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8.09.20. 16:10
남북이 오는 11월 1일부터 적용하기로 합의한 '지·해·공 작전수행절차'는 '공동교전규칙'의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북은 평양정상회담을 계기로 채택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적용되는 공동교전규칙의 성격을 갖는 작전수행절차를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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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남북이 오는 11월 1일부터 적용하기로 합의한 '지·해·공 작전수행절차'는 '공동교전규칙'의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 군은 그간 유엔사 교전규칙을 준용해 지상, 해상, 공중에서의 교전규칙을 수립해 시행해왔다. 북한군의 교전규칙은 어떻게 수립되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남북은 평양정상회담을 계기로 채택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 적용되는 공동교전규칙의 성격을 갖는 작전수행절차를 명시했다. 남북한의 군이 공동의 작전수행절차를 수립해 적용하는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라고 국방부는 20일 전했다.
이번 군사합의서에는 지상과 해상에서는 경고방송→ 2차 경고방송→ 경고사격→ 2차 경고사격→ 군사적 조치 등 5단계로 명시했다. 이는 현재 우리 군이 시행 중인 교전규칙보다 훨씬 완화된 것이다.
현재 우리 군의 지상 교전규칙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오면 경고방송을 하고, 이어 경고사격을 한다. 이에 불응하거나 도주하면 조준사격을 하는 등 3단계로 되어 있다.
이는 북한군이 살상무기인 목함지뢰 등 지뢰를 매설할 목적으로 비무장지대(DMZ)를 수시로 넘어온 것 등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수립된 공세적 조치였다.
해상에서 교전규칙도 경고통신→ 경고사격→ 격파사격 등 3단계로 수립되어 있다. 제1·2차 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 등을 거치면서 해상 교전규칙도 단순·공세적으로 바뀐 것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번 군사합의서에 명시된 지상과 해상에서 작전 수행 절차는 완충 장치를 더 강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작전수행 절차나 교전규칙은 잘 싸우려고 만들어놓은 것이 아니라 확전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도발 등을 거치며 확전 방지하려고 만든 규칙이 오히려 확전을 유발할 가능성이 너무 커서 (수정된 절차를) 마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상과 해상에서 이처럼 완화된 교전규칙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리 군의 즉응태세 능력의 약화를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만약 북한이 도발한다면 이번 합의는 제로(원점)다. 원래 우리의 대응절차대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에 합의된 공동 작전수행절차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상호 간의 대응을 예측할 수 있고, 상대방이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파악이 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군사합의서에는 공중의 경우 경고 교신 및 신호→ 차단비행→ 경고사격→ 군사적 조치 등 4단계로 명시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공중에서는 워낙 짧은 시간에 상황이 벌어지므로 눈 깜짝할 사이에 1~4단계가 모두 적용될 수도 있다"면서 "현재도 이번 합의서와 같은 수준의 절차가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남북 공동 작전수행절차가 시행된 이후 유엔사의 교전규칙은 어떻게 될지에 궁금증이 인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유엔사 교전규칙은 남북 간의 작전수행 절차처럼 경고방송을 몇 차례 하라는 등 세부적으로 되어 있지 않고, 비례성 원칙을 적용하고 위기를 완화한다는 등 큰 틀의 정전 관리에 초점을 뒀다"면서 "유엔사 교전규칙을 토대로 우리 군의 교전규칙이 만들어져 있는데 이번에는 우리 군의 교전규칙을 준용해 새로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사의 교전규칙은 그대로 남아있고, 이번에 남북이 합의한 공동 작전수행절차를 적용한다는 것이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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