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찬 입력 2021. 12. 19. 06:01 수정 2021. 12. 19. 14:00 댓글 89개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고위력 탄도미사일이 지난 9월 15일 시험장에서 가상 표적을 향해 발사되고 있다. ADD 제공
항공모함 랴오닝호와 산둥호는 지난해 서해에서 약 20차례에 걸쳐 훈련을 실시했고, 초계기와 경비함 등도 서해 해상 경계인 동경 123~124도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중국 함정의 출현 빈도도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중국 군함이 배타적경제수역(EEZ) 잠정 등거리선을 넘어 한반도 인근에 출현한 횟수는 910여 회에 달한다.
중국 해군의 한반도 ‘동진’에 맞서 한국 해군도 함정을 출동시켜 맞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서해 북방한계선(NLL) 경계 등으로 중국의 움직임을 견제하는데 한계가 있다.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중국의 서해 영향력 확대에 맞설 비대칭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항모 킬러’ DF-21D 대함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한국형 항모 킬러’가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군의 ‘항모 킬러’ DF-21D가 베이징 톈안먼 광장을 행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 김진표·김병주 의원 주최로 열린 ‘우주개발 진흥법, 작전영역으로서의 우주’ 세미나에서 서해 내 중국 해군의 활동을 견제할 방안을 제시했다.
핵심은 위성과 대함탄도미사일(ASBM)의 결합이다. 중국 해군과 해상경비대 함정이 대형화되는 등 위협이 커지고 있지만, 지구 곡률(지구의 굽은 선이나 면의 굽은 정도)로 탐지가 제한된다. 날씨 등의 변화로 24시간 감시가 어렵고, 중국 함정에 접근하는 것도 쉽지 않다.
2020년대 실용화될 군 감시정찰위성 체계인 425위성들이 지구궤도를 돌며 임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담은 상상도. 세계일보 자료사진
우선 광학 장비 또는 구름 밑 표적 탐지가 가능한 합성개구레이더(SAR)나 전파 등 신호정보 수집이 가능한 다수의 저궤도 감시정찰위성을 종류별로 한반도 상공에 배치한다. 이와 함께 실시간 정보 전달 기능을 갖춘 저궤도 통신위성을 띄운다.
유사시 서해에서 해상 충돌이 발생했을 때, 감시정찰위성은 서해상을 항해하는 적성국 대형함정을 포착하고 추적한다. 위성에서 수집한 정보는 통신위성의 데이터링크를 통해 지상이나 해상의 함정에 전달된다.
위성이 제공한 표적 정보를 토대로 지상 또는 해상에서 대함탄도미사일(ASBM)을 발사, 해당 표적을 정밀타격한다. 중국이 미 항모전단의 연안 접근을 막기 위해 DF-21D 등으로 구성한 반접근거부전략(A2/D2)과 유사하다.
다만 중국의 A2/D2 전략을 축소한 형태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수백㎞ 수준의 단거리 탄도미사일로도 한반도 주변 해역 대부분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사거리는 중국보다 짧지만, 그만큼 표적에 도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축된다. 신속한 공격이 가능한 셈이다.
군 소식통은 “(미사일이) 500㎞만 날아가도 서해에서 중국이 제대로 움직일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한국군의 현무-2 탄도미사일이 가장 표적을 향해 발사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특히 현무-2 계열 중 현무-2B는 사거리가 500㎞로 오랜 기간 운용해 기술적 신뢰도도 높고, 풀업 기동(비행 후반 고도를 다시 올리는 것) 능력도 있다. 해상 표적을 정확히 포착할 탐색기만 갖추면, 비행 종말 단계에서 활공하며 표적을 찾아낸 뒤 타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ADD가 개발을 주관하는 밀리미터파 Ka밴드 복합모드 탐색기 기술이 주목된다. 능동, 수동모드를 모두 갖춘 복합모드 탐색기는 해상 표적과 바다의 온도 차를 이용해 표적의 모양을 확인하고 정보를 수신한다.
탐색기가 장착된 대함 탄도미사일은 고도 30㎞ 상공에서 복합모드 탐색기 능동 모드로 표적을 찾는다. 종말 단계에서는 수동, 능동 모드를 함께 가동해 해상 표적을 탐지, 공격한다.
각종 전자장비와 엔진을 가동하면서 내뿜는 열은 차가운 바다 온도와 뚜렷이 구분된다. 이를 활용하면 표적의 대략적인 형태를 스캔하듯 파악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정찰위성이 지구궤도에서 지상 감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대함 탄도미사일은 냉전 시절 구소련이 구상했던 전략 무기다. 음속의 5배가 넘는 속도로 낙하하는 탄도미사일은 SM-2를 비롯한 요격체계로 저지하기가 어렵다.
다만 바다를 항해하는 항공모함을 비롯한 해상 표적을 탄도미사일이 정확히 타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과거에서는 ‘군함은 비행기보다 느리므로 처음 포착된 위치에서 멀리 가지 못한다’는 전제 하에 대함 탄도미사일 운용 전략을 세웠지만, 정확도가 낮아 단순한 위협 외에 전술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대함 탄도미사일은 정확한 위치와 이동 경로를 파악해야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위성이나 정찰기 등 감시정찰자산과 실시간 정보교환 및 지휘통제 체계가 필수인 이유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고위력 탄도미사일이 지상 표적에 정확히 명중하고 있다. ADD 제공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은 바다의 상태에 따라 탐지율이 달라진다. 바다에서 반사되는 클러터(원치 않은 전파 신호) 때문이다.
구소련이 1970년대에서 1980년대에 걸쳐 운용한 로사트(RORSAT) 레이더 해양감시위성의 경우 바다가 잔잔하면 수면 위의 군함에서 반사된 전파가 위성에 수신되지만, 파도가 거칠면 군함은 물론 파도에서 반사된 클러터까지 위성에 전달됐다. 기지에 정박한 군함은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있지만, 북대서양이나 북극해처럼 거친 바다 한복판에서는 탐지에 제약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저궤도에서 활동하는 신호정보 위성은 광학, 레이더 위성의 한계를 보완해줄 수 있다. 현대 군함은 레이더를 비롯해 다양한 종류의 전자장비를 탑재한다. 그만큼 발산되는 전파도 많다.
한국군 통신위성인 아나시스-2를 탑재한 로켓이 발사 전 발사대에서 대기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미 미사일지침이 종료된 직후 ADD를 중심으로 고체 연료 추진 발사체를 이용한 군사위성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초소형 위성과 더불어 조기경보위성, 초저궤도 광학위성 개발 등이 거론되는 모양새다.
다양한 종류의 신호정보를 수집하는 지상 기지에 설치된 안테나. 세계일보 자료사진이를 위해서는 우주 ‘정책’에 초점이 맞춰진 국방부 내 우주력 건설 주체를 ‘전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군사위성도 군 전력의 일부이므로 방위사업청과 ADD,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 등이 국방 우주력 건설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육군과 공군이 구상하는 우주전력의 차이점을 조정하고 융합해 합동성에 기반한 우주력 구축을 서둘러 새로운 비대칭전력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무적의 창' 한국형 극초음속 무기, 마하 5 속도 飛上 준비 (0) | 2021.12.26 |
---|---|
요즘 대한민국 군사력이 일취월장 하는이유(모셔온글 입니다) (0) | 2021.12.25 |
北 해안포 족집게 공격하는 미사일 '스파이크'NLOS (0) | 2021.12.12 |
"북핵 위협은 현실"..北남침 대비한 '전시 프로토콜' 바뀐다 [송영찬의 디플로마티크] (0) | 2021.12.05 |
방사청, KF-21·국산 무인전투기 편대비행 CG영상 공개 (0) | 2021.11.14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