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이나 전립선암 등을 치료하기 위해 로봇수술을 받을 경우 대학병원별로 비용이 최대 3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진단은 2.6배, 치과 임플란트 비용은 4.6배나 차이가 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0일부터 MRI 진단료와 치과임플란트료, 다빈치 로봇수술료, 양수염색체검사료 등 총 4개 항목의 진료비를 홈페이지(www.hira.or.kr)에 공개한다고 9일 밝혔다. 공개 대상 기관은 43개 상급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이 운영하는 치과병원 8곳이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MRI 진단료를 가장 비싸게 책정한 병원은 서울성모병원이다. 이 병원은 뇌, 목, 허리 부위의 MRI진단 시 각각 77만원의 진료비를 받는다. 부산에 위치한 고신대 복음병원의 뇌 MRI 진단비용(37만8000원)보다 두 배 이상 비싸고 서울 경희대학교병원(50만500원)에 비해서도 50% 이상 높다.
갑상선암과 전립선암 치료에 활용되는 '다빈치 로봇수술'에서 최고 가격을 기록한 병원은 아주대병원으로 1500만원에 달한다. 이대목동병원과 한양대병원, 전북대병원 등이 500만원인 데 비해 3배나 높다. 로봇수술료는 '빅5 병원'(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 사이에서도 큰 가격 차이를 보였다. 갑상선암을 다빈치 로봇을 이용해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경우 1300만원이 들지만 서울성모병원에서는 절반 수준인 649만원만 내면 된다.
임플란트 비용은 많게는 4.6배까지 차이가 났다.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대 치과병원의 임플란트 비용은 치아 1개당 458만2630원인 반면 빅5에서 가장 가격이 저렴한 서울성모병원은 개당 200만원을 받았다. 원주세브란스병원의 치아 1개당 임플란트 비용은 100만원이다.
병원 측은 진료 시설과 수준의 차이가 분명하게 존재하는데, 이를 도외시하고 비용만 공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불만을 쏟아낸다. 하지만 심평원 측은 환자의 알 권리를 위해 비급여 진료비를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고수했다.
비급여 항목은 건강보험이 적용돼 어느 병원이나 진료비가 같은 급여항목과는 다르게 시장논리가 적용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가격이 공개되면서 지나치게 비싸게 받는 병원들의 경우 어느 정도 가격을 조정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실제 올해 초 상급병실료 차액이 48만원으로 가장 높았던 삼성서울병원은 현재 44만5000원으로 진료비를 소폭 내렸다.
[이새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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