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09.20 03:01 | 수정 : 2011.09.20 10:45
한국공군, 첫 공중급유 훈련… 美급유기 투입, 조종사 16명 교육받아
고난도 기술 필요 - 급유기 후미에 엎드린 조작사, 창문 보며 급유장치 컨트롤
불과 15m거리서 5분간 주유… 자칫 실수땐 큰 사고로 이어져
공군 관계자는 19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嘉手納) 주일미군기지에서 출동한 미군 KC-135 공중급유기를 활용한 공중급유 훈련이 서해 상공에서 실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훈련에서 한국 F-15K와 F-16·KF-16 조종사 각각 8명 등 16명이 미 공군 교관 조종사 9명과 함께 주·야간 2회씩 공중급유 비행을 해 공중급유 자격을 얻게 된다"며 "앞으로 6개월마다 공중급유 훈련을 실시해 조종사의 자격을 유지하도록 하고 내년부터는 매년 16명씩 신규 자격자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5분 안에 공중급유 실시해야
공중급유는 고속으로 날아가는 항공기들 간에 기름을 주고받는 것이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을 요구한다. 작은 실수나 오작동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16일 서해상에서 실시된 첫 훈련에서 미 KC-135 공중급유기와 공군 F-15K는 붐(Boom)이라 불리는 급유 파이프를 F-15K의 수유구(受油口)에 꽂은 채 시속 700여km의 고속으로 비행했다. 급유기의 붐과 F-15K 수유구가 붙어 있었던 시간은 약 5분. 급유기와 F-15K 간 거리는 15m, 급유기와 F-15K 간 고도 차이는 5m에 불과했다. KC-135 급유기는 최대 승용차 1000여대분의 기름을 실을 수 있어 '날아다니는 주유소'로도 불린다.
이날 훈련은 F-15K가 KC-135 후미의 붐에 접근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지정된 구역에 F-15K가 들어서자 급유기 후미에서 붐을 움직이는 조작사(Boom Operator)가 급유기 바닥의 유리창을 통해 스틱으로 붐을 움직여 F-15K 수유구 입구에 갖다댔다. 컴퓨터로 풍향, 풍속, 두 항공기의 자세 등을 계산해 자동으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조작사가 눈으로 봐가며 맞추는 것이 공중급유에서 요구되는 가장 고난도 훈련이다. 붐과 F-15K 수유구가 맞춰지자 전기 신호가 자동으로 잠금장치(Lock)를 작동했고, 이어 급유가 시작됐다. F-15K 조종사는 붐이 수유구에서 빠지지 않도록 급유기의 움직임에 맞춰 세밀하게 전투기 자세를 조종했다. 급유가 끝난 뒤 붐 조작사가 잠금장치를 풀어 붐을 회수하는 것으로 급유훈련은 끝났다.
이날 훈련에 참가했던 공군 제11전투비행단 소속 F-15K 조종사인 명대성 소령은 "그냥 수평으로만 비행하는 것이 아니라 급유기가 선회를 하면 똑같이 따라서 선회를 해야 했기 때문에 예상보다 힘들었다"고 말했다.
◆세계 30여 개국이 공중급유기 보유
공중급유기는 전투기 출격률을 2배로 높이고 무장 탑재량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공중급유기 1대는 전투기 22대와 맞먹는 전투력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수송기로도 사용될 수 있어 미국·러시아·중국·영국 등 군사강국은 물론 모로코·칠레 등 공중급유기 보유국은 30여 개국에 달한다.
공군은 당초 1조4000억원의 예산으로 2017년까지 공중급유기 4대를 도입하려 했으나 예산이 전액 삭감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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