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개조 한다더니… F-15SE 그대로 입찰

大韓民國 國土防衛

by 석천선생 2013. 9. 13. 15:02

본문

개조 한다더니… F-15SE 그대로 입찰

광고
광고
미국 보잉이 차기전투기(F-X) 3차 사업의 최종후보로 제안한 F-15SE가 한국 군 당국이 비행테스트한 기체와 달라 후보 자격 논란이 일고 있다. F-15SE는 역대 공군참모총장들이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낸 건의문에서 “1970년대 제작된 구형 전투기를 기본모델로 개조 개발되는 데다 아직 생산된 적이 없는 ‘설계상의 항공기’”라며 사실상 반대하고 있는 기종이다. 이에 따라 차기전투기 60대를 도입하는 F-X 3차 사업은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13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F-15 꼬리날개를 15도 정도 눕힌 개조 기체를 제안한 F-15SE는 2012년 8월 미국과 이스라엘 현지에서 시뮬레이터로 진행된 평가에서 꼬리날개를 눕힌 개조 기체 데이터로 비행테스트를 받았다. 군 운용적합성 평가는 임무별 수행적합성(88개 항목), 장비별 운용적합성(155개 항목) 등 243개 항목으로 데모비행과 비행테스트를 통해 평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보잉은 최종입찰을 앞두고 F-15SE의 꼬리날개 개조를 하지 않은 기종을 옵션으로 제안했다. 가격을 사업비에 맞추기 위해 당초 제안과 다른 기종을 제안한 것이다. 결국 비행테스트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기종을 제안한 셈이 됐다.

이에 따라 당국은 현지평가에서 비행테스트를 받은 기종과 다른 기종이 최종기종으로 제안, 선정될 경우 심각한 불공정 행위라는 점을 새롭게 인식하고 사업 재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보잉측 관계자는 “시뮬레이터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것은 F-15SE뿐 아니라 록히드마틴과 유로파이터 역시 F-35A와 유로파이터 타이푼T3B 등 3개 기종이 모두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한호 예비역 대장 등 역대 공군참모총장 15명이 청와대와 국방부, 국회 국방위원회 등에 스텔스기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건의문을 전달해 F-X 3차 사업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역대 공군참모총장들은 지난 8월 29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낸 ‘국가안보를 위한 진언’이라는 제목의 건의문에서 “총사업비를 8조3000억 원으로 묶어 놓고 기종을 선정하는 것은 문제”라며 “단순히 가격 기준으로만 평가하지 말고 수명주기비용, 임무수행능력, 군 운용적합성, 경제적·기술적 편익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의문에 서명한 이한호 전 공군참모총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예산상의 이유로 스텔스기를 배제한 채 사업이 진행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청와대와 국방부에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며 건의문 작성 배경을 설명했다.

이 전 총장은 “북한은 핵과 장거리미사일 등 다양한 비대칭전력을 확보했지만 한국군은 뚜렷한 대응수단이 없다”며 “스텔스기는 북한의 조밀한 방공망을 파고들어 폭격을 가할 수 있어 확실한 핵 억제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장은 또 “F-15는 제작된 지 40년이 넘었고, 이를 기본모델로 한 F-15SE는 아직 생산된 적도 없어 많은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군 관계자는 “사업 초기부터 공군은 스텔스기를 원했지만 예산상의 이유로 선정되지 못할 상황”이라며 “선배들의 건의문 안에는 현역들이 말하고 싶었던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두고 예비역 장성들의 의견 제시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크다. 국방부의 한 영관급 장교는 “군 내에서는 예비역 장성들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며 “이와 같은 특정 기종에 대한 반대 의견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제대로 진행될 사업이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강우·정철순 기자 hangang@munhwa.com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