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19.07.19. 03:01 수정 2019.07.19. 03:53
50년이 지난 올해 세계 각국은 다시 달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올해 초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무인탐사선을 보낸 데 이어 4월에는 이스라엘 기업 스페이스IL이 민간기업으로는 최초로 무인 달 착륙을 시도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2024년 다시 달에 사람을 보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국은 첫 무인 달 궤도선을 2021년 이후 발사할 계획이다.
달 탐사는 과학계에도 기회다. 착륙선이나 궤도선에 과학 장비를 실어 기존에 얻지 못하던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NASA는 민간기업이 개발한 달 착륙선 9기를 달에 보내는 새로운 ‘상업 달 탑재체 서비스(CLPS)’ 사업을 내년부터 시작한다. 유인 달 탐사 임무에 앞서 보다 상세하게 달 표면과 환경을 연구하는 게 목표다. 현재 첫 3개 착륙선 선정이 끝났으며 미국 우주기업의 착륙선이 각각 선정됐다. 한국도 이 사업에 참여해 향후 탑재체 개발에 참여한다. 2023∼2024년 발사 예정인 착륙선에 실을 탑재체를 한국천문연구원과 NASA가 공동 개발하기로 5월 합의했다. 천문연은 이를 위해 11일부터 국내 과학자를 대상으로 탑재체 제안의향서를 공모하고 있다.
달의 독특한 환경 중 하나로 과학자들은 달 표면을 가득 덮고 있는 고운 흙인 ‘달 표토’를 꼽는다. 달은 대기가 없기 때문에 미세한 운석이나 태양 방출 입자가 표면까지 도달해 끊임없이 표면을 부순다. ‘우주풍화’로 불리는 이 과정에서 달 표토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달의 특정 지역에 따라 색과 크기, 쌓인 형태 등이 다른 이유는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최영준 천문연 우주과학본부장과 경희대 김성수 우주과학과 교수, 심채경 연구교수 팀은 이런 달 표토의 특성을 집중 연구하는 국내 대표적인 연구팀이다. 표토의 밝기나 색이 지역별로 다른 이유를 우주풍화나 태양풍의 입사 각도, 흙의 성분 변화 등을 통해 밝혀 왔다.
연구팀은 최근 한국 달 궤도선에 탑재할 과학 장비인 편광 카메라(폴캠)를 개발하고 있다. 편광은 빛의 파장이 특정 방향으로 진동하는 성질이다. 편광되는 정도에 따른 가장 큰 값을 알면 달 표토 입자의 크기를 추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달 표토의 우주풍화 상태를 연구할 예정이다. 심채경 교수는 “달 탐사선에 편광 카메라를 본격적으로 장착해 편광 지도를 만드는 것은 처음”이라며 “한국이 주도할 수 있는 달 과학 연구”라고 설명했다.
달의 자원도 활발히 연구되는 주제다. 김경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최근 달에서 미래 에너지 자원으로 꼽히는 ‘헬륨-3’가 풍부한 지역을 찾았다. 헬륨-3는 2030년대 이후 상용화할 것으로 기대되는 핵융합 에너지의 원료로, 지구에는 매장량이 극히 적어 우주에서 채취할 자원 1순위로 꼽혀 왔다.
김 책임연구원 팀은 태양에서 만들어진 헬륨-3가 달에 날아오면 산화티타늄과 철 등 특정 광물질에 잘 포획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들 광물의 분포를 조사하면 헬륨-3의 함량을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김 책임연구원 팀은 인도와 미국 탐사선의 광학 측정 자료를 통해 이들 광물의 분포를 자세히 측정했고, 이를 바탕으로 정밀한 헬륨-3 함유량 지도를 얻었다.
연구팀은 헬륨-3 함유량 지도에서 헬륨-3가 풍부한 달 지역을 총 6곳 찾았다. 그중에서 특히 헬륨 함량이 높고 지형이 평평한 ‘그리말디’와 ‘리촐리’ 크레이터 등 두 곳을 미래의 탐사선이 방문할 후보지로 제안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한국 달 탐사선에 실려 착륙 후보지를 촬영할 고성능 카메라로 이 지역을 상세히 조사해 줄 것을 과학계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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