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찬 입력 2020.07.04. 12:01
공군 TA-50 전술입문훈련기 편대가 활주로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KAI 제공
T-50 훈련기와 FA-50 경공격기. 1980년대 미국산 F-5 전투기 면허생산을 시작으로 부침을 거듭하던 국내 항공우주산업의 대표적 성과물이다.
하지만 전투기 성능이 좋다고 해서 전투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강력한 항공무장을 갖추지 못한다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가미카제(자살공격)와 별 차이가 없다.
이와 관련해 FA-50 개발 및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을 중심으로 무장 추가 또는 교체가 거론되고 있다.
당초 FA-50은 지상군에 대한 근접항공지원(CAS)을 목표로 개발됐다. 따라서 타격 범위도 5~25㎞ 수준에 불과하다.
FA-50과 함께 지상군 지원을 맡던 F-5는 노후화가 극심하다. F-5의 노후화 문제는 10여년 전부터 지적됐던 문제다.
하지만 이제는 “뜨고 내리는 것조차 위험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말이 나오는 수준을 넘어서, 비행 자체를 꺼릴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중초계나 차단 작전 등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에 따라 60대가 운용중인 FA-50의 역할을 늘려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연료 부족 및 정밀유도무기 운용능력 부족으로 FA-50은 항공기가 지닌 기본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탐지거리가 100㎞에 달하지만, 타격 가능한 거리는 최대 25㎞에 불과하다는 문제가 FA-50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FA-50의 추가 생산도 불투명하다.
공군 FA-50 편대가 훈련을 위해 비행을 하고 있다. 공군 제공
이와 관련해 ADD는 지난 5월 ‘FA-50 성능개량 사전개념연구 제안요청서’를 발송했다.
사전개념연구는 지난해 국방부 전력발전업무훈령 개정으로 올해부터 시행하는 제도다.
소요제기를 위해 소요군에서 ADD에 요청해 필요성, 운영개념, 작전운용성능, 운용요구서, 대안분석 등을 포함해 작성된다. 공군이 FA-50 성능개량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제안요청서에는 내부 연료 탑재량 증대, 정밀 표적식별장치 및 중거리 정밀유도 공대지 무기 장착, 중거리 공대공 무기 장착 등이 포함됐다.
T-50 개발 초기 거론됐던 F-50 경전투기에 맞먹는 수준의 개량이다.
현재 FA-50의 전투행동반경은 44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부산에서 휴전선까지의 최대 거리(380㎞)보다 길지만, 전술비행 형태와 공중급유능력 미비 등을 감안하면 행동반경이 크다고 할 수는 없다.
이와 관련해 F-16이 내부 연료탱크 탑재를 통해 비행거리를 크게 늘린 사례가 있는 만큼 FA-50도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내부 연료탱크를 만들기 위해 복좌식인 FA-50을 단좌식으로 개조할 경우 항공역학적 특성이 달라져 성능개량이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우려도 나온다.
기체 외부에 연료탱크를 추가하는 방안이 함께 거론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공대공 무장으로는 영국 MBDA 아스람이 거론된다. 최대 사거리가 60㎞에 달하는 아스람은 타이푼, 토네이도, F-35에도 탑재되는 최신 미사일이다.
F-15K에 쓰이는 AIM-9X의 최대 사거리가 35㎞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스람은 FA-50의 가시거리 밖 공중전 능력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중거리 공대지 무기는 독일 타우러스시스템스의 타우러스 K-2가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
공군이 F-15K에 탑재하는 타우러스 미사일을 소형화한 것으로, 사거리가 500㎞에서 400㎞로 줄어든 것 외에 나머지 성능은 타우러스와 동일하다. 국산 미사일 개발도 거론된다.
정밀 표적식별장치는 미국 록히드마틴이 개발해 공군에서도 쓰고 있는 스나이퍼 ATP 포드가 유력하다.
록히드마틴은 지난해 10월 FA-50에 스나이퍼 포드를 장착하는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록히드마틴은 8월에 체계통합을 완료하고 올해 말까지 관련 검증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공군 FA-50 편대가 초계비행을 진행하고 있다. 공군 제공
FA-50의 성능개량이 현실화되면 북한 공군을 확실하게 압도할 수 있는 무기를 추가로 확보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달 23일 북한 강원도 원산 갈마비행장에 평소보다 많은 전투기가 있는 모습이 상업 위성사진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38노스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갈마비행장에서 미그-21 7대가 확인됐다. 5대는 북쪽 주기장, 나머지는 이 주기장과 여객터미널을 사이에 두고 반대쪽에 자리한 격납고 근처에 있었다. 북쪽 주기장에는 평소에도 미그-21기 5대가 있었다.
북한 공군 미그-21 전투기가 비상활주로 착륙 훈련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같은달 22일 위성사진에는 북쪽 주기장에 미그-21 5대가 있었고 격납고 근처에는 미그-21이 1대만 있었다.
남서쪽 주기장에는 미그-21 13대와 미그-17 3대, 미그-15 10대가 있었다. 남서쪽 주기장과 터널형 격납고를 연결하는 도로에 미그-21 9대와 미그-15 3대가 서 있었다.
38노스는 갈마비행장에서 비행훈련을 실시한 전투기들이 터널형 격납고로 돌아갈 준비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추정했다.
38노스가 공개한 위성사진에 등장하는 북한 전투기 중 미그-21은 북한 공군의 실질적인 주력이다.
구소련 전투기 중 최초로 마하 2를 넘어선 전투기지만 지상 레이더에 의존하는 구소련 공군의 특성상 레이더 탐지 범위가 매우 좁다. 미그-21보다 구형인 미그-19, 17, 15는 성능이 더 떨어진다.
하지만 이들 전투기는 저고도 기동성과 선회성능 등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 거리에서 벌어지는 근접 공중전에서는 여전히 위협적인 존재다.
북한 공군 조종사들이 미그-19 전투기 앞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같은 위협에 맞서려면 가능한 먼 거리에서 적기를 먼저 발견해 공격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공군의 F-15K와 KF-16 전투기는 사거리가 100㎞가 넘는 AIM-120 중거리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반면 FA-50에 탑재되는 AIM-9L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은 사거리가 7㎞를 조금 넘는다. AGM-65D 공대지미사일도 25㎞ 수준이다.
목표물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근접전이 불가피하다. 북한 미그-21, 19 등의 표적이 될 위험이 높아진다.
하지만 아스람과 타우러스 K-2 등을 갖추게 되면 북한의 구형 전투기 위협권 밖에서 작전활동을 펼칠 수 있다.
정밀타격능력도 향상된다. 북한으로서는 F-15K와 KF-16에 이어 또다른 위협이 등장하는 셈이다. 공군 입장에서는 그만큼 대북 억제력이 향상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
T-50과 FA-50은 공군의 전투력 증강과 항공우주산업 발전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른 성능개량 필요성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FA-50 수출과정에서 “무장능력이 부족하다”는 수출대상국가들의 지적이 있었고, 제한된 작전능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왔다. 그런 만큼 FA-50의 성능개량이 실현되면 그 파급효과는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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