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7.05. 15:16 수정 2019.07.05. 15:36
뻐꾸기가 '뻐꾹∼뻐꾹∼뻐꾹∼'이란 단조로운 노래만 하는 건 아니다.
수컷은 '뻐뻐꾹∼'이란 변주도 하고, 잘 알려지지는 않지만 암컷도 크고 독특한 소리로 '뽀뽀뽀뽀뽀뽀뽁∼'하고 노래한다.
과학저널 '동물행동학'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수컷이 내는 '뻐뻐꾹∼' 소리는 주변 암컷의 소리와 관련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발성 실패 아닌 주변 암컷 소리에 대한 반응
뻐꾸기가 ‘뻐꾹∼뻐꾹∼뻐꾹∼’이란 단조로운 노래만 하는 건 아니다. 수컷은 ‘뻐뻐꾹∼’이란 변주도 하고, 잘 알려지지는 않지만 암컷도 크고 독특한 소리로 ‘뽀뽀뽀뽀뽀뽀뽁∼’하고 노래한다.
그렇다면 수컷이 힘차게 내는 2음절의 ‘뻐꾹∼’과 3음절의 ‘뻐뻐꾹∼’은 무슨 차이일까. 흔히 듣는 ‘뻐꾹∼’은 수컷 뻐꾸기가 자신의 영역을 알리고 암컷을 유혹하기 위한 노래로 알려져 있다.
‘뻐뻐꾹∼’은 자주 들을 수는 없지만, ‘뻐꾹’보다 한 음절이 늘어난 데다 약간 높은 음이어서 다급한 느낌을 준다. ‘뻐꾹∼’이라고 하려다 발성 실패로 생겨나는 소리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뻐뻐꾹∼’은 비정상적 소리가 아니라 암컷이 주변에 있을 때 내는 소리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를 실험으로 입증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칸웨이 샤 중국 베이징사범대 생물학자 등 국제연구진은 랴오닝 성의 랴오허 삼각주 자연보호구역 갈대밭에서 개개비에 탁란하는 여름 철새인 뻐꾸기가 소리를 통해 어떻게 의사소통하는지 현장 녹음, 녹음된 소리 들려주어 반응 보기 등의 방법으로 연구했다.
과학저널 ‘동물행동학’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수컷이 내는 ‘뻐뻐꾹∼’ 소리는 주변 암컷의 소리와 관련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수컷의 소리는 통념과 달리 암컷을 유혹하는 것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수컷이 내는 2음절 소리와 3음절 소리는 내는 맥락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녹음된 소리를 들어보니, ‘뻐뻐꾹∼’하는 3음절 소리는 암컷이 ‘뽀뽀뽀뽁∼’하고 노래하기 전보다 노래한 뒤에 훨씬 자주 나왔다. 반대로 ‘뻐꾹∼’하는 소리는 암컷 노래 뒤에 현저히 줄어들었다.
수컷의 3음절 소리는 주변의 암컷 신호와 관련 있음이 입증된 것이다. 연구자들은 “참새목의 연작류에서 길고 높은 소리가 성 선택과 관련이 있음에 비추어, 뻐꾸기의 3음절 소리가 길고 주파수가 높은 것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암컷 뻐꾸기는 수컷의 소리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암컷은 수컷의 ‘뻐꾹∼’ 소리에 대해 주변의 맹금류인 새매의 소리와 비슷한 반응을 나타냈고, ‘뻐뻐꾹∼’에 대해서는 그보다 셌지만 그리 강한 흥분이 일어나지는 않았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수컷의 ‘뻐꾹∼’ 소리는 번식 초창기에만 수컷 사이에서 높은 반응을 나타냈다.
■ 암컷 뻐꾸기의 소리 동영상
오히려 뻐꾸기 암컷과 수컷은 모두 다른 암컷의 소리에 민감했다. 연구자들은 “매일 관찰한 결과 암컷의 소리가 들린 뒤 수컷이 암컷과 함께 날아가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고 밝혔다. 수컷이 아니라 암컷의 소리가 수컷을 유혹하는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또 암컷의 소리는 다른 암컷에게 ‘이곳의 개개비 둥지는 내가 탁란하는 곳’이라는 신호로 간주됐다. 최근 암컷 뻐꾸기의 소리는 개개비의 천적인 새매의 소리를 흉내 내 숙주의 주의를 분산시켜 몰래 알을 낳기 쉽도록 하는 행동이라는 연구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관련 기사: 알 바꾸고 내는 뻐꾸기 ‘최후의 웃음’의 비밀).
그러나 뻐꾸기의 탁란이 주로 오후에 벌어지는데 견줘 암컷은 대개 오전에 소리를 내 이 주장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는 이런 반론에 힘을 실어 주는 것으로, 암컷의 소리는 다른 암컷에게 자신의 탁란 자원을 알리는 신호라는 새로운 가설로 등장했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Xia C, Deng Z, Lloyd H, Møller AP, Zhao X, Zhang Y. The function of three main call types in common cuckoo. Ethology. 2019;00:1?8. https://doi. org/10.1111/eth.12918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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