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은 기자 입력 2020.06.24. 04:03
[6·25전쟁 70주년] < 중> 남북 군사력 이렇게 변했다
“전차에 대항할 무기로는 2.36인치 로켓포가 있었다. 600m 거리에서 맞히면 뚫린다고 배웠는데 최단거리에서 명중시켜도 끄떡없었다.”
“다리를 건너오는 전차를 공격하려고 했다. 57㎜ 대전차포를 쏴서 명중은 했는데 덜커덩 하더니 그냥 오니까 모두 놀라서 후퇴했다.”
6·25전쟁 참전용사 수기를 보면 개전 직후 북한군 전차가 얼마나 두려운 상대였는지 보여주는 증언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북한군은 당시 최신예 전차이던 구소련제 T-34 242대 등 기갑 전력을 앞세워 기습을 가해 왔다. 반면 국군에는 전차가 한 대도 없었고 대전차 무기로는 2.36인치 로켓포와 57㎜ 대전차포 정도를 갖고 있었다. 이들로는 T-34를 격파하기에 역부족이어서 결국 장병들이 수류탄이나 화염병을 들고 적 전차 위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전차 외에도 국군은 모든 면에서 북한군보다 열세였다. 북한군 지상군 병력은 19만1680명이었지만 국군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9만6140명이었다.
국군의 공군 전력은 연락기와 훈련기 등 22대뿐이었으며 전투기는 한 대도 없었다. 전투기와 폭격기를 포함해 항공기 211대를 보유한 북한 공군과는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
포병 전력은 국군이 곡사포 91문, 대전차포 140문이 전부인 반면 북한군은 곡사포 552문, 대전차포 550문으로 다섯 배 이상 많았다.
남북 간 군사력 격차는 수치만으로는 6·25전쟁 7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가 절대적 열세에 놓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2018년 말 기준 국군의 총 병력은 59만9000여명으로, 128만여명으로 추정되는 북한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군의 전차 전력은 2300여대로 세계적 수준의 규모를 갖추고 있지만 북한군은 그보다 많은 4300여대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투기도 국군은 410여대인 반면 북한군은 810여대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량이 아닌 무기체계의 질을 따지면 국군이 압도적으로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차 전력의 경우 북한군은 보유 수량의 90% 이상이 T-54와 T-55, T-62 등 구형 전차로 추정된다.
심지어 후방 지역에서는 6·25전쟁 때 쓰던 T-34까지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국군은 전차 보유량 중 절반 가까이가 최첨단 무기로 분류되는 3세대 전차에 해당한다. 특히 육군의 최신예 전차 K-2 흑표는 3세대를 넘어서는 3.5세대에 해당한다.
공군 전력은 비교할 수조차 없다. 북한 공군 전투기 중 가장 신형은 1980년대 구소련에서 도입한 미그-29다. 북한은 미그-29를 40여대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대부분 평양 방위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그-29는 우리 공군의 최첨단 전투기인 F-35와 F-15K에는 상대도 되지 않으며 KF-16과 그나마 맞상대가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북한 전투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그-17과 미그-19 등은 사실상 ‘날아다니는 박물관’ 취급을 받는다.
경제력과 인구 등 종합적인 국력을 비교하면 남북 간 격차는 더욱 커진다. 미국 군사력 평가 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는 남한의 연간 국방비 지출액을 440억 달러로 추정했다.
16억 달러에 불과한 북한보다 27배 이상 많은 액수다. 또 유사시 최대로 징집 가능한 인구는 남한이 2018만명인 반면 북한은 절반 수준인 1012만명에 그쳤다.
GFP는 이런 수치들을 바탕으로 남한의 군사력을 138개국 중 6위로 추산했다. 북한은 19계단 낮은 25위였다.
하지만 핵무기 등 비대칭 전력으로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북한이 1990년대부터 온갖 경제 제재를 무릅쓰고 핵 개발에 나선 것도 재래식 전력 및 전쟁 수행 능력에서 남한과의 격차를 뛰어넘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북한은 지난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에서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천명했다. 미국 등 외부 세력의 침략으로 인한 전쟁을 막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자신들의 논리를 재확인한 것이다.
북한은 현재 30~40개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미국 본토 타격을 위해 ‘화성 15형’ 등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능력이 입증된 적은 없다.
다만 북한은 한반도 유사시 우리 측에 핵 공격을 할 능력은 갖추고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한반도에서 6·25전쟁 수준의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핵전쟁으로 확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군은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데 따라 대응 전략을 개선해 왔다. 군은 한·미동맹 차원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공동 대응한다는 내용을 담은 ‘동맹의 포괄적 미사일 대응 작전개념’을 마련했다.
군은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 이지스 구축함, 패트리엇 미사일 등을 전력화해 수도권 핵심 시설과 주요 공군기지에 대한 탄도미사일 방어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주한미군도 패트리엇 미사일과 함께 최첨단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로 꼽히는 사드(THAAD)를 운용 중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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