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04. 12:306,943
9호 태풍이 지나가니 이제 10호 태풍이 올라오는군요. 끊임없이 태풍이 찾아오는 만큼 피해가 없도록 주의해야겠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태풍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알아봤습니다. 태풍에 관한 궁금증이 조금이나마 사라졌는지 모르겠습니다. 혹,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해주세요.
태풍은 어떻게 발생하는가? 과학으로 태풍을 바라보다
.
중심 기압을 떨어뜨리는 웜 코어의 형성
열대 저기압이 발달해서 태풍이 되면 일기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중심 부근의 기압 경도력이 매우 커집니다.
‘공기 기둥 이론’을 떠올려보면 알 수 있듯 기압은 공기 기둥의 무게와 관계 깊기 때문에 공기 기둥이 따뜻해지면 지상의 기압은 낮아집니다. 따라서 여기서도 태풍 내부의 온도 분포를 조사해보면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림 6-9는 태풍 내부의 온도 분포를 연직 방향으로 살펴본 것입니다. 그림의 온도는 절대치가 아닙니다. 그 고도의 평균적인 대기 온도를 기준으로 얼마나 온도가 높은지를 나타낸 것입니다.
그림 6-9 태풍 내부의 상대적인 온도 분포
중심 부근 약 10km 상공에 평균 대기 온도에 비해 15℃나 높은 영역이 있습니다.
이 영역은 코끼리 코처럼 아래쪽으로 길쭉한 모양입니다.
하층이나 중층은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반경 부근에 선이 연직 방향으로 촘촘하게 그려져 있어 주변과의 온도차가 극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열대 저기압 중심 상공에 존재하는 온도가 높은 부분을웜 코어(온난 핵)라고 합니다.
그림의 태풍 중심에서 수십 킬로미터 정도, 특히 선이 촘촘해 온도차가 극심한 부분은 눈의 벽의 가장 안쪽(태풍의 중심)에 해당합니다. 여기보다 더 안쪽 영역이 태풍의 눈입니다.
태풍의 중심 부근은 지상 일기도의 등압선이 매우 촘촘한데, 이는 중심 부근에 웜 코어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중심 부근의 공기 기둥은 기온이 상승하기 때문에 가볍습니다. 그래서 지상 주변과 온도차가 커져 지상 등압선의 간격이 좁아지는 것입니다.
중심 부근의 공기가 데워지는 이유는 눈의 벽 내부에서 다량의 수증기가 응결하여 잠열을 방출하기 때문입니다.
또 눈의 안쪽은 수증기 응결로 인한 구름이 없지만 역시 온도가 높습니다. 이는 눈의 벽 안에서 가열되면서 상공에 이른 공기의 일부가 눈 내부에서 하강하여 단열 압축되기 때문입니다.
이상으로 수증기의 잠열이 웜 코어를 생성한다는 사실을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반경 100km 이상에 걸쳐 폭풍우를 일으키는 에너지의 정체가 수증기라니 믿을 수가 없습니다.
‘기껏 수증기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수증기가 방출하는 잠열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큽니다. 여기서 구름이 뿌리는 강수량으로 잠열이 얼마나 방출되는지 그 크기를 역산해봅시다.
1kg의 수증기가 응결할 때 방출하는 잠열 에너지는 2.5×103kJ(킬로줄)입니다.
반경 100km 영역에 시간당 20mm의 비가 내린다고 가정하면 총 강우량은 약 6억 톤(6×1011kg)이며 다시 말해 이와 동일한 질량의 수증기가 1시간 동안 응결한 것입니다.
이때 방출되는 잠열의 총 에너지를 계산하면 1.5×1015kJ이며 운동량으로 따지면 4×1011kJ, 즉 4,000억 kW(킬로와트)입니다. 구름 안에서 방출되는 잠열 에너지가 얼마나 막대한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바람 시스템이 눈의 벽을 만든다
이상으로 태풍 중심 부근이 가열되어 웜 코어가 형성된다는 사실을 알아봤습니다.
또 이 가열의 원인이 눈의 벽에서 다량의 수증기가 응결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살펴봤습니다.
그럼 눈의 벽처럼 특수한 형태의 적란운 집단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바람 시스템을 알아야 합니다.
태풍이 일으키는 바람 시스템은 대기 경계층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대기 경계층이란 지표 마찰이 영향을 미치는 층을 말합니다.
지상에서 약 1km 정도입니다. 제4장 ‘바람의 구조’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상 부근의 바람(대기 경계층의 바람)은 그림 6-10처럼 마찰력 때문에 등압선에 대해 비스듬하게 붑니다.
그림 6-10 경도풍과 대기 경계층의 바람
대기 경계층보다 높은 대기에서는 이런 마찰을 무시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은 등압선 방향으로 붑니다.
바람은 태풍 중심 주위를 빙글빙글 돌 뿐이고, 중심으로 향하지는 않습니다. 더 상공인 대류권계면 가까이에 이르면 바람이 바깥쪽을 향해 붑니다.
따라서 태풍 주위에서 중심으로 향하는 바람은 대기 경계층에서만 불고 상공에는 중심으로 향하는 바람이 거의 없습니다.
대기 경계층에서 중심 부근으로 부는 바람은 반경이 작은 곳을 빠른 속도로 회전하기 때문에 밖으로 향하는 원심력이 크게 작용합니다.
중심에서 특정 반경 부분까지 접근하면 기압 경도력이 안쪽으로 향하더라도 원심력이 강하기 때문에 더는 중심으로 향하지 못합니다. 중심을 향하던 공기는 어쩔 수 없이 모두 상공으로 나선을 그리며 상승합니다.
그림 6-11은 대기 경계층에서 출발한 공기 덩어리가 어떤 궤도를 그리며 중심으로 접근하고 상승하는지 살펴본 컴퓨터 시뮬레이션입니다.
이 그림을 보면 대기 경계층의 공기는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태풍의 중심으로 접근합니다.
원통 모양의 좁은 영역 속을 회전하면서 상승하여 대류권 상층에 도달하면 주위로 흩어집니다. 눈의 벽은 중층에 생기는 원통 모양의 강한 기류가 만듭니다.
상공에서 바람이 주위로 방출되는 이유는 눈의 벽 속을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며 상승한 공기가 대류권계면 부근에서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공기 기둥이 높아진 중심 부근의 상공에는 ‘공기 기둥 이론’에 따라 약한 고기압도 발생합니다.
결국 기압 경도력으로 인해 바람이 방출됩니다. 이렇게 방출된 바람은 중심에서 멀어지면 그림 6-4에서 화살표로 표시한 것처럼 시계 방향으로 휩니다. 이는 바람이 코리올리의 힘을 받기 때문입니다.
하층의 바람 일부는 나선 띠 구름 속에서도 상승하는데, 대부분 눈의 벽 아래까지 흡입된 뒤 상승합니다. 눈의 벽 바깥쪽에서도 기류가 상승할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눈의 벽 이외에는 기류의 상승이 일어나기 힘듭니다 .
그림 6-12는 태풍의 단면을 연직 방향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수평 방향의 화살표는 대기 경계층 내부에 부는 바람 중에서 태풍 중심을 향하는 바람의 ‘흡입 속도’를 표시한 것입니다.
즉 중심 주변을 빙글빙글 돌기만 하는 바람은 ‘흡입 속도’가 제로(0)입니다. 태풍의 눈 바로 바깥쪽은 화살표가 존재하지 않는데 흡입 속도가 제로라는 의미입니다.
한편 태풍 중심에서 먼 쪽은 바람이 약하기 때문에 ‘흡입 속도’의 화살표가 짧고, 더 먼 쪽은 화살표가 없어 ‘흡입 속도’가 제로입니다.
이 두 가지 설명으로 중심에서 어느 정도 떨어진 곳이 ‘흡입 속도’가 최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지점을 A라고 표시했습니다.
A를 경계로 안쪽은 중심으로 접근할수록 ‘흡입 속도’가 느립니다.
이 때문에 바깥쪽 바람이 안쪽 바람을 추월해 정체되어 공기가 수렴합니다.
수렴된 바람은 지면 아래로 빠질 수 없기 때문에 눈의 벽을 만드는 상승 기류가 됩니다.(그림에 표시한 연직 방향의 화살표) 수렴이 클수록 상승 기류도 강해집니다.
그런데 A보다 바깥쪽, 즉 눈의 벽보다 바깥에 있는 쪽은 어떤 상태일까요?
거기서는 중심으로 접근할수록 ‘흡입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공기가 발산됩니다.
그것을 보완하듯이 대기 경계층의 상공에서 공기가 내려옵니다. 즉 나선 띠가 형성된 부분을 제외하면 그곳에서는 평균적으로 상승 기류가 아니라 하강 기류가 일어납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태풍 내부에서 바람이 발생하는 구조는 필연적으로 큰 순환을 발생시켜 일종의 대류를 만들어냅니다.(그림 6-12 굵은 화살표) 그리고 태풍의 상승 기류는 눈의 벽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태풍의 웜 코어와 바람 시스템은 서로를 강화하는 관계입니다. 이 관계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웜 코어가 태풍 중심 부근에 형성되면 상공에서 분출하는 공기가 증가하고, 중심 부근의 지상 기압이 낮아집니다.
이에 대응하여 대기 경계층의 흡입 바람과 고층의 분출 바람이 강해집니다. 대기 경계층의 바람은 따뜻한 해수면에서 수증기를 대량으로 모은 공기를 보다 많이 눈의 벽 아래로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이를 통해 눈의 벽 속의 수증기 응결량이 증가하여 웜 코어는 한층 더 강화되며, 고층의 분출도 강해집니다 .
이렇게 강화된 웜 코어는 중심 기압을 더욱더 떨어트리고 이는 다시 수증기를 공급하는 바람을 강화합니다. 이상과 같이 웜 코어와 바람 시스템은 서로 를 강화하는 관계입니다. 이런 과정을 일반적으로 ‘포지티브 피드백’이라고 합니다.
태풍은 대기 경계층 안에서 주위의 공기를 흡입합니다. 그리고 중층을 관통하여 상층까지 이어진 눈의 벽이라는 거대한 굴뚝을 통해 공기를 상층까지 운반해 주위로 뿜어냅니다.
이런 상승 기류는 수증기 응결의 원인이며 이때 발생하는 막대한 응결열은 적란운을 성장시키고 태풍이라는 엔진을 가동시킵니다. 강풍이 해수면 위를 계속 불면 증발량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처럼 강제로 수증기라는 ‘연료’를 보내는 구조는 경주용 자동차에 사용하는 ‘터보 엔진’과 닮았습니다.
바람이 등압선을 가로질러 수증기를 눈의 벽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지표의 마찰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마찰이 없으면 대기 경계층에 부는 바람도 상공과 마찬가지로 등압선을 따라 태풍 중심 주변을 빙글빙글 돌 뿐이기 때문에 수증기를 눈의 벽까지 공급할 수 없습니다.
마찰력은 일반적으로 운동을 약화한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마찰력이 태풍을 발달시키는 열쇠라는 점은 참 으로 신기한 일입니다.
찻잔 속을 스푼으로 빙글빙글 회전시켜보면 태풍의 순환과 유사한 현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찻잔 속을 회전하는 차는 회전력으로 인해 중심 부근이 움푹 들어갑니다. 이때 찻잔 바닥을 보면 찻잎 조각이 천천히 회전하면서 중심 부근으로 모여듭니다.
이 현상은 태풍의 순환에 지표 마찰이 관여하는 것처럼 찻잔 바닥에 인접한 부분에서 마찰이 발생하기 때문에 중심을 향하는 흐름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확실히 보이지는 않지만 옆에서 보면 중심 부근에서 차가 상승하다 주위로 흘러 다시 하강하는 흐름도 있습니다. 다만 이런 찻잔 속 실험은 스케일이 작기 때문에 코리올리의 힘은 무시되며 그 역할은 원심력이 대신합니다.
폭풍의 중심에 자리 잡은 텅 빈 원통 모양의 태풍의 눈은 기묘하고 거대한 기상 현상입니다. 원통 영역의 직경은 수십 킬로미터에 이르고 때로는 100km에 달하기도 합니다.
그림 6-13은 기상 정찰기가 허리케인 속을 실제로 들어가 눈의 안쪽에서 주변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눈의 경계는 눈의 벽입니다. 나무처럼 빽빽이 늘어선 적란운이 정말로 벽처럼 보이며 게다가 회전하고 있습니다.
태풍이 발달하면 기압 경도력도 강해지기 때문에 눈의 반경은 작아집니다. 태풍이 점점 발달해 정점에 이르면 태풍의 눈이 가장 작아집니다.
그러다가 쇠약기로 접어들면 기압 경도력이 약해져 넓어집니다.
태풍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세력이 약한 시기에는 태풍 전체의 기압 경도력도 약하기 때문에 하층의 흡입 바람도 약합니다. 그래서 보통 태풍의 눈은 보이지 않습니다.
즉 태풍의 눈은 태풍의 기압 경도력에 따라 대기 경계층의 공기 덩어리가 중심으로 얼마나 접근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임계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방재 대책을 위해서라도 꼭 알아둬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태풍의 눈 안으로 들어간 지역은 태풍이 급속히 약해집니다.
이때 태풍의 눈 중심에 들어섰음을 모르고 태풍이 지나갔다고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바람이 가장 센 눈의 가장자리가 다시 접근해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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