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7.10.13. 03:03 수정 2017.10.13. 05:08
[동아일보]
국내에서 지난달 28일 처음 발견된 붉은불개미는 독성을 지녀 사람과 동식물에게 해를 끼친다. 하지만 곤충의 세계에서는 그보다 독성이 강한 종이 많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
정부는 ‘북미에선 한 해 평균 8만 명이 붉은불개미에 쏘이고, 이 가운데 100여 명이 사망한다’는 설명을 붙이며 위험을 경고했다. 하지만 붉은불개미의 위험성이 과장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에선 붉은불개미로 인한 사망자가 매년 4명 이하라는 기록도 있다. 붉은불개미 정부합동조사단에 참여한 류동표 상지대 산림과학과 교수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물릴 경우 치명적일 수 있으나 붉은불개미의 독성은 국내에 서식하는 꿀벌, 말벌보다 약해 사망 위험은 낮다”고 말했다.
실제로 붉은불개미의 독성은 어느 정도일까. 독성은 동물에게 독을 주입한 뒤 절반이 사망에 이르는 데 필요한 독의 양을 의미하는 반수치사량(LD50)으로 평가한다. 가령 쥐 10마리 중 절반인 5마리를 죽이는 데 얼마나 많은 양의 독이 필요한지 계산하는 것으로, 양이 적을수록 치명적이다. 붉은불개미의 독으로 1kg짜리 쥐 반수를 죽이려면 마리당 8mg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붉은불개미는 300번 이상 쥐를 찔러야 한다.
붉은불개미에 쏘이면 순간적으로 불에 덴 듯한 통증을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붉은불개미가 쏘는 아픔은 다른 공격성을 가진 곤충들 중 하위권에 불과하다. 저스틴 슈밋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원은 150여 종의 각기 다른 곤충에 직접 자신의 몸을 쏘여가며 ‘슈밋 고통지수’를 제작했다. 그는 2015년 이 연구를 통해 괴짜 연구를 한 과학자에게 수여하는 ‘이그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감만항에 찾아온 붉은불개미의 공포를 키운 건 뛰어난 번식력이다. 서식환경에 따라 다르지만 붉은불개미는 하루 1500개의 알을 낳는다.
아프리카에 사는 병정개미(soldier ant)는 25일 동안 300만∼400만 개의 알을 낳는다. 하루 평균 14만 개의 알을 낳는 것이다. 반면 일생 동안 10개 미만의 알을 낳는 소산(小産) 곤충도 있다. 이파리(Hippobosca variegata)는 일생 동안 평균 4.5개의 알밖에 낳지 않는다.
한바탕 소동이 끝난 감만항은 평소로 돌아갔다. 하지만 여왕개미의 사체는 아직 발견하진 못한 만큼 여왕개미가 땅 속 어딘가에 숨어 잠들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붉은붉개미가 분포하는 다양한 국가의 유전 정보를 모아 정밀한 유입 경로를 조사할 계획이다. 붉은불개미로 의심되는 개미를 발견할 경우 농림축산검역본부 신고센터(054-912-0616)로 신고하면 된다.
권예슬 동아사이언스 기자 ys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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