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정부에서 기초연금을 받는 65세 이상 어르신의 통신비 경감을 위해 매달 1만1000원을 할인해주는 취약계층 요금할인을 위한 입법 절차에 착수했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기초연금수급자를 대상으로 월 1만1000원의 통신비를 감면해주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과 고시 개정안 입법·행정예고가 늦어도 8월초 이뤄진다.
이미 과기정통부는 유영민 장관에게 개정안 '초안'을 서면으로 보고한 상태다. 입법·행정예고 이후에는 규제개혁심사위원회,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야하고 연말쯤 공포될 예정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기초연금을 수급하는 65세 이상 국민에 대해 일괄적으로 매월 통신비의 1만1000원을 감면하겠다는 것이다. 기초연금법에 따르면 기초연금 수급 선정 기준은 배우자 없는 노인가구의 경우 월 소득인정액 119만원, 배우자가 있는 경우 월 190만4000원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정부에서 통신비를 감면받을 수 있는 사람은 장애인, 국가유공자, 차상위계층 등에 한정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는 요금감면을 적용받지 못했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국민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의 일환으로 65세 이상 어르신 월 1만1000원 감면을 발표했다. 동시에 정부는 장애인, 저소득층 등 기존에 통신비 감면 혜택을 받고 있던 취약계층에 대해서도 월 1만1000원을 추가로 감면도 추진한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전 국민의 11.3%인 584만명이 기본료 폐지 수준의 감면혜택을 받고 연간 최대 5173억원의 절감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과기정통부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제2조(보편적 역무의 내용) 3항에 10번째 내용으로 '기초연금법'에 따라 기초연금을 수급하는 사람을 요금감면 서비스 대상자로 추가한다.
아울러 '보편적역무손실보전금 산성장법 등에 관한 기준' 고시도 손볼 예정이다. 해당 고시 제4조(장애인·저소득층 등에 대한 요금감면 서비스의 감면비율)에 기초연금 수급대상자 관련 내용을 더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입법예고 이후 2주간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이통3사의 입장을 들을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취약계층 통신비 감면에 대해 이통사가 딱히 입장을 표명한 적은 없다"면서 "입법예고 이후 공식적 의견수렴 과정을 거칠때 관계부처나 사업자 등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실제 이통사들은 취약계층 요금감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요금감면 혜택을 받는 대상자가 일부에 불과한 데다가 기업의 사회적 윤리 등에 비춰볼 때 반대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저소득층 등을 위한 통신비 감면은 일종의 '복지'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 온전히 모든 부담을 떠안는 것은 과도하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상헌 SK텔레콤 CR실장은 지난 27일 진행된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취약계층 요금감면은 복지 성격의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분담해줘야 하는 부분도 있는지 고민하고 전기, 가스 같은 공공요금처럼 통신비도 균형을 이뤄야한다는 점을 정부와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광석 KT 전무도 지난 28일 "국민 통신비 부담을 경감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통신비 인하방안이 통신사 부담 중심으로 된 점은 아쉽다"며 "주파수 경매대가, 전파사용료 등 각종 기금이 국민들이 내는 통신비로 충당되는데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도 있다고 본다"고 정부의 '역할론'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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