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욱 기자 입력 2019.09.14. 06:06 수정 2019.09.14. 08:16
군 당국이 한국형 경(輕)항공모함 제작에 시동을 걸었다. 국방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내년도 국방예산 편성안에는 경항모 건조를 위한 핵심기술 개발비 271억원이 반영됐다
. 국방부는 앞서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을 통해 단거리 이·착륙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다목적 대형수송함의 국내 건조를 위해 내년부터 선행연구와 개념설계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3만톤급 경항모, 성능 어느정도일까 = 다목적 대형수송함은 사실상 국내 최초의 경항공모함이다. 국방부는 연구개발(R&D)과 설계 등의 절차를 거쳐 2030년대 초까지 해군에 배치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독도함(1번함)에 이어 지난해 5월 진수한 마라도함 등 대형수송함(1만9000t급) 2척을 보유하고 있다. 경항공모함은 3번함에 속하지만 1·2번함과 구조와 운용방식 등이 완전히 다르고 배수량도 2배에 달하는 3만톤 급이어서 경항모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항공모함은 9만톤급 이상을 ‘대형항모’, 4만~6만톤급을 ‘중형항모’, 그 아래를 ‘경항모’로 부른다.
운용 목적에 따라 상륙함이라고도 불리는데 3만톤급이면 기존 독도함과 마라도함의 1.5배에 달한다. F-35B 스텔스 수직이착륙기를 최대 16대 탑재할 수 있고 해병대 병력 3000여명, 상륙 장갑차 20대를 실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과 조선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일본·이탈리아 등이 운용하고 있거나 배치를 계획 중인 동급 함정을 참고하면 한국형 경항모의 실체를 보다 구체화할 수 있다.
배수량 2만5000~3만톤급인 미국 스텔스 상륙함 '뉴올리언스' 이탈리아 신형 상륙함 '트리에스테', 일본 경항모 '이즈모 카가' 등이 그것이다.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 거점을 두고 있는 미 7함대 소속 뉴올리언스함은 2017년 한미 연합상륙훈련에 참가했었다. 한반도 유사시에는 역시 7함대 소속인 아메리카함과 함께 가장 먼저 투입될 주일 미 해병대 병력의 전개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뉴올리언스함은 길이 208m, 배수량 2만5000톤급인데 레이더에 잘 걸리지 않는 스텔스 설계로 건조된 함정이다. 수송헬기(CH-46)와 다목적 헬기인 오스프리(Osprey, MV-22) 등을 탑재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뉴올리언스함이 한국형 경항모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스텔스함이라는 장점과 탑재 헬기의 성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반도 주변 전장 환경을 고려하면 효용가치가 높다는 얘기다.
특히 미국 해병대의 오스프리 헬기는 다양한 작전에서 인원과 물자를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 헬기는 회전익기의 수직 이착륙 기능을 갖고 있으며 고정익기의 속도와 항속거리를 갖춘 항공기다.
한국형 경항모가 일본 경항모 '이즈모 카가'함보다 한단계 높은 수준으로 제작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즈모 카가는 헬기 탑재형 호위함인 ‘이즈모’(길이 248m·배수량 2만7000톤)급 2번 함인데 일본은 F-35B 탑재를 위한 갑판 내열 강화 등 보수를 앞두고 있다.
일본은 내년에 우선적으로 810억엔을 투입해 F-35B 6대를 처음 도입할 예정이다. 일본은 이즈모급 항모 이후 ‘호우쇼우’라는 5만톤급 항공모함 건조 계획도 갖고 있다.
지난 5월 진수된 이탈리아 신형 다목적 강습함 '트리에스테'는 배수량 3만3000톤급으로 길이 245m, 폭 47m 규모다.
2020년 이탈리아 해군에 인도되는데 비행갑판에는 F-35B 전투기 운용을 위한 스키점프대와 헬기 이착함 지점이 설치된다. 트리에스테함은 승조원 460명을 포함해 최대 1064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항공모함은 비싼 건조비용과 높은 운영비, 다양한 사거리의 미사일 개발로 그 가치가 높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이 중형급 이상 항모배치에 열을 올리는 등 동북아시아 바다가 항공모함 각축장이 되고 있는 만큼 한국형 경항모 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틈새에 끼인 한국이 ‘최소 억지력 확보’ 차원에서 항모 경쟁에서 뒤 처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한 군사 전문가는 "한국 해군의 경항모가 장거리 단독작전 등 항모 본연의 역할을 하는 데는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첨단 항공기를 전개할 수 있어 군사력 현시와 방어능력에 획기적으로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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