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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사랑한다면 살짝이 옵써예

아름다운 글과 그림

by 석천선생 2012. 8. 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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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사랑한다면 살짝이 옵써예

 

그리움에 가뭄이 들어 가슴이 갈라지고

사랑에 목이 말라 갈증이 날지라도  

날 보러 오시려면 바람처럼 살짝이 옵써예

그리움에 싹이나고 사랑이 뜨거워

가슴에 불이 날지라도

소방서엔 연락하지 말고

날 만나러 오시려면 이슬처럼 살짝이 옵써예

얼음찜질로 가슴을 시킬 수 없고

소방호스로 타는 가슴을 끌 수 없어

나 그리워 오시려면

꿈길로 빛이 되어 소래 소문 없이 살짝이 옵써예

한잔의 술로도 보고 품을 참고 견딜 수 없고

한 모금 담배로도 그리움을 달낼 수 없어

사랑을 찾아오시려면  

발걸음 소리 내지 말고 가만가만 살짝이 옵써예

배고픈 고양이 쥐 생각하듯 항상 그립고

금붕어 물 만난 듯이 행복을 찾아오시려면 

양반체면 따지지 말고 얼굴에 복면하고

큰기침소리 내지 말고 숨을 죽이고 살짝이 옵써예

백마를 타고 채찍을 들고

날 보러 오실 땐 낮엔 새의 눈에 띌까 무섭고

밤에는 쥐의 눈에 띌까 두려우니

날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2월 31일

앞문으로 오지 말고 뒷문으로 살짝이 옵써예

연지 찍고 곤지 찍고 꽃가마 타고

날 보러 오실 때엔 낮엔 해님 눈이 무섭고

밤에는 달님 눈이 두려우니

윤 동짓달 삼십일 일 나를 사랑한다면

대문을 열지 말고 담을 넘어 살짝이 옵써예

술은 주거니 받거니 나누어 마시면

마음은 거미줄 인연으로 시름을 달래지만  

사랑은 주거니 받거니 나누면

떨어지지 않는 지남철 정이 들어

웃음이 샘솟고 이마에 주름까지 펴주지만

사랑엔 질투에 샘이 있어 발소리도 소음이요

큰기침 소리도 공해가 되니

앞문으로 왔다가 뒷문으로 나가시고

낮 새가 알고 밤 쥐가 알면 용수철처럼 퉁겨지고

깨어진 유리창이 되게 마련이오니

발걸음 소리 내지 말고 가만가만 살짝이 옵써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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