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구속기소)씨가 “윤석열이는 내가 가지고 있는 카드면 죽어”라고 발언한 녹취록 내용이 공개되면서 정치권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그간 녹취록 내용을 근거로 “대장동 몸통인 이재명을 수사하라”고 촉구했던 국민의힘은 이번엔 “엄정한 수사를 두려워하는 공범들에게 김씨가 허풍을 떤 것에 불과하다”며 녹취록 신빙성을 깎아내렸다.
3일 <한겨레>취재를 종합하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김씨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사이에서 오고 간 대화 내용 중 “윤석열”이 언급된 이유와 맥락 등을 수사하고 있다.
앞서 <한국일보>와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티브이(TV)>가 공개한 2020년 10월26일치 ‘정영학 녹취록’에는 김만배씨와 정영학 회계사가 “윤석열”을 두고 대화를 나누는 대목이 나온다.
정 회계사가 김씨에게 “참, 정신이 없지 않으셨나요? 윤석열 특검부터 해갖고. 특검이 아니라, 그 국감”이라고 말하자, 김씨는 “윤석열이는 형(김만배)이 가지고 있는 카드면 죽어. 지금은 아니지만. 근데 형은 그 계통에 안 나서려고 그래. 무슨 말인지 알지?”라고 말한다.
정 회계사가 언급한 “국감”은 두 사람 대화가 이뤄지기 나흘 전에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대권 후보로 거론된다’는 질문에 “퇴임하고 나면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그런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냐”고 재차 묻자 “그건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현직 검찰총장이 정치에 뜻을 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김씨가 갑자기 “윤석열 죽일 카드”를 언급한 배경에는 윤 후보의 이런 발언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윤 후보는 국정감사 5개월 뒤 사실상 대선 출마 뜻을 밝히며 검찰총장직에서 중도 사퇴했다.
지난해 윤 후보는 그의 부친이 김만배씨 누나와 부동산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나오자 “김씨를 알지만 개인적인 친분은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2019년 4월 김씨의 누나는 윤 후보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급매물로 내놓은 서울 연희동 단독주택을 19억원에 사들였다. 김씨와 정 회계사 대화에서 ‘윤석열 카드’ 발언이 나오기 1년6개월 전이다. 당시 윤 후보는 서울중앙지검장이었고, 김씨는 <머니투데이> 법조 담당 기자였다.
이로 인해 여권을 중심으로 김씨가 차기 검찰총장으로 거론되는 윤 후보를 보고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오래된 단독 주택을 누나 명의로 사들인 게 아니냐는 뇌물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윤 후보쪽은 “매수자가 누군지도 몰랐다”고 반박했지만, 국민의힘 쪽에서도 “로또 당첨만큼 어려운 우연의 일치”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씨가 언급한 ‘카드’가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을 의미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2011년 대검 중수부가 부산저축은행 비리 의혹을 수사할 당시, 대장동 민간사업자에게 1155억원의 불법 대출을 알선한 조아무개씨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당시 이 수사 주임검사는 윤 후보였고, 조씨의 변호인은 윤 후보와 친분이 두터운 박영수 전 특검이었다. 조씨에게 박 전 특검을 변호인으로 소개시켜 준 건 김만배씨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는 김만배와 어떤 친분이나 관계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김만배씨 쪽은 ‘50억원 클럽 의혹’ 등에 대한 해명 때와 마찬가지로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 “그런 말을 했다면 일부러 과장한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공보검사는 “어떤 것이라도 녹취록에 나온 내용 중 의혹이 될 만한 부분은 수사팀에서 확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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