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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에 가속기가 왜 필요 할까?

과학 韓國

by 석천선생 2020. 9. 2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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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가속기가 왜 필요할까?

가속기 개발은 물질의 근원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


2020년 5월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우리나라에 새로 지을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의 위치를 충청북도 청주시로 확정했다. 이 가속기가 완공되는 2027년이 되면 우리나라도 가속기 선진국으로 우뚝 설 전망이다.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는 이미 가동 중인 양성자가속기와 3, 4세대 방사광가속기에 이어 2021년에 완공되는 중이온가속기, 2023년에 구축되는 중입자가속기와 함께 기초과학과 산업, 의료 등 다방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속기의 이름은 왜 이렇게 다양한 걸까. 각자 어떤 특징과 차이점이 있기에 건설비가 많게는 1조 원이나 들어가는 값비싼 시설을 여러 개나 건설하는 걸까. 지금부터 물질 속 분자와 원자 세계를 들여다보는 가속기의 세계를 들여다보자.

입자가속기의 역사는 193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물리학자 어니스트 로렌스는 높은 에너지를 가진 입자를 만들기 위해 자기장 안에서 입자를 자기력으로 빠르게 회전시키는 장치를 고안했다.

 

사이클로트론이라고 불리는 최초의 원형 가속기는 지름이 12㎝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점점 더 큰 가속장치를 만들었고, 1946년에는 지름이 4.67m에 달하는 거대한 원형 가속기를 만들어 다양한 종류의 입자를 가속했다.

 

과학자들이 입자를 가속해서 알아보고 싶었던 것은 ‘물질은 과연 무엇으로 이뤄져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이전까지는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는 원자이며, 원자는 다시 핵과 전자로 이뤄져 있고, 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돼 있다고 여겼다.

가속기는 당시까지 과학자들이 옳다고 믿던 것을 검증해볼 수 있는 적절한 도구였다.

 

가속기로 빠르게 가속한 입자를 충돌시켜서 무엇이 나오는지 보면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가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자 세계를 살펴보기 위해 점점 더 거대한 가속기를 짓게 됐고, 실제로 양성자와 중성자보다 더 작은 입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바로 쿼크라는 입자다.

 

과학자들은 세계 여러 곳의 가속기를 이용해 입자를 가속한 뒤 충돌시키는 실험을 반복하며 1974~1995년 사이에 6가지 쿼크(업 쿼크, 다운 쿼크, 톱 쿼크, 바텀 쿼크, 참 쿼크, 스트레인지 쿼크)의 존재를 확인했다.

가속기 기술은 결과적으로 기초 과학뿐 아니라 공학과 의학, 제약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파급 효과를 일으켰다.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에 대한 지식과 가속한 입자가 나타내는 다양한 특징에 대한 지식이 쌓여가면서 가속기를 활용해 새로운 특성을 가진 물질을 만들거나 병을 치료하고 약을 만드는 식으로 다양한 성과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가속기를 미지의 입자를 찾기 위해서만 쓰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 2027년까지 최소 9개의 가속기 보유

이제 본격적으로 대한민국의 입자가속기에 대해 살펴보자. 정부의 발표대로 2027년 청주에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가 완성되면 우리나라는 9개의 가속기를 보유하게 된다.

현재 포항에서 3세대,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운영 중이며 2021년에는 대전에 중이온가속기가 들어선다.

또 경주와 서울, 경기도 일산에는 세 대의 양성자가속기가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현재 서울과 부산 기장에 구축 중인 중입자가속기는 청주 4세대 방사광가속기에 앞서 완성될 예정이다.

하나도 아니고 무려 9개나 되는 가속기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속기마다 가속하는 입자가 다르고, 그에 따라 사용하는 목적도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가속했을 때 나오는 빛을 이용하는 장치다.

 

또 양성자가속기는 양성자와 전자 각각 하나씩으로 이뤄진 수소 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내 만든 양성자를 가속한다.

 

중입자가속기는 수소에 비해 무거운 탄소 같은 입자를 가속하며, 중이온가속기는 훨씬 더 무거운 원자를 이온으로 만들어 가속하는 장치다.

방사광가속기는 주로 물질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역할을 하며 기초과학과 산업 분야 연구에 두루 쓰인다.

 

또 양성자가속기는 신소재 개발 같은 공학 분야 연구, 암 치료 등에 활용된다. 중입자가속기는 암 치료에 특화된 가속기이며, 중이온가속기는 새로운 원소를 생성하는 연구, 우주 환경 연구, 반도체와신소재 개발 등 다방면에 활용된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매의 눈’에 비유할 수 있다. 세포를 구성하는 단백질처럼 나노미터 단위의 작은 물질의 내부를 3차원으로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나노미터 세계의 변화 양상을 펨토초(fs, 1fs=1000조분의 1초) 단위로 분석할 수 있어 마치 ‘동영상’처럼 생생한 관찰이 가능하다. 따라서 분자생물학 연구, 신약개발 등에 적격이다.

다음으로 2021년 완성될 예정인 한국형 중이온가속기 ‘라온’을 설명해보자. 라온은 한마디로 말하면 펨토 사이언스의 문을 여는 장치라고 할 수 있다. ‘나노 과학’은 이제 상품 광고에까지 등장할 정도로 대중에 익숙한 용어가 됐다. 하지만 펨토라는 단어는 비교적 생소한 개념이다. 펨토미터(fm)는 10억 분의 1m를 뜻하는 나노미터(nm)의 100만 분의 1밖에 안 되는 짧은 길이다. 나노미터와 펨토미터의 차이는 10km 길이의 도로 위에 길이가 약 1cm인 땅콩 한 알이 떨어져 있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방사광가속기는 물질의 내부 구조를 들여다보는데 특화된 장비다.

 

또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가속기는 원자핵보다 더 작은 입자의 세계를 다룬다. 반면 중이온가속기는 원자핵에 대한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를 하는 장치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원소를 찾는 데 쓸 수 있다. 2016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일본 연구팀의 새로운 원소(원자번호 113번) 발견은 중이온가속기를 이용한 대표적인 기초연구 성과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 모리타 고스케 연구원(규슈대 교수) 연구팀은 중이온가속기를 이용해 113번 원소를 발견했다. 그뿐만 아니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소의 기원을 밝히는 연구에서부터 신소재와 신약 개발, 암 치료, 핵폐기물 처리, 농작물 육종까지 실질적인 활용처가 매우 다양하다.

양성자가속기는 수소 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낸 뒤 원자핵인 양성자를 전자기장으로 가속하는 장치를 말한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양성자를 빛의 속도의 약 43% 수준인 초속 13만km까지 가속할 수 있다.

 

양성자가속기를 비유적으로 설명하면 ‘미다스의 손’이라고 할 수 있다. 물질의 성질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가령 양성자를 가속해 목표물에 충돌시키면 양성자가 그 물질에 들어가면서 물질의 성질이 변하게 된다. 산소를 포함한 여러 원소로 이뤄진 물질의 경우 산소 원자핵에 양성자가 충돌해서 산소 원자가 탄소 원자로 바뀔 수 있는데, 이 경우 전체 물질의 성질도 변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양성자가속기는 신소재 개발에 많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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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읽다 과학이슈 11

저자 김재완

출판 동아엠앤비

발매 202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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