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소총 한 자루 만들지 못해 미군의 무기 원조를 받아 전쟁을 치른 나라가 이제는 잠수함과 비행기를 만들어 수출하는 나라가 됐다.
70년 전 발발한 6·25전쟁으로 전 국토가 '잿더미'가 됐지만, 2020년 세계 10위권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추게 된 대한민국의 이야기다.
6·25전쟁 때 북한의 T-34 전차 등 기갑전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한국은 첨단 무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절실히 깨닫고 70년 동안 무기 개발에 매진했다.
21일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1950년 0원이었던 방산수출액은 2018년 선적(실제 이뤄진 거래)기준 1조9천991억원이 됐다. 계약기준 따른 방산수출액은 2017년 31조2천억원에 달한다.
불뿜는 K-9 자주포 [육군 8군단 제공=연합뉴스]
대한민국의 최초 방산(방위산업) 수출은 19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종합탄약생산기업 풍산은 M1 소총 탄약을 1975년 필리핀에 수출했다.
탄약부터 시작된 방산 수출은 1990년대 방위산업의 비약적 발전을 통해 첨단 무기 수출로 진화했다.
한화디펜스는 1993년 보병전투장갑차 k200 111대를 말레이시아에 수출했다.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디펜스가 10년 동안 개발한 K9 자주포는 '명품' 한국산 무기답게 곳곳에 수출됐다.
1998년 개발 완료된 K9은 최대사거리 40㎞, 발사속도 6~8발/분, 탄약적재량 48발이다.
스톡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 따르면 2000∼2017년 세계 자주포 수출 시장에서 K9은 전체의 48%를 차지할 정도로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2001년 처음으로 터키와 기술이전을 통한 K9 현지 생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폴란드, 핀란드, 인도, 노르웨이에 K-9을 수출했다. 노르웨이는 K9 24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6대를 도입했다.
세계 최강의 전차로 평가받는 K2 흑표 전차의 경우 터키로 개발 기술이 수출되기도 했다. 터키는 한국의 기술을 통해 자체 개발한 전차를 양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인도네시아 해군에 잠수함 인도 [대우조선해양 제공=연합뉴스]
방산 수출은 '땅'이 아닌 '하늘'에서도 이뤄졌다. 한국은 '대한민국 차세대 전투기 사업'(KF-X)을 통해 전투기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앞서 국방과학연구소와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기본훈련기 KT-1이 2001년 인도네시아에 이어 2007년 터키, 2012년 페루에 잇따라 수출됐다.
2014년 국산 경공격기 FA-50 12대가 필리핀에 총 4억2천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통해 수출됐다. FA-50은 2011년 인도네시아에 16대가 수출된 바 있다.
고등훈련기 T-50을 경공격기로 개조한 모델인 FA-50은 길이 13.13m, 폭 9.45m, 높이 4.85m로, 최고 속도는 마하 1.5다. 최대 4천500kg의 무장장착이 가능하다.
T-50 항공기 1대 수출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중형자동차 1천 대 수출에 맞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의 암살자'라 불리는 잠수함도 국내 개발에 이어 수출 쾌거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1년과 2019년 1천400t급 잠수함 총 6척을 수출하는 계약을 인도네시아와 체결했다.
수출된 잠수함은 해군의 209급 장보고함(1천200t급)을 개량한 것이다. 길이 61m로 40명의 승조원을 태우고 중간기항 없이 1만 해리(1만8천520㎞)를 항해할 수 있다.
이 수출로 한국은 선박 건조 기술 중 가장 어렵다는 잠수함 건조 능력을 해외에서 인정받으며 영국, 프랑스, 러시아, 독일에 이은 세계 5대 잠수함 수출국이 됐다.
1988년 독일로부터 기술을 받아 잠수함 건조에 나선 한국이 독일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2011년 인도네시아 잠수함 도입 사업 때는 한국이 러시아와 독일을 제치고 수주를 차지했다.
FA-50 [공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방위산업은 안보와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산업으로 불린다. 최첨단 무기 개발은 안보를 튼튼히 할 뿐 아니라 수출로 국가 경제에도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미래 전장의 필수무기인 유도무기는 세계에서 주목받는 한국산 무기 중 하나다.
한국산 함대함 미사일 '해성'은 2012년 남미의 한 국가로 수출돼 현지 전투함에 탑재된 상태다.
'비호복합'은 30mm 쌍열포와 유도미사일을 활용해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 항공기나 헬리콥터, 드론 등을 요격하는 대공무기체계다.
비호복합은 2017년 인도군 대상 시험평가에서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고, 인도군 단거리 대공유도무기 도입 사업의 유력 후보로 손꼽힌다.
유도로켓(2.75인치) '비궁'은 국내개발 유도무기로는 처음으로 미국 국방부가 주관한 해외비교시험(FCT·Foreign Comparative Testing)을 통과했다.
비궁은 해상 이동 표적에 대응하고자 국방과학연구소가 2016년에 개발 완료한 2.75인치 유도로켓이다. 약 7cm의 작은 직경에 유도조종 장치 등을 탑재하고 있다.
발사 후 망각(fire-and-forget) 방식으로 다수 표적에 동시 대응할 수 있다.
마하 20의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비행체 무기 체계도 국내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과학연구소는 2018년부터 마하 5 이상의 지상발사형 극초음속 비행체를 개발 중이며, 2023년까지 비행 시험을 완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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