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K-9 자주포의 이집트 수출이 10여년 만에 최종 확정됐다. 계약금액은 2조원 이상으로, K-9 자주포 수출 역대 최대 규모다.
방위사업청은 1일(현지시간) 한화디펜스가 이집트 국방부와 양국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지 포병회관에서 K-9 자주포 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출은 아시아·유럽·오세아니아 지역에 이어 아프리카 지역 최초로 성사됐다. 이집트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9번째 국가가 됐다.
이번 수출은 이집트 국방부와 10여년이 넘는 장기간 협상을 통해 계약이 이뤄졌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지난해부터 청와대 안보실을 ‘콘트롤 타워’로 범정부 협업이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면서 협상에 속도가 붙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8월 이집트를 방문해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을 예방하고 K-9 자주포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이집트 육군 관계자가 K-9 사격시범을 참관하기 위해 방한했을 때는 운영부대 및 정비부대 방문 등을 위해 육군이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은 지난해와 올해에만 이집트에 다섯 차례 방문해 한국산 무기체계의 우수성을 홍보했다.
강은호 방위사업청장이 1일 이집트 카이로 포병회관에서 K한-이집트 MOU 및 K9 자주포 수출계약 체결에 앞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이집트 순방 기간 중 계약 관련 소식이 없어 일부에서는 K-9 자주포 수출계약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 귀국 후에도 업체와 정부 대표단 중 일부가 현지에 남아 협상을 이어갔고, 우리 측에서 추가 양보 없이 제시한 최종안을 이집트 측에서 최종 수용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한국산 무기체계의 우수성을 문 대통령이 직접 이집트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최종 선택할 수 있도록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며 “한국과 이집트 양국 정상 간 신뢰관계는 향후 K-9 자주포 외에도 국방·방산 분야에서 지속해서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1일(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포병회관에서 열린 K-9 자주포 수출계약식에서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왼쪽 아래)와 이집트 국방부 전력국장(오른쪽 두 번째)이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강은호 방위사업청장과 이집트 국방부 부장관은 한-이집트 국방연구개발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강 청장은 “K-9 자주포 무기체계는 자체의 우수성이 월등하며 가격 대비 성능에서 최고 수준”이라며 “더불어 단순히 무기체계를 사고파는 관계를 넘어 기술협력, 현지화 생산 협력 및 범정부적 협력까지 같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이룬 성과다. 한국과 이집트가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서 양국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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