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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두번째 센 韓 해병대..中·日이 뒤쫓고 있다

大韓民國 國土防衛

by 석천선생 2019. 1. 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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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재 입력 2018.12.09. 06:00 수정 2018.12.11. 09:25   

    

‘몬테주마의 궁전에서부터 트리폴리의 해변까지(From the Halls of Montezuma, To the shores of Tripoli)….’
해병수색대가 적진을 정찰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해병대]

미국 해병대의 공식 군가인 ‘해병대 찬가(Marines’ Hymn)‘는 이렇게 시작한다. 가사 첫머리에 나온 리비아 트리폴리는 미 해병대가 초창기인 1805년 해외에서 최초로 승리를 거둔 데르나 전투를 뜻한다.

19세기 초 트리폴리를 비롯한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해적에게 미국은 그야말로 ‘껌’이었다. 지금에서 상상도 못 할 일이지만 미국은 그때만 하더라도 약소국이었다. 1783년에서야 영국에게서 독립한 미국은 변변한 군대를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슬람 해적은 성조기를 단 상선만을 노렸다. 미국은 이슬람 해적에게 미국 상선을 약탈하지 말아 달라며 매년 엄청난 액수의 공물까지 바쳤다.

토머스 제퍼슨이 1801년 대통령에 취임하자 트리폴리의 해적은 더 많은 공물을 요구했다. 제퍼슨은 ”공물을 지불하는 것은 더 빈번한 습격을 조장한다“고 말했다. 그리곤 없는 살림에 북아프리카 원정대를 꾸려 전쟁을 벌였다. 약소국 미국이 대단한 결기를 보여준 것이었다.

1805년 데르나 전투에서 적진을 향해 돌격하는 미 해병대. [사진 위키피디어]

미 해병대는 트리폴리에 상륙한 뒤 당시 이슬람 해적에 반감을 품은 현지 주민들을 모아 봉기를 일으켰다. 데르나 전투는 이런 와중에 일어났다. 미 해병대는 적은 병력이지만 총탄이 빗발치는 가운데 돌격을 감행해 이슬람 해적의 포대를 장악했다.

데르나 전투는 해병대가 어떤 군대이며, 어떤 작전에 투입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평소 소수정예(A Few Good Men)의 병력을 강하게 키운다. 필요하면 해외로 보내 국가의 이익을 지킨다. 이 부대로 다수의 적과 싸워 이긴다’는 게 해병대 운용의 공식이다.

이후 미 해병대는 지구 어디든지 출동했다. 세계 곳곳의 미국 대사관도 미 해병대가 지킨다. 미 대통령이 타는 헬기는 ‘해병 1호기(Marine one)’다

전 세계 50여개 국가의 해병대 가운데 최강인 미 해병대가 인정하는 해병대가 있다. 대한민국 해병대다. 양국 해병대의 끈끈한 관계는 ‘DNA를 공유하는 형제 사이’라고도 불린다.


병력 2만8500명의 한국 해병대는 지구 상에서 미 해병대(17만) 다음간다고 평가받는다. 동북아시아에선 견줄 상대가 없다. 아니 ‘없었다’가 옳은 표현이다. 일본과 중국이 무섭게 해병대를 키우는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말이다. 이제 한ㆍ중ㆍ일 ‘해병대 삼국지’가 펼쳐지고 있다.


전차와 포 줄여가면서까지 해병대 키운 일본
일본의 평화헌법은 공격용 무기와 선제 공격개념의 전투부대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 일본에서 해병대는 헌법위반이다. 그래서 일본은 꼼수를 썼다. 올해 3월 육상자위대 아래 수륙기동단을 창설한 것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선 수륙기동단을 일본의 해병대라 부른다. ‘눈 가리고 아웅’이다.

일본 육상자위대의 수륙기동단이 10월 14일 가고시마(鹿兒島)현 다네가시마(種子島) 인근에서 미ㆍ일 도서탈환 공동훈련에 참가했다. [연합뉴스]

수륙기동단의 탄생 배경엔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중국과 벌이는 영유권 분쟁이 자리 잡고 있다. 2012년 센카쿠 열도 분쟁이 거세지면서 일본이 ‘섬 탈환’의 능력을 가진 부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주 일본 한국 대사관의 국방 무관을 지낸 권태환 국방대 교수는 ”이와타 기요후미(岩田淸文) 전 육상자위대 막료장(한국의 육군참모총장에 해당ㆍ2013~2016년)이 전차와 포의 수를 줄이면서까지 만든 게 수륙기동단“이라며 ”그만큼 금싸라기 전력이면서 전략적 함의가 큰 부대“라고 설명했다.

수륙기동단은 3개 상륙돌격연대(대대급), 1개 수송대대, 1개 포병대대, 1개 지원부대로 구성됐다. 2020년까지 여단급 3200명으로 병력이 늘어난다.

수륙기동단의 주요 장비로 AAV-7 상륙돌격장갑차(상장차)를 52대를 갖춘다. 이 상장차는 한국 해병대도 KAAV-7라는 제식명으로 200여대를 보유하고 있다. 또 중형헬기 CH-47J 3대와 틸트로터 수송기 MV-22 오스프리 16대를 운용할 계획이다. 특히 MV-22가 주목할 만한 전력이다.

틸트로터 수송기인 MV-22 오스프리. 미군만이 갖고 있으며, 일본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이 곧 보유할 예정이다. [AP=연합뉴스]

틸트로터는 헬기와 고정익기(일반 항공기)의 장점을 섞은 항공기다. 헬기처럼 좁은 공간에서 오르내릴 수 있고, 고정익기와 같이 빠른 속도로 먼 거리를 날 수 있다. MV-22는 24명을 태우며 시속 565㎞(최고속도)의 속도로 1627㎞(최대 비행거리)까지 날 수 있다.

수륙기동단이 MV-22 16대를 보유한 2020년이면 최대 408명의 병력을 동북아 어느 곳이라도 투입할 수 있다. 그것도 눈 깜짝할 사이에 말이다. 이 정도 병력이라면 한국이나 중국의 본토 침공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독도나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와 같은 섬 위에서라면 상대하기 벅찬 규모다

일본은 수륙기동단이 ‘전수방위 원칙을 넘어서지 않을 것이’라고 해외에 강조했다. 이 부대가 ‘이도(離島ㆍ낙도) 대처(방위) 전용 부대’라는 점도 들었다.

그러나 수륙기동단이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를 넘어선 심각한 위협이 될 개연성이 아주 크다. 수륙기동단은 유사시 이른 시일 안에 대규모 상륙작전 가능한 부대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수륙기동단의 전신인 육상자위대 서부방면대 보통과연대 시절이었던 2013년 5월 22일 육·해·공 자위대와 합동훈련을 열어 센카쿠 열도를 상정한 대규모 공개훈련을 했다. 미 해병대의 협조 없이 단독으로 상륙작전을 수행할 능력을 이미 확보한 것이다.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고텐바(御殿場)시 소재 히가시후지(東富士)연습장에서 8월 26일 열린 자위대 화력훈련에 수륙기동단과 수륙양용차(상륙돌격장갑차)가 참가했다. 수륙기동단이 내린 상장차가 AAV-7이다. [연합뉴스]

권태환 교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채택한 국가들 사이에선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들 한다. 그러나 최근 한ㆍ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일본은 잠재적 위협에서 현실적 위협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이미 군사대국”이라며 “평화헌법을 개정하고 방위비(국방예산)가 국내총생산(GDP) 1%의 벽을 넘는다면 호전적이고 팽창 지향적인 대외정책을 내세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때 수륙기동단이 선봉에 설 것은 분명하다.


거의 모든 게 베일에 가려진 중국 해병대
중국 인민해방군의 해병대는 해군 육전대다. 그런데 해군 육전대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 현재 해군 육전대 병력이 몇 명인지도 비밀이다. 부대 위치와 임무, 장비 등 거의 모든 게 외부로 알려지지 않다. 추정만 가능하다.

상륙훈련 중인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육전대. [CCTV 유튜브 캡처]

중국 군사 전문가인 김태호 한림국제학대학원 교수는 “해군 육전대가 10만명으로 늘어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현재 병력 규모는 3~4개 여단 3만~4만명 정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각 여단엔 1개 기갑연대, 3개 기계화보병대대, 1개 보병대대, 1개 특수작전대대, 포병대대, 기술화학대대, 통신ㆍ전자전 대대가 들어 있다고 한다.

해군 육전대는 중국이 자체적으로 만든 양서보병전차(상륙돌격장갑차ㆍ상장차)인 ZBD-05를 갖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상장차인 KAAV-7(AAV-7)은 미국제다. 이 상장차는 방어력을 희생하는 대신 최고 속력을 키웠다. 워터제트를 이용해 바다를 최대 시속 28㎞로 미끄러지듯 헤엄친다. KAAV-7(AAV-7)이 해상 최대 속력은 시속 13㎞다. 30㎜ 기관포, 12.7㎜ 기관총에 대전차 미사일까지 탑재해 화력까지 강하다.

또 인민해방군 해군은 헬기 이착륙이 가능한 2만5000t급 071형(쿤룬산(崑崙山)급) 강습상륙함인을 5척을 실전배치하고 1척을 건조 중인 것으로 미군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미 해병대를 본보기로 삼아 초수평선 상륙작전 능력을 도입하려는 것이다. 초수평선 상륙작전은 적의 관측과 사거리에서 벗어나 수평선 너머 원거리 해상에서 해상과 공중을 통해 해병대를 상륙시키는 작전을 뜻한다

중국 인민해방군 071형 강습상륙한 창바이산(長白山ㆍ백두산의 중국명)함. [사진 kees torn 플리커]

해군 육전대는 대만 침공의 핵심전력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태호 교수는 “현재 수준으론 턱도 없는 소리”라고 평가했다. 대신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 군도), 파라셀 군도(시사 군도)를 지키거나 동중국해 센카쿠 열도(다오위다오)를 공격하는 역할이 주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해군 육전대의 궁극적 목표는 미 해병대와 같이 대규모 해외원정부대로 크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과 함께 전 세계의 패권을 다투는 G2 국가라 생각한다. 김태호 교수는 “중국이 언제까지 이 목표를 달성하려는지 모르겠다”면서도 “현재 해군 육전대 증강 속도가 빠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중국 중심의 육ㆍ해상 경제권을 세운다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위에 있는 아프리카 지부티와 파키스탄 과다르 항구에 중국 인민해방군 해외 군사기지가 세워졌다. 이 기지를 방어하는 임무를 해군 육전대가 맡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새로 해군 육전대 부대를 만들지 않고, 기존 육군 부대를 해군 육전대 부대로 바꾸고 있다. 베이징(北京)과 동북 3성, 산둥(山東) 반도 일대를 관할하는 북부전구의 제77 여단이 대표적이다. 이 여단은 원래 육군의 차량화 보병 여단이었다. 지난해 초 이 부대는 해군 육전대로 편입됐다고 한다.

제77 여단은 한반도와 가까운 산동 반도에 주둔하고 있다. 그래서 제77 여단이 유사시 가장 먼저 한반도로 투입할 수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 부대로 꼽힌다.

중국 해군 육전대의 양서보병전차(상륙돌격장갑차)인 ZBD-05. [사진 러시아 국방부]

해군 육전대는 지난해 12월 한반도 유사시를 가정한 대규모 상륙훈련을 실시했다. 중국군망(中國軍罔)은 해군 육전대가 산둥 반도의 여러 항구에서 해상운송과 전략물자 적재 상륙훈련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당시 훈련에 제77 여단이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육전대의 사정권에 남중국해와 동중국해뿐만 아니라 한반도가 들어있다는 뜻이다.


작지만 강한 군대로 키워야 할 한국 해병대
해병대는 원래 아군의 기반이 전무한 적 해안에 포화를 무릅쓰고 상륙하는 부대다. 기본적으로 불리한 전황을 가정해 작전을 세운다.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래서 해병대만의 독특한 조직과 문화가 만들어졌다. 해병대를 해병대답게 커나갈 수 있도록 여건을 갖춰주는 게 국방부와 합참의 몫이다.

해병수색대가 적진 침투 훈련의 하나로 고공 낙하를 하고 있다. 이처럼 요즘 해병대는 해상 상륙뿐만 아니라 공중 강하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다. 이게 해병대가 추구하는 공지기동 부대의 모습이다. [사진 해병대]

하지만 한국 해병대는 지금까지 악으로 깡으로만 싸워야 했다. 국방부 국방개혁실장을 지낸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해병대가 군 내부에서도 소수이다 보니 목소리도 적고, 국방부나 합참이 생각하는 해병에 대한 전략적 가치도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규덕 교수는 “해병대는 필요할 때 가장 유연하게 투입할 수 있는 부대이기 때문에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전면전을 벌일 상황은 현실적으로 벌어지기 힘들다. 하지만 독도와 이어도 등 해상 영유권 분쟁 때문에 제한적인 충돌은 일어날 수 있다. 이표규 단국대 해병대군사학과 교수는 ”미 해병대의 연구에 따르면 해병대의 공격은 해병대가 가장 잘 방어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면서 “상륙작전을 펼칠 수 있는 해병대의 존재는 주변국에게 부담이 돼 무력 사용을 꺼리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해병대는 유사시 북한에 깊숙이 들어가 재빨리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 시설을 접수하는 ‘입체기동작전’의 핵심 전력이다. 또 한국이 국제 사회의 인도적 지원과 재난 구호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결심할 때 해병대를 보낼 수 있다. 해병대는 미 해병대가 주관하는 칸퀘스트(Khaan Quest)와 코브라골드(Cobra Golde) 국제훈련에 참가하면서 국제 인도적 지원과 재난 구호 능력을 키웠다.


한국 해병대는 현재 2개 사단과 2개 여단을 갖고 있다. 그런데 2개 여단 중 1개 여단(제주도를 지키는 9여단)은 포항의 제1 사단의 1개 대대 병력을 돌려가면서 받는 부대다. 전체적으로 육군의 1개 군단 규모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인구절벽 때문에 입대할 수 있는 20대 성인 남성이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해병대만 정원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어려운 조건이지만 해병대를 내실 있게 키울 수는 있다. 해병대가 꾸준하게 추진하고 있는 공지기동 부대 구조로의 개편 완성 얘기다. 공지기동 부대는 일정 기간 동안 독립 전장에서 임무수행을 할 수 있도록 지휘부대와 지상·항공·군수 부대를 통합해 편성한 부대다.

해병대는 현재 여단급 공지기동형 부대를 사단급으로 키우고 있다. 기존 연대에 정보중대, 차륜형장갑차 중대, 상륙형 120㎜ 박격포 중대를 붙인 뒤 여단으로 탈바꾸고 있다.

또 2021년 목표로 해병대 항공단 창설을 꾸리려 한다. 올해를 시작으로 상륙기동헬기 30여대, 공격헬기 20여대를 도입하는 중이다. 올 7월 상륙기동헬기 수리온 1대가 추락해 안타깝게도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숱한 도전을 극복했듯이 해병대는 항공단 창설을 이뤄낼 것이다.

해병대는 또 차륜형 장갑차를 들여오고 신형 상장차를 개발하고 있다. 신형 상장차는 지금의 KAAV-7보다 속도는 더 빠르고, 화력은 더 세도록 설계될 것이다. 그리고 해병대만의 상륙작전 드론봇 전투체계와 해병대 워리어 플랫폼을 갖출 것이다.

태국에서 열린 코브라골드 훈련에서 해병대원이 상륙부대를 엄호하고 있다. 미 해병대가 주관하는 이 훈련은 가상의 분쟁 발생 지역에 다국적군을 투입해 분쟁을 종식하고 안정화하는 과정을 숙달하기 위해서 연다. [사진 미 해병대]

이 정도면 부족하나마 한국 해병대가 동북아 해병대 삼국지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 육·해·공군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계획한 대로 예산이 들어간다는 조건에서면 가능한 일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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