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현 입력 2017.03.09 21:52
<앵커 멘트>
한 산골마을 주택에서 불이 나 90살 할머니가 갇혔는데요.
모두 발만 동동구를 때 한 외국인근로자가 불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할머니를 무사히 구했지만 정작 자신은 심각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류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63살 이영일 씨는 한 달 전 끔찍한 일을 당했습니다.
집에 불이 나 간신히 대피했지만 90살 어머니가 빠져나오지 못한 것!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때 누군가가 불길을 뚫고 집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주인공은 5년 전 스리랑카에서 일하러 온 39살 니말 씨.
<인터뷰> 이영일(화재 주택 주민) : "불길 속에 들어온다는 자체만 해도 용기가 대단한데 니말이 없었으면 엄마를 못 구출했지요."
할머니는 무사히 구했지만 자신은 얼굴과 폐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3주 동안 입원해야 했습니다.
치료비만 천3백만 원.
어머니 암 치료비를 벌기 위해 한국에 일하러 온 니말의 사정을 잘 아는 고용주는 소방서 직원 등과 함께 돈을 모아 치료비를 냈습니다.
<인터뷰> 정창식(고용업체 사장) : "너무 좋지요. 좋으니까 니말에게 전부 할머니들이 '아들 아들' 하고 이러니까..."
<녹취> "식구들 다 만나고 한국에 또 와요."
마을 어르신들의 보살핌이 고마워 불 속으로 뛰어들 용기가 생겼다는 니말 씨.
<인터뷰> 니말(스리랑카 출신 근로자) : "한국사람 좋은 사람 많이 있어요. 외국사람 좋은 사람들 많이 있어요."
니말 씨의 선행은 피보다 진한 이웃사촌의 정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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