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진.강혜란 입력 2018.08.20. 00:06 수정 2018.08.20. 00:11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한반도에서 위기나 충돌이 발생할 경우 인민해방군(PLA)에 다양한 작전을 벌이도록 지시할 전망이다. 작전의 범위는 북한발 난민 유입을 막고자 북·중 국경을 통제하는 것부터 대북 군사개입까지 아우를 것으로 관측됐다. 1961년 체결된 ‘북·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에 근거해서다. 다만 보고서는 “김정은을 지키기 위해 중국이 북한에 개입하려 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특히 한반도를 관할하는 북부전구의 활동 증가에 주목했다. 이에 따르면 2004년 이후 인민해방군은 한반도 인근에서 연합훈련 능력과 국경 방어를 강화했다. 또 황해에서 한·미의 간여를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들어 북부전구의 군민 융합, 야간훈련, 산둥(山東)반도와 랴오닝(遼寧)반도 사이의 이동훈련 등이 강화됐다. 산둥반도에는 북부전구의 육군사령부가 위치한다. 유사시 산둥반도의 육군 병력을 투입하기 위한 기동훈련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또 처음으로 중국 북부전구의 병력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3개 집단군(78·79·80군) 17만 명, 해군 함대, 공군기지 두 곳, 공군 특수사단, 해군 항공사단 2개, 국경 수비를 담당하는 무장경찰이 북부전구에 배속됐으며, 북한 긴급 사태 시 다른 전구에서 추가 병력을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한반도에서 화생방 및 핵 사고 발생 시 인민해방군은 숙련된 응급 대응부대 병력과 특수장비를 파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반도 유사시 중국군이 반드시 개입할 것으로 미군이 판단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지난해 말 렉스 틸러슨 당시 미 국무장관은 미·중 고위급 안보전략 대화에서 양국이 북한 붕괴 등 유사시 대책을 함께 논의했음을 공개한 바 있다.
보고서는 “2017년 북·중 관계가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북한의 계속된 핵미사일 실험에 대응해 유엔안보리가 대북 경제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고 중국도 결의안을 지지한 사실 등을 언급하면서다. 또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목표는 안정, 비핵화, 그리고 중국 국경 근처에 미군 병력이 오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중국의 우선순위는 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북한의 붕괴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막는 것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중국의 군사·경제·외교 영향력이 갈수록 증대되는 데 주목하며 특히 핵 능력 강화를 언급했다. 중국은 2020년 전에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 해상 핵발전 설비를 도입할 계획으로 분석됐다. 또 중국 로켓군·공군·해군에는 핵무기를 탑재 운반하는 ‘핵 임무’가 새롭게 맡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전략폭격기의 장거리 훈련을 분석한 결과 중국은 태평양 서부의 미군과 동맹국 군대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추구하고 있다. 2016년 8월, 2017년 1·8·12월 네 차례 동해에서 진행한 전략폭격기 ‘훙(轟·H)-6K’ 훈련 등이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편 중국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예년보다 강한 어조로 항의했다. 중국 외교부 루캉(陸慷) 대변인은 휴일인 지난 18일 “중국이 영토주권, 안보이익을 수호하는 정당한 행위에 (미국이) 제멋대로 지껄인다”며 “중국은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서울=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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