주자가 3루로 가는 상황이라면, 야수가 스타트하기 직전의 위치부터 포구 시점에 주자의 위치 등을 거리로 표시할 수 있다.
 
수비 시프트, 주루플레이 등을 세밀하게 가다듬는 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시각화 방법에 따라 중계방송 리플레이로 활용할 수도 있고, 이른바 ‘짤’형태로 제작해 홈페이지 등에서 승부처 리플레이로 쓸 수도 있다.
 

그래서 실제 어떤 과정을 거쳐 선수가 ‘졸라맨’으로 탈바꿈하는지 보고 싶었다. 그러나 KIA 구단 측은 “데이터 시스템 통합과 관련해 10개구단이 모여 현장 실사를 앞두고 있어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사가 끝나고, 사업자 선정 절차를 완료한 뒤라면 공개할 수 있지만, 자칫 공정성을 위반한 것으로 비친다는 게 구단측 설명이다.

 

구단 관계자는 “광주에서 현장 실사하는 이유는 호크아이와 트랙맨, 플라이트스코프, PTS 등 프로구단이 활용 중인 데이터 측정 시스템을 모두 갖춘 곳이기 때문이지 별다른 의미는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메이저리그가 공식 트래킹 데이터 시스템으로 채택한 호크아이. 출처 | MLB닷컴 캡처
 
 
 
후발주자로 데이터 측정 시스템 구축에 나선 KIA가 이른바 ‘장비 부자’가 된 셈이다. 만약 호크아이가 통합 시스템으로 선정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구단 관계자는 “통합 시스템은 시스템대로 쓰고, 구단 자체 전력분석에 호크아이를 활용하면 된다. MLB 구단도 리그 통합 시스템 이외에 구단별 특성에 따라 4~5개의 장비를 활용해 데이터 분석한다”고 말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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