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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전하는 중고 컴퓨터 아저씨★(2015.11.29.일)

세월아 ! 너만가거라

by 석천선생 2015. 12. 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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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전하는 중고 컴퓨터 아저씨★(2015.11.29.일)


 


마음을 전하는 중고 컴퓨터 아저씨

저는 중고 컴퓨터 장사를 합니다.
좋은 물건을 싸게 파는 즐거움도 있지만
,
장사꾼의 솔직한 심정은 한 푼이라도

더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사실 더 큽니다
.

얼마 전 저녁,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본인은 칠곡에 살고 있고
,
6
학년 딸아이에게 중고 컴퓨터를

사주고 싶다는 전화였습니다
.

아이와 떨어져 살고 있고 아이는

서울에서 할머니와 산다고 했습니다
.

그로부터 열흘 후,

적당한 중고가 생겼습니다.
주소지에 도착하니 허름한 새시 문 앞에

할머니 한 분이 손짓하고 있습니다.




"많이 누추해요."
한 눈에 봐도

넉넉하지 않는 살림살이들.

"우와 컴퓨터다."
마침 손녀딸이 들어옵니다.
"너 공부 잘하라고 엄마가 사준 거여.
학원 다녀와서 실컷 해. 어여 갔다 와."
아이는 들뜬 목소리로

"~" 하곤 번개처럼 사라졌습니다.

설치를 끝내고 집을 나섰는데

정류장에
그 손녀 딸아이가 서 있습니다
.


태워준다고 하니

조금 전 봤던 아저씨라
주저하지 않고 대답합니다.

"
하계 역이요
~"
눈빛이 또렷하니

참 똘똘해 보였습니다.

10분 갔을까
?
아이가 갑자기

화장실이 급하다고 합니다.



가까운 건물에 차를 세워주자,

아이는
먼저 가라며 급하게

건물 안으로 사라져버립니다.

그리곤 차를 돌리려

무심코 보조석 시트를 보는데
'
가슴이 쿵
!'
검 빨갛게 물들은

시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마 첫 생리
?
당황해 하던 아이의 얼굴이

다시금 떠올랐습니다.

시트까지 젖을 정도면

바지가 젖었다는 건데...
아이엄마에겐 마음 아파하실 것 같아

전화도 못하고
다급한 마음에 든든한 지원군,
아내에게 전화했습니다.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자,

역시나 든든합니다.
당장에 오겠다며

일사분란 하게 속옷부터 치마,
생리대며, 물티슈까지

사놓으라고 합니다.

아내 덕에 물품을 모두 챙겨

좀 전 그 건물로 돌아갔습니다
.

없으면 어쩌나 조마조마 합니다
.
이름도 모르는 아이를 찾으러

아내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

세 칸 중 닫혀있는 한 칸 앞으로가

조심스레 말을 걸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들리더랍니다
.




그때까지 혼자 울며

끙끙대고 있었던 겁니다.
다른 평범한 가정이었으면

조촐한 파티라도 할 기쁜 일인데,


아이는 당황스러운 눈물만 흘렸을걸

생각하니 콧잔등이 짠해왔습니다
.

집사람 손을 잡고 아이가 나오는데

그 짧은 순간에 아이가 겪었을 마음고생이
얼굴에 모두 묻어 나와 있더군요.

집에 가고 싶다는 아이를

집 앞에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에 아내가 물었습니다.


"컴퓨터..얼마 주고 팔았어?"
"22만원"
"계산 잘못 됐다고 10만원,

할머니 다시 드리고 와"
"
?"
단호한 아내의 눈빛
,
사실 저도 내심

마음에 걸려 하고 있던 찰나에
역시나 제 마음을 읽었나 봅니다.




계산이 잘못됐다는 둥,

잘 알지도 못할 램 값 운운하며
돈을 돌려드렸습니다.

차에 타자 집사람이

제 머리를 헝클리며,
"
역시..이 남자" 하며

저를 추켜세워줍니다.
장가 하난 정말 잘 들었습니다
.

그날 밤 11시쯤

전화 한 통이 걸려옵니다.
"
여기 칠곡인데요.

컴퓨터 구입한......."
이 첫마디 후,

계속 말을 잇지 못하셨습니다.
저도 그냥 전화기

귀에 대고만 있었습니다.

저는 중고 컴퓨터 장사를 합니다
.
좋은 물건을 싸게 파는 즐거움도 있지만
,
장사꾼의 솔직한 심정은 한 푼이라도

더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사실 더 큽니다.

그러나, 더 큰 것은 나의 조그만 배려로

내 심장이 알 수 없는 기쁨으로 꽉 차고,
저절로 콧노래가 나오는

사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내 것만 위하고,

내 것만 지켜왔다면,
지금부턴 다른 사람을 위하고
,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배려해보세요
.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오는 콧노래가

당신의 인생을 바꿔줄지도 모릅니다.

~좋은 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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