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원 군사전문기자 입력 2021. 03. 16. 07:00 수정 2021. 03. 16. 07:05 댓
다음달 출고식을 앞두고 있는 첫 국산전투기 KF-X(한국형전투기) 시제 1호기의 최종 조립 모습이 최근 공개돼 관심을 끌었는데요, KF-X는 총 사업비가 18조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무기사업으로 불립니다.
KF-X는 첫 국산전투기라는 상징적인 의미외에 각종 미사일 등 국산 무장들을 우리 마음대로 개발해 장착할 수 있다는 실질적인 의미도 있는데요, 오늘은 이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우선 KF-X 기본 사항에 대해 알아보지요. KF-X는 KF-16 이상의 성능을 갖는 중간급 전투기로, 4세대 전투기지만 일부 5세대 스텔스기 성능을 갖고 있어 4.5세대 전투기로 평가되는데요, 특히 외형은 레이더 반사를 작게 하는 스텔스 형상으로 만들어져 세계 최강 스텔스기인 미 F-22 ‘랩터’와 비슷해 ‘베이비 랩터’로 불립니다.
길이 16.9m, 높이 4.7m로 미 F-16은 물론 F-35 스텔스기보다 크고 F-15 및 F-22보다는 작지요. 최대 탑재량은 7700㎏, 최대 속도는 마하 1.81, 항속거리는 2900㎞입니다. 오는 2026년까지 공대공 전투 능력 위주인 ‘블록1’ 개발에 8조1000억원, 2026∼2028년 공대지 능력을 주로 개발하는 ‘블록2’에 7000억원 등 개발비만 8조8000억원이 들어가고요, 총 120대 양산비용까지 포함하면 총 사업비는 18조원에 달합니다.
KF-X는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적인 국산 전투기라는 의미외에 다른 큰 의미도 갖고 있는데요, 바로 각종 미사일과 폭탄 등 국산 무장을 우리 마음대로 장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는 우리가 국산 미사일을 만들어도 이를 미국에서 수입한 F-15K,F-35 전투기 등에 장착하려면 수백억원 이상의 엄청난 체계통합(인티 연동)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우리 미사일의 비밀(소스코드 등)을 미측에 제공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는데요, 이제 국산 전투기를 개발함으로써 이런 비용 등을 지불할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KF-X에는 여러 국산 ‘독침무기’들이 장착될 예정입니다. ‘독침무기'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은 물론 중.러.일 등 주변강국의 잠재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고슴도치의 가시와 같은 무기를 일컫는 말입니다.
대표적인 국산 ‘독침무기’들은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극초음속 미사일, 그리고 상승 단계 미사일 요격미사일 등이 꼽힙니다.
국산 초음속 공대함 미사일은 유사시 전투기에서 발사돼 중·러 등 주변강국의 항공모함과 수상 함정 등을 격침할 수 있는 무기입니다.
마하 2.5(음속의 2.5배) 이상의 초고속으로 비행하고, 수면 위로 낮게 날아갈 수 있어 요격이 어렵습니다. 2020년대 말쯤까지 개발이 완료될 예정으로 직경은 400여mm, 사거리는 250㎞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지난해 8월 정경두 국방장관이 국방과학연구소(ADD) 창립 50주년 기념식장에서 개발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해 공식화됐는데요, 마하 5 이상의 초고속으로 비행해 서울에서 평양 상공까지1분 15초만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현재로선 미·러·중 등 군사 초강국들도 요격 수단이 없는 상태이지요.
국방과학연구소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발사 직후 상승단계에서 KF-X에서 발사한 고속 미사일(요격탄)로 요격하는 무기도 개발중입니다.
현재 우리 군의 미사일 방어망은 패트리엇 PAC-3 미사일과 천궁2 개량형 미사일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이들은 북 미사일이 우리 땅에 떨어지기 전 마지막 단계에서 요격토록 돼있어 요격에 성공해도 파편이 우리 땅에 떨어질 수 있고 요격시간이 매우 짧아 실패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 미사일을 상승 단계에서 요격하면 미사일 파편이 우리 땅에 떨어져 생기는 피해를 예방할 수 있게 되지요. 국방과학연구소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요격 개념도에 따르면 한국형 중고도 무인기 등이 발사된 북 탄도미사일을 탐지, 요격탄(요격미사일)을 탑재한 KF-X에 표적정보를 보내면 요격탄을 발사, 미사일 상승단계에서 요격하는 것으로 돼있습니다.
핵심 타격무기인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의 경우는 현재 사정이 좀 복잡한데요, 당초 국방과학연구소와 LIG넥스원이 공동으로 오는 10월을 목표로 4년간의 탐색개발을 추진해왔는데 지난해 방위사업청이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통해 업체 주도로 미사일을 개발토록 방침을 바꿨다고 합니다.
업체 주도로 개발할 경우 개발기간이 2030년대 초반으로 늦어질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는데요,
이에 따라 KF-X 장착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은 개발 기간과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수출 조건이 유리한 해외 기술을 활용, 공동 개발할 필요성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공군이 대북 정밀타격용으로 도입한 유럽제 타우러스의 개량형 타우러스 K-2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데요,
독일 타우러스 시스템스가 개발중인 타우러스 K-2는 기존 타우러스에 비해 중량·길이가 가볍고 짧아 KF-X는 물론 FA-50 국산 경공격기에도 장착될 수 있고, 사거리는 최대 600㎞ 이상으로 타우러스(500㎞)보다 길다고 합니다.
다음달 KF-X 시제 1호기가 출고되더라도 오는 2026년까지 지상시험, 시험비행 등 넘어야 할 산들이 많이 남아있는데요, 군 당국은 KF-X 장착될 국산 ‘독침무기’들도 차질 없이 개발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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