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진 입력 2019.03.01. 05:00 수정 2019.03.0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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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없는 종자전쟁 "일본종자 90%던 우리 딸기, 주권 회복했다"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불리는 '종자'를 둘러싼 경쟁이 불붙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전체의 50%를 차지한 가운데 세계 각국은 종자 주권 확보에 여념이 없다.
종자 산업은 연 5%씩 성장하는 블루오션이다. 이에 각국은 종자 보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노르웨이는 전 세계 종자 96만8000점(2018년)을 보관하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 '글로벌 시드볼트'를 운영하고 있다.
상위 20대 종자 기업에 한국은 없다. 덩치도 작다. 매출액 5억원 미만 종자 업체가 전체의 87.9%다. 영세 기업들이 경쟁 심화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내 자생 중인 우리 특산식물이 360종이 넘지만, 부가가치가 높고 세계 시장 규모가 큰 파프리카·토마토의 육종 기반은 선진국보다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배경 속에 한국은 종자 수출로 인한 로열티 수입보다 종자 수입에 따른 로열티 지급이 많다. 국내 종자 무역은 수입이 수출보다 약 4배 많은 적자 구조다. 청양고추는 외환위기 때 우리 청양고추 종자 로열티가 독일 바이엘에 넘어갔다. 과일 중 국산 종자 자급률이 제일 낮은 품목은 포도로 2.5%에 불과하다. 현재 제주에서 생산 중인 감귤의 90%가 일본 품종이며 국내 재배 중인 파프리카의 대부분도 외국 종자다. 사과와 배의 국산 종자 자급률은 18%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품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공 사례는 경북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우리 딸기 품종 '싼타'다. 당도가 높고 잘 무르지 않아 운반과 보관이 쉽다. 현재 중국에 수출돼 로열티를 받는 효자다. 2000년 초만 해도 국내 딸기 품종의 90%가 일본산이었다. 이에 위기를 느낀 정부가 2006년 농진청 주관으로 '딸기연구사업단'을 꾸려 미미했던 국산 딸기 품종 보급률을 94.5%까지 올려놨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1월말 경남 진주의 딸기 농단을 방문해 "10~20년 전에는 딸기 종자 주권이 없었는데 이제는 수출까지 하고 있다"며 "딸기 주권을 회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딥퍼플을 키워낸 경기도농업기술원은 2009년~2018년 해외에 장미 539만주를 판매해 로열티로 11억2000만원을 거뒀다. 올해도 장미로만 1억원 이상 로열티 수입을 거둘 전망이다. 박 연구사는 "프랑스 육종회사인 NIRP에서 지난해 우리 장미 200여 계통(품종 전 단계)을 테스트하길 원해 선발해갔다"면서 "수출 사례를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수출도 중요 과제다. 정부는 2022년까지 종자 수출 2억 달러 달성을 통해 세계 13위권 수출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제2차 종자 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2018∼2022년)'을 추진 중이다. 김경규 농촌진흥청장은 "지난해 김제에서 개최된 국제 종자박람회에서 상추 종자 포함 300만주의 종묘, 18억 규모의 수출계약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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