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천리안 발사 성공..韓 우주 기술독립 선언

新소재,新 과학

by 석천선생 2018. 12. 5. 17:55

본문


원호섭 입력 2018.12.05. 17:42 

      

해외 도움 없이 독자 개발
정지궤도위성 보유국 우뚝
내년 7월부터 기상관측 임무
내년 쌍둥이위성 천리안 2B
2년뒤 다목적 아리랑7호 예정
"5, 4, 3, 2, 1, 0, 발사."

5일 오전 5시 37분(한국시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우주센터에서 높이 54.8m에 달하는 아리안 발사체가 힘차게 하늘로 치솟았다. 아리안 발사체 꼭대기에는 한국 연구진이 독자 개발한 첫 정지궤도위성 '천리안 2A호'가 탑재됐다. '위성 분리' 표지판에 천리안 2A호가 성공적으로 발사체에서 분리됐다는 불이 들어오자 발사체 발사 과정을 숨죽여 지켜보던 통제동에서 곧바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지난달 28일 누리호 엔진 시험 발사 그리고 지난 4일 차세대 소형 위성 발사 성공에 이은 우주를 향한 3종 세트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한국이 순수 국내 기술로 본체 설계부터 조립, 시험까지 독자적으로 완성한 '토종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 2A호가 5일 오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2011년 7월 개발이 시작된 지 7년6개월 만이다. 발사를 진행한 아리안스페이스에 따르면 발사 3분 뒤 위성을 덮고 있는 보호막인 '페어링'이 분리됐고 25분 뒤 '전이궤도'에 진입했다. 전이궤도란 지구와 가깝게는 251㎞, 멀게는 3만5822㎞인 지점을 잇는 타원궤도를 뜻한다. 발사 34분 뒤에는 발사체에서 천리안 2A호가 우주 공간으로 분리돼 나왔다. 5분 뒤 호주 동가라 지상국과 천리안 2A호는 첫 교신에 성공했다. 다만 아직 100% 성공한 것은 아니다. 발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됐지만 위성이 궤도에 정확히 들어서기까지는 한 달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달 뒤 위성이 목표로 한 궤도에 안착하고 6개월간 제 기능을 발휘하는 게 확인되면 위성 개발·발사가 최종적으로 성공 판정을 받게 된다.

현지에서 발사를 지켜본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부원장은 "정지궤도위성을 독자 개발해 우리 책임 하에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해외 기술 도움 없이 국내 기술로만 개발을 이뤄냈다는 점에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지궤도위성 시스템과 본체를 개발하는 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상청 등이 총 3252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했다. 내년 말 발사 예정인 '쌍둥이 위성'인 천리안 2B호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합하면 사업비가 7200억원에 달한다.

정지궤도위성은 위성 중에서도 기술 개발이 상당히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다.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만큼 현재 이 같은 정지궤도위성 기술을 가진 나라는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인도,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등 7개국에 불과하다. 이 부원장은 "정지궤도위성에 대한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기술 자립, 기술 독립이라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내년 말께 우리 기술로 만든 또 다른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 2B호'도 발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재동 항우연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은 "국내 기업 30여 곳 참여로 정지궤도위성 기술을 국산화할 수 있었다"며 "위성 구조체 제작과 조립 시험 등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참여했고 지상국 소프트웨어(SW) 개발에는 쎄트렉아이가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AP우주항공은 전자통합 시험을 지원했다.

5일 오전 5시 37분(한국시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우주센터에서 기상 관측 위성 `천리안 2A호`를 실은 유럽연합(EU) 아리안스페이스 발사체가 비상하고 있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천리안 2A호 성능이 검증되면 내년 7월부터 한반도에 고품질 기상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천리안 1호는 해양·통신 기능까지 수행했지만 천리안 2A호는 기상 관측에만 집중한다. 천리안 1호보다 4배가량 더 밝은 '눈'이 달려 있어 황사와 화산재 등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천리안 1호가 보낸 영상만으로는 태풍 중심부 위치를 특정하기 어려웠지만 천리안 2A호는 태풍의 눈 주변 소용돌이까지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 기상 관측 주기도 15분에서 2분 간격으로 줄어드는 만큼 국지성 호우에 대한 대응 능력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한국은 다목적실용위성 아리랑 7호를 발사한다. 아리랑 7호도 천리안 2A호처럼 아리안스페이스와 발사 계약을 맺었다. 이 부원장은 "개발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2021년 2월과 10월 3단형 우주발사체(누리호)를 발사할 수 있게 된다"며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국내 저궤도위성들은 한국형 발사체로 발사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위성은 궤도에 따라 저궤도위성(250~2000㎞), 중궤도위성(2000~3만6000㎞), 정지궤도위성(3만6000㎞)으로 나뉜다. 낮은 고도에서 지구를 빠르게 공전하는 저궤도위성은 정찰용으로 많이 활용된다. 고도 2000~3만6000㎞ 부근 중궤도에는 GPS 위성이 자리 잡고 있다. 정지궤도위성은 3만6000㎞에 위치한다. 지구 자전과 같은 방향, 같은 속도로 돌기 때문에 지구 한 지점에서 봤을 때 정지한 것처럼 보여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기아나 = 공동취재단 / 원호섭 기자]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