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재 기자 입력 2018.07.02. 03:03
한국의 산사 일곱 곳이 새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지난 30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42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山地僧院)(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을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산사(山寺)는 동아시아 불교의 중요한 특징이다. 신앙과 생활과 수행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장소다. 이 전통을 지금껏 이어오고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며, 이를 유네스코가 인정한 것이다."(정병삼 숙명여대 교수)
한국의 산사 일곱 곳이 새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지난 30일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42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山地僧院)(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을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일본의 나가사키 기독교 유적,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아사 오아시스 등 8건도 함께 등재됐다.
'한국의 산사'는 통도사(경남 양산), 부석사(경북 영주), 봉정사(경북 안동), 법주사(충북 보은), 마곡사(충남 공주), 선암사(전남 순천), 대흥사(전남 해남)의 7개 사찰로 구성됐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서기 7~9세기 창건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지속성, 한국 불교의 깊은 역사성이 세계유산 등재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기준(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에 해당된다"고 평가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창덕궁, 수원 화성,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 조선왕릉, 한국의 역사마을(하회와 양동), 남한산성, 백제역사유적지구 등 문화유산 12건과 자연유산 1건(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까지 모두 13건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왜 불국사처럼 개별 문화유산이 아니라 각지에 흩어진 사찰을 '한국의 산사'란 이름으로 묶어서 등재 신청을 한 걸까? 문화재청 김지홍 사무관은 "모두 역사성이 뛰어난 사찰이지만, 국제적으로 알릴 때는 '산사'란 개념으로 역사적 가치를 조망해서 설명하는 편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국 산사만이 가진 역사적 의미도 주효했다. 정병삼 교수는 "남방 불교에선 탁발하기 좋은 환경인 도시 근처에 절이 있고, 중국은 문화대혁명 이후 산사의 전통이 끊겼으며, 많은 승려가 집에서 출퇴근하는 일본 역시 그 의미가 많이 사라졌다"며 "산사에서 선(禪) 수행을 하는 전통은 이제 한국에만 남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
등재 신청된 '산사'를 심사한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지난 5월 '역사적 중요성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봉정사·마곡사·선암사를 제외한 4개 사찰만을 등재할 것을 세계유산위원회에 권고했었다. 이후 정부는 '7곳 모두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찰'임을 설득하는 외교적 노력을 다각적으로 기울였고, 중국·스페인·노르웨이 대표단 등이 위원회에서 우호적인 발언을 한 뒤 7개 사찰 모두 등재되는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등재된 사찰에 대해 ▲문화재 비지정 건물에 대한 관리 방안 ▲종합 정비계획 ▲관광객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것과, ▲건물 신축 시 위원회와 사전 협의할 것을 권고했다. 벌써부터 '세계유산 된 덕분에 절 경내에 화장실 하나 지으려고 해도 유네스코 허락을 받아야 하게 생겼다'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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