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작년 9월 북한의 첫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시험발사 때까지만 해도 한미 당국이 탐지한 마하3(시속 약 3672㎞) 안팎의 비행속도 등을 근거로 "초기 개발단계"로 평가하며 그 완성에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북한이 5일 새로운 형태의 극초음속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뒤엔 "기술적 진전이 있었던 것 같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북한이 불과 100여일 만에 비행속도를 마하 5(시속 약 6120㎞)로 끌어올리며 한미의 미사일방어망을 무력화할 정도의 기술 수준을 갖췄다는 일각의 주장을 놓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군 당국은 일단 '북한의 초음속미사일은 한미 당국이 탐지·대응할 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의 비행속도가 마하 5에 도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6일 이번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소식을 전하면서 "다계단 활공 도약 비행과 강한 측면기동을 결합한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탄두부)의 조종성·안정성이 뚜렷이 과시됐다"고 밝혔다.
신문은 특히 이번 시험발사에서 "분리된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가 초기 발사 방위각으로부터 목표 방위각으로 120㎞ 측면기동해 700㎞에 설정된 표적을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 당국은 이날 노동신문이 보도한 북한 미사일의 비행거리 등에 대한 확인 요청에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며 일단 함구하고 있는 상황.
다만 한미 당국이 탐지한 북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이날 노동신문 보도 내용과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방위성의 분석값 역시 북한 측 발표와 다르다. 일본 방위성은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이 "통상적인 탄도미사일의 궤도를 그렸을 경우" 비행거리가 약 500㎞, 정점고도가 50㎞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 제원에 대한 각국의 탐지·분석값이 서로 다른 건 오히려 '북한이 주장하듯 미사일 탄두부가 경로와 고도를 바꾸며 비행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안킷 판다 미국 카네기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 발사현장 사진을 근거로 해당 미사일이 극초음속 활공체(HGV) 탑재형의 '화성-8형' 미사일과는 다른 기동 탄두 재진입체(MARV) 방식의 미사일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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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북한이 이날 관영매체에 공개한 사진엔 극초음속미사일의 탄두부가 '화성-8형'과 달리 원뿔형으로 돼 있다.
북한은 작년 10월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에서 이번에 시험발사한 것과 유사한 형태의 MARV 미사일을 공개하기도 햇다.
조슈아 폴락 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마틴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선임연구원은 "MARV형 탄두는 정확도 향상을 위해 종말 단계에서 기동한다"며 이 과정에서 적의 방공망을 피하기 위해 극초음속의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폴락은 "MARV 자체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고 지적했지만, 종심이 짧은 한반도에서 북한이 이를 극초음속 무기로 활용할 경우 우리 군의 방공망이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된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북한이 앞서 시험발사한 신형전술유도탄(단거리탄도미사일 KN-23 개량형)이나 장거리순항미사일 등과 함께 '화성-8형'을 비롯한 이른바 극초음속미사일도 전술핵 투발수단으로 개발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6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이번 극초음속미사일 발사가) 다양한 한미 정보자산으로 탐지됐고 대응 가능하다"면서도 "우리 군의 대응능력과 태세는 지속적으로 보완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의 판단으론 북한의 극초음속미사일이 아직은 '미완성' 단계에 있지만, '완성'에 대비해 우리 군의 대응 전력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단 뜻으로 풀이된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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