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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의 '그림자 금융'..해외 조력자 이용해 달러 거래하고 자금세탁"

北韓 동향

by 석천선생 2018. 12. 2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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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 기자 입력 2018.12.29. 14:07 

      

지난해 아프리카 적도기니의 목재 회사 칠보(Chilbo)는 중국 윈저우의 위안예 우드(Yuanye Wood)에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 상당의 목재를 팔았다. 칠보는 북한이 지배하는 회사로, 북한 노동자상당수가 이곳에서 일했다. 회사 이름도 북한에 있는 산 이름을 땄다.

칠보는 위안예 우드에 물품을 팔았으나, 위안예 우드는 칠보가 아니라, 싱가포르의 한 원자재 중개회사에 물품값을 보냈다. 북한이 국제 금융 시스템 접근을 차단한 미국과 유엔의 대북 제재를 피하기 위해 제3국의 조력자를 이용한 것이다. 위 티옹(위총)이란 이 싱가포르 회사는 위안예 우드에서 북한을 대신해 받은 돈으로 북한이 필요한 물품 등을 대신 구입했다. 이런 거래가 이뤄지는 동안 북한의 존재는 오랫동안 감춰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웹사이트에 올린 싱가포르 사업가 탄위벵의 수배전단. 탄위벵은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을 위해 자금 세탁 등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FBI

위 티옹의 지배주주 탄위벵(41)은 이 기간 북한을 위해 자금 세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0월 미 재무부는 이런 혐의로 탄위벵과 그의 회사 위 티옹, 해상연료 회사 ‘WT마린’을 대북 독자 제재 명단에 올렸다. 당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탄위벵과 공모자들은 미국 금융 시스템을 통해 북한을 대신해 고의적으로 자금을 세탁했다"고 했다. 같은 달 미 연방수사국(FBI)은 탄위벵을 기소하고 웹사이트에 수배 전단을 올렸다.

이어 미 법무부는 탄위벵과 그의 회사 자산을 몰수해달라는 소송을 미 연방법원에 냈다. 법무부는 지난달 북한의 유류와 석탄 거래를 돕기 위해 자금 세탁을 한 혐의로 위안예 우드의 자금 172만달러와 싱가포르 ‘협력 기업 1’, 홍콩 ‘에이펙스 초이스’를 상대로 미 연방법원에 자산 몰수 소송을 내기도 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7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2018년 12월 17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북한은 미국과 유엔의 제재를 빠져나가려고 이런 그림자 대체 금융 시스템을 구축해 수년간 국제적으로 거래를 했다"며 "미 달러화 기반 국제 금융망에서 북한을 배제하려는 제재 노력에도 북한은 석유, 석탄, 담배 등을 태연히 사고팔았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은행을 통한 거래가 막히자 달러화 조달을 위해 해외 조력자를 이용했다. 이들은 북한을 위해 미국에 있는 은행들을 통해 자금을 옮겼다. 최근 미 법무부가 제기한 자산 몰수 소송 소장에 따르면, 북한산 파라핀을 산 홍콩 구매자는 북한에 원유를 공급하는 러시아 회사에 대금을 치렀다. 북한은 중국 ZTE에서 산 통신장비 대금을 중국 석탄업체를 통해 결제하기도 했다.

WSJ는 "이런 수법은 김정은 정권이 제재를 피해 경제를 지탱하고 정권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이었다"며 "미국 정부가 압박을 강화할 수록 북한의 수법은 더 정교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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