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측 "3~5차 토론회 때 지지자가 써줘..역술적 의미 없다" 항변
洪 "대선이 주술"·劉 "도대체 무슨 생각"..與 "최순실 떠올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TV토론회 화면 갈무리. © 뉴스1
(서울·부산=뉴스1) 박기범 기자,이철 기자,윤다혜 기자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손에 '임금 왕(王)'으로 보이는 문자가 적힌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지지자들이 격려의 의미로 적은 것이라며 논란 진화에 나섰지만,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이번 논란을 두고 '무속인 개입설', '최순실의 오방색' 등 각종 의혹과 함께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TV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의 왼쪽 손바닥 가운데에는 '왕(王)'으로 보이는 글씨가 작게 쓰여 있다. 이 글씨는 윤 전 총장이 상대 후보의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손바닥을 여러 차례 들 때 노출됐다.
윤 전 총장 캠프 측은 2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동네 이웃인 열성 지지자들이 윤 전 총장이 외출할 때마다 응원을 해준다. 이분들이 3·4·5차 토론회 때 손바닥에 지지 차원에서 '왕(王)'을 써줬다"며 "5차 토론회를 앞두고는 평소보다 크게 그려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5차 토론회를 가는 길에 지우려고 했는데 잘 지워지지 않아 그대로 토론회에 참석했다"며 "윤 전 총장이 토론회에서 손을 많이 쓰는 것을 알고 있다.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지우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 측은 그러면서 일부에서 '역술적인 의미'가 담긴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는 점에 대해 "매직으로 손바닥에 글씨를 남기는 것이 어떤 역술적 효과가 있겠느냐"며 "오히려 역술적 의미가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남은 토론회에서도 지지자들이 손바닥에 응원 메시지를 남겨줄 경우, 굳이 지우지 않고 그대로 토론회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 전 총장 측은 해프닝이라는 입장이지만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윤 전 총장 손바닥을 캡처한 사진이 확산하고 있다.
윤 전 총장과 경선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기 싫은 곳을 가거나 말발이 딸릴 때 왼손바닥에 '王자'를 새기고 가면 극복이 된다는 무속신앙이 있다고 한다"며 "무슨 대선이 주술(呪術) 대선으로 가고 있습니까. 참으로 어이없는 일들만 벌어지고 있다"고 힐난했다.
홍 의원은 또 "김종인 위원장을 만날 때도 무속인을 데리고 갔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다음 토론 때는 무슨 부적을 몸에 차고 나오시겠습니까"라며 "안타깝다"고 했다.
또 다른 당내 경쟁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전 국민에게 공개되는 TV토론에서 그런 모습을 연이어 보인 것입니까"라며 "도대체 누구의 말을 듣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는지 국민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천국과 지옥을 운운하며 사이비 종교 지도자 같이 구는 여당 후보, 과거 오방색 타령하던 최순실 같은 사람과 윤 후보님은 무엇이 다릅니까"라며 "손바닥에 글자 하나 쓴다고 사람이, 우리 당이, 대한민국이 과연 달라질 수 있습니까"라고 비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국제여객선터미널 켄벤션 센터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10.2/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여권에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순회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대통령을 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주술에 의거해 한 것인지 왕(王)자를 부적처럼 들고나오는 황당한 상황"이라며 "손바닥에 왕(王)자를 새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러다 최순실 시대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경선 후보는 이날 경선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참 말씀드리기가 그렇다"면서도 "최순실씨 생각이 나서 웃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인터넷) 댓글 중에 (윤 전 총장의 손바닥 그림이) '무당층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있다"며 "'이게 무당층이랑 무슨 상관이 있나'라고 생각했는데 '무당'층이었다. (윤 전 총장이) 답답해서 그랬겠지만 안 보이는 곳에다 새기지 그랬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용진 경선 후보 또한 "윤 후보가 손바닥에 왕(王)자를 써넣고 방송토론을 해서 장안의 화제"라며 "영화배우처럼 멋진 몸매를 가지고 싶은 청소년 시절 배에 왕자를 그려 넣는 경우는 봤지만 자기 손바닥에 왕자를 그려넣는 경우는 난생 처음"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보다 웃긴 건 우리는 지금 대통령이라는 나라의 최고 책임 공무원을 뽑는 중이지, 왕을 뽑는 게 아니다"라며 "대통령을 왕인 줄 아는 사람이 1위를 하고 있는 야당의 처지도 좀 안됐다"고 비꼬았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정운영을 전문가에게 묻지 않고, 무속인과 상의해서 결정하지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며 "한편으로는 얼마나 준비가 안 됐으면 매번 무속신앙에 의존했을까 측은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손바닥에 왕자 쓰면 왕이 되나?"라며 "차라리 왕자 복근을 만드시라. 이렇게 노력했다고"라고 했고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도 "점 보기 좋아하는 어부인 말씀대로 한겨?"라고 언급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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