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폭 드론'이 서울 하늘에 떳다..재밍건으로 1분 만에 무력화

'자폭 드론'이 서울 하늘에 떴다..재밍건으로 1분 만에 무력화

임소연 기자 입력 2021. 06. 30. 06:05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드론테러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유관기관 합동 대테러훈련에서 관계자가 재밍건을 시연하고 있다/뉴시스

"미승인 드론, 종합운동장으로 접근 중입니다."

 

지난 29일 잠실 종합운동장 주차장 상공에 '윙윙' 소리를 내는 검은색 드론 3대가 나타나자 곧바로 경찰특공대 무전이 울렸다. 재밍 건(Jamming Gun)과 산탄총 등으로 무장한 특공대원들은 사이렌을 울리는 특공대 차량을 타고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차량 위에 올라 선 무장특공대원 두 명은 박격포 모양의 총으로 드론을 겨냥했다. GPS 전파수신을 방해하는 '재밍건'이다. 드론은 곧장 아래로 떨어졌다.

 

드론을 발견하고 추락시키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분이다. 실제상황은 아니다. 경찰특공대와 수도방위사령부, 서울소방재난본부 등이 함께한 대테러 합동훈련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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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폭 드론'의 등장 …탐지견이 폭발물 찾고, 특공대원이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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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특공대 화생방팀, 환경청, 119특구단이 2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드론테러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유관기관 합동 대테러훈련을 하고 있다/뉴시스

서울경찰청은 전날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서문주차장에서 한강유역환경청, 수도방위사령부, 서울소방재난본부, 한세대 등과 드론을 이용한 복합 테러 상황을 가정해 합동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은 드론을 이용한 폭발물 테러와 화학테러, 인질테러 등 3가지 시나리오로 이뤄졌다. 훈련에는 수색용 드론과 재밍 건, 연막탄, 각종 방호복과 장비 등이 등장했다.

 

가장 먼저 자폭드론이 잠실운동장에서 폭발음을 내며 빨간 연기를 뿜어내자 순찰차와 112 타격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현장에 도착한 인력은 현장을 통제하고 지휘본부를 설치해 부상자 주위로 폴리스라인을 둘렀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해 피해자를 응급후송했고 소방대는 화재를 진압했다.

 

이후 약 40㎏ 무게의 방폭복을 입은 경찰특공대원 폭발물처리반(EOD)이 도착했고 탐지견이 테러범이 버리고 간 차량에서 잔여 폭발물을 발견했다. 특공대원이 물사출분쇄기를 쏴 폭발물을 제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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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뿜어낸 '겨자소스' 화학테러 대응…'수색드론'으로 용의자 정보 입수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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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서문주차장에서 서울경찰청과 민,관,군 6개 기관이 참여한 ‘드론테러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테러 훈련'이 실시됐다/사진=임소연 기자

화학테러 상황을 가정한 훈련도 이어졌다. 미승인 드론에서 피부에 닿을 때 수포를 일으키는 '겨자소스'가 방출되자 한강유역환경청 대응팀과 경찰특공대, 소방 특수구조단, 수도방위사령부 화생방대대(CBR)가 교대로 현장에 투입돼 화학물질을 정찰·탐지했다.

 

드론 낙하지점을 진공상태로 보존하고 112대 타격대가 보호복을 입고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주변 시민과 차량을 통제하는 모의 상황을 연출했다.

 

또 주변일대에 "화생방 테러 의심 상황이 발생했으니 안내에 따라 신속히 대피하라"는 상황 정보를 전파했다.

 

주황색, 노랑색 등 눈에 띄는 방폭복을 입은 대원들은 탐지장비를 들고 폴리스라인 안으로 들어가 테러 원점을 조사했다.

 

이들은 환경검체를 채취하고, 광학분석기법으로 5㎞ 내 화학물질을 식별할 수 있다. 또 장비를 통해 수초 내에 유독화학물질을 탐지해 대응한다.

 

원점을 탐지한 대원들은 제독 과정을 거쳐 본부로 돌아왔다. 이후 수방사 제독차량이 현장으로 들어와 원점을 제독했다.

 

인질테러 모의 상황에선 경찰이 수색드론을 띄워 건물 내외부를 수색하고 용의자와 인질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 지휘본부에서 드론을 통해 현장상황을 지켜보며 특공대 전술팀의 진입을 지휘했다.

 

특공대는 모조 총을 쏘는 테러범들을 제압하고 인질을 구출해 호송 차량에 태워 현장을 빠져나갔다.

 

경찰 관계자는 "국제적으로 드론을 활용한 신종 테러 위험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미승인 드론에 대한 신고가 늘어나는 등 국가안보 위협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에 대한 경각심을 제공하고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숙고하는 등 발생가능한 테러상황을 가정해 관계기관 협력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