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한모(40·여)씨는 얼마 전부터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고 욱신욱신 쑤셨다.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 싶었지만 별 차도가 없어 결국 병원을 찾은 그녀는 담당의사로부터 손가락을 과도하게 사용해 생기는 '방아쇠수지' 질환이라는 설명을 들어야 했다. 설거지와 빨래 등 과다한 집안 허드렛일로 인한 것이었다. 한씨처럼 가사일이 많은 주부들에게는 이뿐 아니라 주부엘보, 흔히 오십견으로 불리는 어깨결림 등도 많이 찾아온다. 이 같은 주부 관절 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 스트레칭을 자주 하고 쌓인 스트레스를 제때 풀어주는 게 최선의 예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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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사용량이 많으면 손가락 근육의 힘줄 부위에 손상과 염증이 생기는 '방아쇠수지'에 노출될 수 있다. 이 질환은 손가락을 구부릴 때 마치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 같이 힘들고 '딸깍'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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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지지 않는 손가락, 방아쇠수지
설거지, 손빨래 등 집안일을 하다 보면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많이 움직이게 된다. 이렇게 손가락 사용량이 많으면 손가락 근육의 힘줄 부위에 손상과 염증이 생기는데, 이를 방아쇠수지라 한다.방아쇠 수지의 질환명은 '손가락 협착성 건초염'이다. 손가락을 구부릴 때 마치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같이 힘이 들고, '딸깍'하는 소리가 나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또한 손가락 뼈 앞쪽에 간혹 혹이 만져지기도 하며, 잠에서 깰 때 손가락이 완전히 펴지지 않으면 방아쇠수지를 의심해 볼 수 있다.통증이 심하고 손가락이 잘 안 펴진다면, 진통소염제를 투여해서 염증을 감소시키고 스테로이드 국소주사를 통해 통증과 건의 부종 치료가 가능하다. 방아쇠수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는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과다한 손 사용을 자제하고, 가급적이면 찬 곳에 손을 노출하지 않는 게 좋다.◆팔꿈치 안쪽이 찌릿, 주부엘보
집안일을 반복적으로 오랜 기간 해온 주부들의 경우 팔꿈치 관절의 사용량이 굉장히 많다. 이 때문에 관절에 피로가 누적된다. 이때 관절 피로를 충분히 풀어주지 않으면 관절 손상으로 이어지게 된다.주부엘보의 정확한 명칭은 '상완골 내상과염'. 이는 팔꿈치 안쪽이 뻣뻣해지는 느낌이 들거나 통증이 생기며, 팔을 접었다 폈다 하기가 어렵다. 또한 걸레를 짜거나 물건을 강하게 잡기가 힘들고, 더 심해지면 방문을 열기 위해 문고리를 돌리는 것조차 어려워진다.증상이 경미한 상태라면 얼음찜질, 약물 및 물리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통증이 심하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 피부를 작게 절개해 팔꿈치 안쪽에 생긴 염증 및 손상된 힘줄 조직을 제거하고 힘줄이 부착되는 '내상과'라는 뼈 부위에 미세한 구멍을 여러 개 내어 손상된 조직의 치유를 유도하는 방법이다.분당척병원 박종석 원장은 "주부들이 집안일을 할 때 중간중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평소 꾸준한 스트레칭 및 근력강화 운동을 통해 뭉친 근육과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며 "주부엘보의 경우 생활에서 주의하지 않으면 치료 후에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평소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근육량 적은 여성, 어깨 관절 퇴행성 변화 '오십견'흔히 오십견으로 얘기되는 '유착성 관절낭염'은 어깨관절 주위에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어깨 근육이 점점 굳어가기 시작하면서 어깨를 의지대로 움직이기 힘들어지게 되는 질환이다. 오십견이란 50대에 많이 나타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지만 최근에는 30∼40대 비교적 젊은 층에서도 많이 나타난다.주로 어깨 관절 주위 연부 조직의 퇴행성 변화에 의한 것이 원인이며, 남성보다는 여성의 발병률이 2배 이상 높다. 이는 반복적인 가사노동과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오십견이 심해지면 혼자서 옷을 입고 벗는 것도 힘들 뿐만 아니라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많이 받게 된다. 오십견은 뚜렷한 치료법은 없고 아프더라도 꾸준히 어깨 운동을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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