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 pxfuel
그런데 플랜트란 무엇일까요? 역사적으로 다양하게 쓰였지만, 18세기 중엽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부터 ‘공장’이라는 용어로 산업 분야에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어떤 원료나 에너지를 투입하여 우리가 원하는 제품이나 중간 생산물을 제조하거나, 또다른 형태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설비를 플랜트라고 하는데요, 우리가 먹고 사는 데 쓰는 거의 대부분의 물건이 플랜트를 거쳐 나온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울산이나 여수에 가면 다양한 플랜트가 밀집해 단지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시장 못지않게 삶의 역동성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장관이지요.
여수산업단지 ⓒ 위키미디어 커먼스
●플랜트가 하는 여러 가지 일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대부분의 것을 플랜트에 의지해 살아갑니다. 그런 만큼 다양한 종류의 플랜트가 있겠죠? 오일·가스 플랜트, 발전플랜트, 신재생에너지 플랜트, 석유화학 플랜트, 발전플랜트, 환경·담수 플랜트가 산업 분야의 대표적인 플랜트들입니다.
오일·가스 플랜트는 수많은 화학제품의 원료물질이 되는 원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플랜트입니다. 단지 땅속이나 바다 깊은 곳에서 원유나 천연가스를 뽑아내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끔 불순물을 제거하는 등 상품성을 높이는 과정까지 오일·가스 플랜트가 모두 합니다.
원유에는 여러 가지 물질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땅속에 묻혀 있는 것을 뽑아내도 바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죠. 물이나 모래 등 온갖 불순물을 분리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분리와 정제 과정도 정말 여러 단계고요. 이 과정들을 거쳐서 깨끗해진 원유나 천연가스는 유조선으로, 또 육지와 가까운 곳에 설치된 플랜트라면 육지와 바로 연결된 파이프라인으로 사용자에게 보내집니다.
원유에는 워낙 여러 가지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에 분리 정제 과정에서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 나옵니다. 자동차 연료가 되는 가솔린이나 경유, 도로를 포장하는 데 쓰는 아스팔트, 보일러에 쓰는 등유, 수많은 석유화학제품의 원료가 되는 나프타 등을 얻을 수 있죠. 이렇게 원유에서 다양한 제품을 뽑아내는 플랜트가 바로 석유화학 플랜트입니다. 그 과정은 간단하지 않지만요.
석유화학 플랜트에서는 특히 나프타가 중요합니다. 나프타라... 처음 듣는 분도 계시겠죠?
그런데 우리가 항상 접하는 물질입니다. 주변에서 숱하게 볼 수 있는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가 되면 나프타라고 하고, 여기서 특정 성분의 품질을 좀더 높여서 자동차 연료로 쓰면 가솔린(휘발유)이라고 하거든요.
그밖에 발전플랜트는 전기를 생산하는 플랜트고요, 최근 들어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고 기후변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풍력, 태양광, 지열 등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플랜트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또 다양한 플랜트로나 일상생활에서 나오는 폐수, 폐기물 등을 처리하는 환경 플랜트도 있고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각 플랜트 분야가 완전히 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원유와 가스생산 플랜트에서 나오는 생산물이 결국 석유화학 플랜트의 원료로 쓰이며, 발전플랜트에도 활용됩니다. 거꾸로 발전플랜트에서 생산되는 전기에너지는 다른 플랜트의 기계 장치를 움직이는 데 쓰이죠. 또 환경플랜트는 다른 플랜트에서 나오는 각종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데 활용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플랜트는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이 편리한데, 울산, 여수, 대산 등에 있는 산업단지만 봐도 알 수 있죠.
전 세계 플랜트시장의 규모를 보면 발전플랜트와 오일·가스 플랜트가 2020년 현재를 기준으로 대략 70∼8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고, 석유화학 플랜트나 신재생에너지 플랜트 등이 나머지를 차지합니다.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플랜트의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는 있지만 아직은 오일이나 가스 같은 화석연료 기반의 플랜트가 우세합니다.
그동안 금융위기나 셰일오일 개발로 인해 유가가 폭락하고 관련된 플랜트산업이 위축되기도 했지만 길게 보면 플랜트산업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오일·가스 분야의 경우 2014년부터 셰일오일 생산이 본격화되어 그 공급량이 크게 늘어나서 그 활용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라고 하네요.
●육상플랜트와 해양플랜트
플랜트는 기능에 따라 나누기도 하지만, 설치되는 장소에 따라 육상플랜트(onshore plant)와 해양플랜트(offshore plant)로도 나눌 수 있습니다. 사실 육상플랜트든 해양플랜트든 핵심 시스템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오일·가스 플랜트라면 육상에서든 해양에서든, 뽑아낸 원유와 천연가스에서 불순물을 분리하고 정제하여 다음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원유나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것이 주 역할인 것은 둘 다 똑같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살라맛 플랜트는 말레이시아 해저에서 천연가스를 뽑아내는 오일·가스 플랜트이자 해양플랜트입니다.
육상플랜트든 해양플랜트든 하는 일은 비슷하지만, 해양플랜트 쪽이 제작과 운영 모두 더 까다롭습니다.
해양플랜트는 바다에 설치해야 하는 만큼 육상플랜트보다 투자와 운영에 드는 비용이 훨씬 크고 육지에 비해 환경조건도 좋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사업 위험성도 큽니다. 따라서 엑슨모빌이나 셸 같은 글로벌 메이저 오일·가스 전문기업이 아니면 플랜트를 운영하기가 어렵습니다. 또 플랜트를 만드는 업체 역시 기술력이 높지 않으면 이 분야에 발을 디딜 수가 없습니다.
이러나저러나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영역이죠.
해양플랜트는 바다의 환경조건이 다양한 만큼 그 종류도 다양한데요, 보통 수심에 따라 나눕니다.
수심이 100미터 정도 되는 비교적 얕은 바다에서는 해저부터 해상까지 재킷이라는 철구조물을 설치한 후 그 위에 플랜트를 얹습니다. 이를 고정식 해양플랜트라고 부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말레시이시아의 얕은 바다에 설치된 살라맛 플랜트가 바로 고정식 해양플랜트입니다.
그런데 수심이 좀더 깊어지면 재킷을 설치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플랜트를 아예 바다 위에 둥둥 띄우거든요. 이때 플랜트 아래에 콘크리트 탱크나 타워형 구조물을 놓고 쇠파이프 같은 장치로 해저 바닥과 플랜트를 연결해 잡아주는데요, 이것이 부유식 해양플랜트입니다.
영국의 오일 메이저 BP의 FPSO인 시할리온(Schiehallion)입니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수심이 더 깊어져서 수 킬로미터에 이르는 깊은 바다에 플랜트를 설치해야 할 때는 배 모양의 플랜트를 활용합니다. 이것이 FPSO(Floating Production Storate and Offloading)나 FPU(Floating Production Unit)라고 불리는 해양플랜트입니다.
이러한 플랜트는 먼 바다에 설치될 테고, 그러니 생산한 원유나 가스를 파이프라인으로 운송할 수 없겠죠? 따라서 자체 저장탱크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플랜트의 배 모양 부분이 저장탱크 역할을 하고, 그 위에 플랜트를 얹는 형태입니다. 언뜻 보면 커다란 배처럼 보입니다.
육상플랜트가 건설부지에서 차근차근 건설되는 반면에 해양플랜트는 주로 건설회사의 야드(yard)에서 여러 플랜트 모듈을 만든 다음에 설치장소까지 이동해서 건설합니다. 이렇게 플랜트를 이동하는 작업도 보통 일이 아니라고 하네요. 더욱이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좁은 공간 안에 매우 많은 장치를 밀도 있게 설치하는 식으로 설계하기 때문에 육상플랜트보다 제작 난이도가 높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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