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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산바다 석양은 그리스 에게해보다 찬란하다"

국내관광

by 석천선생 2021. 12. 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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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복기자 입력 2021.12.06.04:03

 

전남 영광

전남 영광군 백수해안도로 노을 광장 앞에 광활하게 펼쳐진 칠산바다가 석양에 붉게 타들어가고 있다. 오렌지빛으로 반짝이는 바다를 바라보는 관광객들 입에서 탄성이 터졌다. 영원한 사랑의 상징이라는 괭이갈매기 날개 모양의 조형물은 금세 하늘로 날아갈 듯하다. 전남 영광에는 이 같은 해넘이 감상 포인트가 곳곳에 있다. /김영근 기자
 

지난달 27일 오후 전남 영광군 백수해안도로 ‘노을 광장’. 10m 높이 해안 절벽에서 굽어본 칠산바다가 붉게 물들고 있었다. 뉘엿뉘엿 저무는 석양에 바다가 오렌지빛으로 반짝였다.

 

관광객들은 국내 해넘이 감상 명소인 백수해안도로 주변으로 흩어져 바다를 캔버스로 시시각각 변하는 색채의 장관을 즐겼다. 코로나 확산세로 대면 접촉을 피하려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도로 곳곳에 마련된 주차장과 전망대 근처로 이동한 뒤 차량 내부에서 노을을 감상했다.

 

20여 분쯤 지나자 어스름이 짙어졌다. 수평선과 맞닿은 붉은 해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지만, 진홍색 노을이 수면을 물들였다.

 

전북 전주시에서 아이 둘과 함께 이곳을 찾은 김선남(42)씨는 “낙조에 물든 바다를 보니 마음이 차분해진다”며 “그리스 에게해에서 본 석양보다 더 찬란하고 아름답다”고 말했다.

 

◇해넘이 감상 일번지

 

‘신령한 빛이 내린 고장’ 영광(靈光)군은 국내 해넘이 감상 일번지로 통한다. 칠산바다는 조기가 풍부해 예로부터 황금 어장으로 불렸다.

 

윤해만 영광군 문화개발팀장은 “연말이 다가오자 서해 비경을 품은 칠산바다 석양을 감상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안전한 단계적 일상 회복을 위해 마스크 착용과 2m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을 꼭 지켜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수해안도로의 ‘핫 플레이스’는 지난 8월 선보인 노을 전망대다. 바다로 40m쯤 돌출된 전망대 끝에 괭이갈매기 날개 모양의 대형 조형물이 서 있다.

 

높이는 3.6m, 폭은 3.2m다. 조형물의 이름은 ‘끝없는 사랑’. 고기 잡으러 간 남편을 풍랑으로 잃은 아내가 통곡하다 칠산바다에 몸을 던졌고, 이후 괭이갈매기로 환생한 부부가 바다 위를 훨훨 날아다닌다는 지역 구전설화를 담은 작품이다.

 

김경해 영광군 홍보팀장은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려는 부부와 연인에게 ‘성소(聖所)’로 뜨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도 갈매기 날개와 석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있었다. 김성욱(34·광주 광산구)씨는 “3년을 만난 애인과 내년 봄 결혼하는데, 올해가 가기 전 여기서 ‘사랑의 추억’을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광군은 최근 백수해안도로 절벽에 설치한 산책로를 3.3㎞로 늘렸다. 산책로 주변 곳곳에 노을 전시관과 전망대, 365 건강계단, 쉼터가 있다. 앞으로 2~3년 안에 산책로 길이를 4㎞까지 늘릴 계획이다. 영광군은 지난 4월 백수해안도로 구수산 일대에 등산로인 ‘칠산노을 치유의 숲길’(15㎞)을 조성했다.

 

총 길이가 16.8㎞인 백수해안도로는 백수읍 길용리와 백암리 석구미 마을을 잇는다. 광활한 갯벌과 기암괴석, 석양이 어우러진 명품 드라이브 코스다.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대한민국 경관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111m 높이 칠산타워

 

영광의 해변은 어딜 가나 해넘이 감상지로 손색이 없다. 111m 높이에서 광활한 바다 노을을 감상하는 칠산타워도 명소로 꼽힌다.

 

타워 옆에 영광과 무안군 해제면을 잇는 칠산대교가 있다. 무안 쪽에서 광주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영광에 닿을 수 있다. 영광군은 매년 연말에 백수해안도로에서 개최하던 해넘이 행사를 올해는 칠산타워 주변으로 옮겨 열기로 했으나, 최근 코로나 확산세를 감안해 조만간 개최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111m 칠산타워도 노을 감상 명소 - 높이 111m 칠산타워는 바다 노을 감상의 명소로 꼽힌다. /전남도

 

 

백수해안도로 주변에 있는 홍농읍 계마항 방파제도 ‘뷰 포인트’다. 가마미 해수욕장이 지척이다. 방파제에서 바라보면 황혼의 잔영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낙조로 물들어가는 바다에 추억을 새기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염산면 두우리 백바위 해변 낙조도 일품이다. 해안가 산책로에 확 트인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대가 있다. 김준성 영광군수는 “한 해의 마지막 태양이 장엄하게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한 해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광은 불교와 원불교, 개신교, 천주교 등 4대 종교 문화 유적지가 흩어져 있는 지역이다. 법성포를 통해 백제에 불교를 전래한 인도승 마라난타 존자가 최초로 세운 절로 알려진 불갑사가 있다. 굴비와 모싯잎송편, 찰보리쌀, 청보리한우, 천일염, 대마할머니막걸리 등 특산물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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